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후주(枯木朽株)
마른 나무와 썩은 등걸이라는 뜻으로, 쓰이지 못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비유하는 말이다.
枯 : 마를 고(木/10)
木 : 나무 목(木/0)
朽 : 썩을 후(木/2)
株 : 그루 주(木/6)
(유의어)
고주후목(枯株朽木)
출전 : 추양(鄒陽)의 옥중상양왕서(獄中上梁王書)
목재가 만약 말라 비틀어진 나무(枯木)이거나 썩은 그루터기(朽株) 같으면 건축에 쓰이게 될까. 목수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능력이 떨어지고 칠칠치 못하다면 또한 발탁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자질은 떨어지더라도 꼭 그곳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보는 지도자가 있다면 의외로 빛을 발할 수 있다.
또 실제 자신은 능력이 있는데도 주변의 추천이 없어 일찍이 포기한다면 인재를 썩히는 불행이 된다.
이와 같이 이 성어는 자신의 능력을 낮추어 겸손하게 표현할 때 쓴다. 인사를 하는 사람은 그만큼 인재를 잘 알아야 한다는 교훈도 준다.
이 말이 처음 나타나는 곳은 漢(한)나라 景帝(경제)때 鄒陽(추양)의 ‘옥중에서 양왕에게 올리는 글(獄中上梁王書)’에서다.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 魯仲連鄒陽列傳(노중련추양열전)에 실려 전한다.
추양은 심지가 곧은 학자로 뛰어난 문장력을 갖고 있었다. 처음 오왕 劉濞(유비)가 반란을 일으키는 것을 간하다가 듣지 않자 추양은 양왕 劉武(유무)에 의탁했다.
추양의 재능을 시기한 그곳의 신하들이 모함하는 바람에 왕은 도리어 옥에 가두어 버렸다.
추양은 탄원서를 썼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불쑥 나타난다면 귀한 明月珠(명월주)나 夜光璧(야광벽)을 던지더라도 원망을 살 뿐 덕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른 나무와 썩은 등걸일지라도 누군가 미리 이야기를 해 준다면 공을 세울 수 있습니다(故無因至前 雖出隨侯之珠 夜光之璧 猶結怨而不見德 故有人先談 則以枯木朽株樹功而不忘).’
왕은 즉각 추양을 석방하고 상객으로 모셨다. 여기에서 추양은 명월주와 야광벽 같은 보물에 비유하고 못 알아본 사람에 의해 옥에 갇혔지만 자신을 모함한 사람들은 마른 나무, 썩은 등걸인데도 추천을 받아 높은 벼슬자리에 있다고 야유한 것이다.
이처럼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던 이 말은 자신을 낮추는 말로 쓰이거나 나이가 들어 몸이 쇠약함을 일컫는데 쓰이는 것으로 확대됐다.
▶️ 枯(마를 고)는 ❶형성문자로 槀(고), 槁(고)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 바싹 말라버린다)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나무가 바싹 말라 버린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枯자는 ‘마르다’나 ‘시들다’, ‘약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枯자는 木(나무 목)자와 古(옛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옛날’이나 ‘오래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枯자에서 말하는 ‘마르다’나 ‘약해지다’라는 것은 병에 걸려 고사상태에 놓인 나무를 뜻한다. 그래서 枯자에 쓰인 古자는 나무가 오래되어 마르거나 약해졌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枯(고)는 ①마르다, 시들다 ②말리다 ③약해지다 ④쇠(衰)하다 ⑤야위다 ⑥텅 비다 ⑦효시(梟示)하다 ⑧마른나무(죽어서 시든 나무) ⑨해골(骸骨: 죽은 사람의 살이 썩고 남은 앙상한 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목마를 갈(渴), 마를 희(晞), 마를 훤(煊), 마를 조(燥),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영화 영(榮)이다. 용례로는 말라 죽은 나무를 고목(枯木),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물이 말라서 없어짐을 고갈(枯渴), 나무로 만든 바둑돌을 고기(枯棋), 마르고 시들고 썩음을 고후(枯朽), 마른 나무에서 꽃이 핀다는 고목생화(枯木生花), 목마른 고기의 어물전이라는 뜻의 고어지사(枯魚之肆), 마른 고기를 매달아 놓은 노끈이 썩는다는 고어함삭(枯魚銜索), 외형은 고목과 같고 마음은 죽은 재처럼 되어 생기가 없다는 뜻의 고목사회(枯木死灰), 마른 버드나무에 새움이 돋는다는 고양생제(枯楊生稊), 마른 나무와 썩은 등걸이라는 뜻으로 쓰이지 못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비유하는 고목후주(枯木朽株) 등에 쓰인다.
▶️ 木(나무 목)은 ❶상형문자로 땅에 뿌리를 박고 선 나무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무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木자는 나무의 뿌리와 가지가 함께 표현된 상형문자이다. 땅에 뿌리를 박고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를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중·고등용 상용한자에서는 木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가 많다. 쇠를 능숙하게 다루기 이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공하기 쉬운 성질을 가진 것이 나무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무와 관련된 한자를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나무를 어떻게 활용했고 인식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木자는 나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나무의 종류나 상태에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木(목)은 (1)무명으로 된 것 (2)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동쪽, 철로는 봄이다. 빛으로는 푸른색으로 가리킨다. (3)어떤 명사 앞에 쓰여 나무로 된 무명으로 된의 뜻을 나타내는 말 (4)성(姓)의 하나 (5)목요일(木曜日) (6)팔음(八音)의 한 가지이다. 지어(枳敔)와 같은 종류의 나무로 만든 일종의 마찰(摩擦) 악기 등의 뜻으로 ①나무 ②목재(木材) ③널(시체를 넣는 관이나 곽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관(棺) ④오행(五行)의 하나 ⑤목성(木星; 별의 이름) ⑥목제 악기 ⑦형구(刑具; 형벌을 가하거나 고문을 하는 데에 쓰는 여러 가지 기구) ⑧무명(무명실로 짠 피륙) ⑨질박하다(質樸;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⑩꾸밈이 없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풀 림/임(林), 수풀 삼(森), 나무 수(樹)이다. 용례로는 나무 인형을 목상(木像) 또는 목우(木偶), 나무그릇을 목기(木器), 나무 도장을 목도장(木圖章), 나무를 다루어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을 목공(木工), 나무와 풀을 목초(木草), 나무토막으로 만든 베개를 목침(木枕),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거나 물건을 만드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목수(木手), 술청에 목로를 베풀고 술을 파는 집 목로주점(木壚酒店),나무나 돌과 같이 감정이 없는 사람을 비유하여 목석(木石), 나무에도 돌에도 붙일 데가 없다는 목석난득(木石難得), 나무나 돌로 만든 사람의 형상을 목우석인(木偶石人), 나무 인형에 옷을 두른 것이라는 목우인의(木偶人衣), 나무 껍질이 세 치라는 목피삼촌(木皮三寸) 등에 쓰인다.
▶️ 朽(썩을 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丂(교, 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朽(후)는 ①썩다, 부패(腐敗)하다 ②늙다, 쇠(衰)하다 ③소멸(消滅)하다 ④썩은 냄새 ⑤구린내, 악취(惡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썩을 부(腐)이다. 용례로는 낡고 썩어서 못 쓰게 됨을 후락(朽落), 썩은 뼈를 후골(朽骨), 나이가 많아 기력이 쇠약해짐 또는 그러한 사람을 후로(朽老), 썩은 나뭇잎을 후엽(朽葉), 썩어 문드러짐을 후패(朽敗), 썩어서 파괴됨을 후괴(朽壞), 썩어서 없어짐을 후멸(朽滅), 나무 같은 것이 썩어서 헒을 후손(朽損), 썩은 토양을 후양(朽壤), 썩어서 폐물이 됨을 후폐(朽廢), 썩고 더러움을 후예(朽穢), 썩어 없어지지 않음 또는 어떤 것의 가치나 의의가 언제까지나 길이 전하여 없어지지 않음을 불후(不朽), 어떤 물체나 시설 등이 오래되고 낡아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음을 노후(老朽), 마르고나 시들고 썩음을 고후(枯朽), 쇠하여 낡음을 쇠후(衰朽), 썩은 나무에 조각한다는 뜻으로 일이 값어치가 없음의 비유하는 말을 조후(雕朽), 썩은 것을 부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하기가 쉬움을 이르는 말을 납후(拉朽), 썩은 나무에 조각하거나 썩은 벽에 고쳐 칠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지기志氣가 썩은 사람은 가르칠 수 없음이나 탁하고 게을러 쓸모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후목분장(朽木糞牆), 영원히 썩지 않거나 없어지지 아니함을 천고불후(千古不朽), 영원히 썩거나 사라지지 아니함을 만세불후(萬世不朽), 명성이 후세에 전하여 없어지지 아니함을 명수불후(名垂不朽),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은 죽어 썩어 없어져도 그 명성은 길이 후세에까지 남음을 사차불후(死且不朽), 마른 나무 꺾기와 썩은 나무 부러 뜨리기라는 뜻으로 일이 쉬움을 이르는 말로 쉽사리 상대를 굴복시킴을 이르는 말을 최고납후(摧枯拉朽),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구후(草木俱朽), 마른 나무와 썩은 등걸이라는 뜻으로 쓰이지 못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비유하는 말을 고목후주(枯木朽株) 등에 쓰인다.
▶️ 株(구슬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변(玉=玉, 玊; 구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朱(주)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株자는 '그루'나 '근본', '주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株자는 木(나무 목)자와 朱(붉을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朱자는 '붉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루라고 하는 것은 풀이나 나무의 아랫부분을 말한다. '근본'이나 '뿌리'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株자는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는 단단한 밑바탕이라는 의미에서 '근본'이나 '뿌리'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니 주식회사(株式會社)라고 하면 주식이 회사의 자본을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株(주)는 (姓)의 하나로 ①구슬 ②진주(眞珠) ③방울 ④붉은색 ⑤붉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원(瑗), 구슬 경(瓊), 구슬 선(璿), 구슬 옥(玉), 구슬 벽(璧)이다. 용례로는 구슬과 옥을 주옥(珠玉), 주판으로 하는 셈을 주산(珠算), 구슬과 같이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주뢰(珠蕾), 오리 형상으로 만든 구슬을 주부(珠鳧), 구슬을 박아서 만든 비녀를 주전(珠鈿), 구슬을 달아서 꾸며 만든 채찍을 주편(珠鞭), 사내 아이를 주화(珠化), 구슬과 옥 따위로 아름답게 꾸민 옷을 주복(珠服), 구슬처럼 떨어지는 눈물을 주루(珠淚), 구슬땀으로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을 주한(珠汗), 진주가 조개 속에 들어 있음을 주태(珠胎), 고운 빛이 나는 아름다운 구슬을 명주(明珠), 보배로운 구슬을 보주(寶珠), 염불할 때에 손으로 돌려 그 수효를 세는 기구를 염주(念珠), 이슬 방울을 노주(露珠), 좋은 구슬과 옥을 상주(上珠), 깨어진 구슬 조각을 쇄주(碎珠), 신기한 구슬을 신주(神珠), 구슬을 꿰어 맴을 철주(綴珠), 관이나 갓의 끈에 꿴 구슬을 영주(纓珠), 예쁜 구슬을 미주(美珠), 수를 셈하는데 쓰는 구슬을 산주(算珠), 여러 개의 나무로 만든 구슬을 끈에 꿰어서 고리 모양으로 만든 물건을 수주(手珠), 눈망울로 눈알 앞쪽의 도톰한 곳 또는 눈동자가 있는 곳을 안주(眼珠), 꽃불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을 야주(夜珠), 인공으로 만든 주옥을 조주(造珠), 흑룡을 찾아 진주를 얻는다는 뜻으로 큰 위험을 무릅쓰고 큰 이익을 얻는 것을 탐려득주(探驪得珠), 마땅히 등용되어야 할 사람이 빠져서 한탄함을 유주지탄(遺珠之歎), 금을 산에 버리고 구슬을 못에 빠뜨린다는 뜻으로 재물을 가벼이 보고 부귀를 탐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연금침주(捐金沈珠), 큰 바다에 남아 있는 진주라는 뜻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현자나 명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창해유주(滄海遺珠), 수후의 구슬로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주탄작(隨珠彈雀), 새를 잡는 데 구슬을 쓴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주탄작(明珠彈雀), 귀중한 구슬로 새를 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주탄작(以珠彈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