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경 드디어 1275봉에 오른다.
공룡능선의 하이라이트다. 1275봉은 5.1km의 공룡능선 총 길이에 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면서 양쪽으로 깊은 협곡을 만들어 끼고 위용을 자랑하는 맹주다. 또한 최고의 급경사 코스로 인식되면서 일단 쉬어가는 제일 중요한 쉼터다. 원로들은 시종 무거운 발걸음으로 어렵게 진행하면서 긴 인고 끝에 마침내 안부에 올랐고 간식을 먹으면서 한참이나 쉬어간다.
1275봉 내리막은 짧은 거리이나 역시 악명높은 급경사 코스다. 조심히 내려가는중 오후3시경 예보된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다. 준비한 비닐 우의로 채비하고 천천히 진행한다.
쇠줄타기 코스 바위 능선 돌 틈에 빨간꽃 진달레 한포기가 있다. 점점 추워질텐데 걱정이다. 이곳은 대청봉외 설악산 주요 능선이 훤히 건너보이는 전망 좋은 바위 능선이다. 자리가 좁아 항상 대기하는 명소다.
다시 신선대를 향하여 발길을 재촉한다. 비는 소강 상태이고 계속되는 단풍길 속으로 무던히 진행한다. 19:40 버스를 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굳히고 천천히 안전하게 진행한다.
신선대 직전 오르막은 길지는 않지만 공룡을 대표하는 또 한번의 급경사 오르막이고 정상에서는 공룡능선, 용아장성, 대청봉, 중청, 서북능선이 모두 보이는 최고의 명당이다. 희운각에서 오를때는 거의 1275봉 오르막 수준으로 간주되는 쉼터요 포토죤이다. 비는 거의 멎었으나 찬기가 스려 입은 채로 사진도 찍고 물도 먹으면서 잠깐 쉬어간다.
희운각 전방 1.1km 지점 해발 1100m 흐드러지는 단풍숲 속으로 산행객들이 줄을서서 내려간다. 장관이다.
13:45 마등령을 시작한지 4시간30분 걸려 무너미고개(희운각전방200m)에 도착한다. 2시 정각에 출발하기로 하고 선채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천불동계곡을 향한다. 단풍은 고도 800m까지는 피크이고 600m까지는 60%, 이하는 아직이다.
천불동계곡은 많이 한산하다. 아직 단풍이 들지않아 새벽에 올라온 산행객들은 다른 곳으로 흩으진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천불동계곡의 경관은 변함없이 최고의 수준이다.
16:30 13시간 걸려 무사히 비선대에 도착하고 17:30 14시간 걸려 신흥사에 도착했다.
긴 여정을 마감하면서 아름다운 추억과 인생의 활력소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와우!
8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공룡능선을 정복하다니 대단들 하십니다!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