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가 찾아들기 시작하는 늦봄, 선흘반못이 수련으로 가득 찬다. 5월 초순부터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해 중순 무렵이면 연못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초록빛 둥근 잎 사이로 꽃잎을 활짝 피워낸 모습이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아이들을 연상시킨다.
검푸른 연못물 위에 솟아오른 수련꽃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을 닮았다. 처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저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것이 닮았고, 생긴 모양도 비슷하다. 수련과 연꽃이 다소 헷갈린다면 잎 모양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된다. 수련은 잎이 수면에 납작하게 붙어 있으며 한쪽 면이 깊게 갈라져 있는 반면, 연꽃은 마치 우산을 펼친 것처럼 둥글게 이어진 잎이 수면 위에 떠 있다. 연잎 위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스며들거나 젖지 않고 또르르 굴러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