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세 명이 친했었다. 초딩 2년동안이었다. 어른들 일 따라 이래저래 헤어지고 난 후, 줄곧 연락없는 관계가 되었다. 기차를 탈 때가 있었는데 기차역 중에는 사람하나 안 타는 역이 더러 있었다. 정동진도 그런 역 중에 하나였다.
이문열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내용 거의가 동해-강릉 통학열차의 내용과 동일하다. 그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거기 나오는 주인공이 친구 이야기인줄 알고 많이 놀랐다.
당시 통학열차를 탔던 모두가 그 소설을 감명깊게 읽었다. 주인공은 안ㅈㅅ이라는 친구의 실화였다고 보면 틀림없었으니까.
그친구는 우리보다 한두 살 많았을 확률이 높다.
예전에 그 친구 이야기를 언급했던 것 같다.
두 명의 누나가 있었는데 첫째는 참하고 말이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죽었다는 말이 돌았다.
둘째는 활발한 성격에 곱상했다. 정확치는 않지만 고등학교를 안 가고 어디 직장조금 다니다가 화류계로 진출한 걸로 보인다. 그런소문이 있었고 가끔 집에올 땐 커다란 카스테라를 사갖고 와서 동생들을 먹였는데 무척 비싼 거라서 선주들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진한 화장과 야한 치마도 그걸 뒷받침해주었다.
안타깝게 그 누나도 고작 1,2년 사이에 죽었는데 남자한테 죽임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후 친구는 초딩졸업 후 거리를 택했는데 통학열차에 무임승차해서 통학생들 삥을 뜯었다.
그 몆몇이 강릉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내렸던 역이 정동진역이기도 했다. 거기서, 조금 이동하면 등명낙가사라는 절이 나오는데 그들은 거기서 놀기도 했다고 한다.
간혹 삥을 뜯다가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는데 아는 친구들 돈은 안 뺐었다니 나름 의리는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추억을 지닌 친구들이 서울로 대학을 왔고 지금 퇴임했거나 말년 고위급이 되어있고 정치를 한다.
최근에 정동진이 망해가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도로를 뚫으려 한다.
필연적으로 비행장옆 절대농지를 지나게 되어있는데 여기 3년 전 농지에 매기가 몰린 적이 있고 임야가 폭등했다는 소리가 나왔다.
농지매입은 쉽지 않지만 서류만 잘 꾸려지면 어렵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회의원들 농지 엄청갖고 있는 이유가 같은 맥락이다.
그런 짓을 하는 놈들이 권성동을 이기겠다고. 다수가 출사표냈다. 정말 하는 짓거리가 더럽고더럽다.
김대중노무현이 통탄해할것같다.
아주 오래된 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