KMC윈드오케스트라 (지휘 장준화 연세대교수)수)
‘해병대’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 강인한 정신력일 것이다. 해병대는 사계절 내내 정신력과의 싸움이라 할 정도의 혹독한
훈련을 감수한다. 그러나 비단 정신력이 훈련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해병대 정신을 방패삼아 한 손에
악기를 들고 모인 이들이 있다. 바로 이날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KMC윈드오케스트라이다.
장준화(병 199기·군악 16기·연세대 음악대학 교수)와 서봉석(병 118기·군악 5기· KBS관현악단 편곡자) 단장이 지휘하고,
총 50여 명의 단원들이 연주한 이번 무대는 해병대의 충만한 정신과 아름다운 선율이 만나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음미하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해병대 군악대 창설 62주년 기념 및 KMC윈드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간 곳은 지난 4월 26일(금) 오후 7시
종로 구민회관이었다. KMC윈드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는 해병대 군악동우회가 지난 해 9월부터 준비해 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KMC윈드오케스트라는 각각 윈드오케스트라와 빅밴드로 나뉜다. 또한 명칭인 KMC는 대한민국 해병대의 영어 이니셜인 ROKMC
(Republic of Korea Marine Corps)에서 RO를 빼고 간단하게 KMC로 정한 것이다.
공연장 안은 들뜨고도 무거운 기류로 가득 차 있었다. 단원들은 악기를 튜닝하며 마지막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이어 진원용 해병대 군악동우회장이 무대로 나와 간략한 인사말을 전했고, 잠시 후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었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윈드오케스트라의 예술성을 강조하면서 대중들과 잘 호흡할 수 있는 총 다섯 곡의 곡들이 관객 앞에 선보여졌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영화 미션 OST로 친숙한 Ennio Morricone의 <Gabriel's Oboe>가 숭고한 선율에 맞추어 연주되었다.
박중수(병 130기) 단원의 오보에 솔로가 시작되자, 이내 객석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의 연주는 듣는 이로 하여금 내내 가슴을
뭉클하고 아련하게 적셔왔다. 1부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로부터 엄청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전 단원들은 기립 인사를 하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퇴장했다.
15분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2부 빅밴드 공연이 시작되었다.
KMC빅밴드 (지휘 서봉석단장)
이번 무대는 주로 노래 위주의 곡을 선보였다. 특히 히식스의 베이시스트 조용남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2부의 시작은 서봉석 단장의 지휘에 맞추어 진행되었다.
시작되자마자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두 곡 <누가 울어>와 <목화 밭>이 귀에 감돌았다. 이 두 곡은 해병대라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곡이 아닐 수 없다.
<누가 울어>는 라수성(병 120·군악 6·예명 나규호) 님의 작곡이고
<목화밭>은 진원용(병 163·군악10·예명 진남성) 현 군악동우회장의 작곡이기 때문이다.
테너색소폰 임명철 솔로로 연주된 <누가 울어>는 색소폰의 굵고 풍부한 음이 곡을 한 층 아름답고 구슬프게 만들었다.
또한 김영수(병 218기), 추긍수(병 231기) 듀엣으로 선보인 <목화밭>을 들으며 관객들은 옛 생각에 빠진 듯 눈을 감고 가만히 곡을
음미했다.
이어 히식스, 히파이브의 기둥멤버 조용남이 출연해 <나 하나의 사랑>과 <Diana>를 열창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병의 힘> 행진곡이 연주돼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곡은 군가 ‘나가자 해병대’를 Swing March Style 로 재편곡한 곡으로,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그만의 새롭고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폭죽과 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박수갈채는 쉽사리 꺼지지 않았고, 공연장 안은 흠뻑 달아오른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전 단원들의 퇴장 후에도 계속되는 앙코르 요청에 단원들은 세 번이나 기립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번 오케스트라는 창단 연주회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해병대
군악동우회가 만든 역사적인 첫 하모니가 아닐 수 없었다.
공연장 밖을 나오자 푸른 밤공기가 서늘하게 몸을 에워쌌다. Gabriel's Oboe 한 소절을 흥얼거리며 여운을 되새김질하듯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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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군악12기생 부인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찬사를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