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웬만한 축제에는 각설이 타령의 장도 열리곤 하는데....
충북 음성에선 매년 각설이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르는 각설이타령이 종래의 각설이타령과 아주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우선 요즘 각설이 타령은 템포가 무척 빠르고 소리도 크고 발랄한 성격인데...
예전 각설이 타령은 느리고 애조섞인 차분한 노래였였지요.
느리고 구성지게 불러야 동정심을 유발해 밥이 나오든 뭐가 나오든 하지,
요즘처럼 빠르고 경쾌한 노래로는 시끄럽다고 빗짜루로 얻어맞고 쫓겨나기 십상이지요.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구성지게 잘 부르는 거지가 밥도 잘 얻어 왔습니다.
어느 집에서는 각설이타령을 잘 부르는 거지가 나타나면 더 불러보라고 하여, 더 듣고는 밥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목청도 좋아야 했고 분위기도 잘 잡아야 했는데, 지금처럼 시끄럽고 팡팡튀는 노래였다면 밥은커녕 내 쫓겼겠지요.
왜 그리 잘 아냐구요?
예전에 우리가 옹기즘을 했었는데, 옹기굽는 가마에 그들이 들어와 가을부터 봄까지살면서 그들의 삶을 옆에서 봤기 때문이죠.
그들은 가진게 없어 거지가 되었지만 똑 같은 사람이였고 마음씨들이 참 고왔습니다.
나와 우리 누님은 아예 거지굴인 옹기 가마에 가서 그들과 놀며 지내는 시간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래서 잘 알지요.
당시 그들이 불렀던 노래를 기억나는대로 적어 보면....
일지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일선에 가신 우리낭군 어느 철년에 돌아오시나...
이지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이승만이 대통령 이시영이 부통령...
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삼천만의 울음소리 남한일대를 울린다....
사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사천이백팔십삼년 평화의 종소리 울린다...
오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나 오십만의 괴뢰군이 불법남침을 하였단다...
육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육십미리 박격포가 북한일대를 울린다...
......
......
(이 가사는 십절까지 가는 가사인데 내가 들은 가사이며 아마도 대한민국 건국초기와 6.25를 거치며 시대에 맞게 부른 노래
같습니다. 애석하게도 일곱부터~~ 열까지의 구절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첫댓글
옹기굴은 아무래도 외풍이 차단되고
때로는 후끈할테니 주거하기에 좋았겠습니다.
거지 아저씨들 한테 얼마나 들었으면 그 가사를 지금까지 기억할까요.
귀천하셔도 잊지 못하실 것입니다.
이자나 한잔에 들고보니
이승만이가 대통령 아주사가 부통령 ㅎ~
요즘은 슬퍼도 빨리 빨리...
템포도 빨리빨리
빨리는 기본이지요.ㅎ
날이 추워져 서리가 내리면 그릇을 만들지 못하고(만든 그릇이 얼어서 그냥 주저 앉아버림) 그릇도 못 굽습니다.
그러면 옹기가마는 아늑한 안식처로 추운 겨울에 거지들이 지내기에 안성맞춤이였지요.
이들은 오다가다 나와 우리 식구를 보면 아주 반갑게 맞이 하였지요. 참 좋은 사람들이였습니다.
그들은 고된 생활끝에 모두 하늘나라로 갔겠지만, 그곳에서 평안을 누리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최귀동할배의 아야긴 들어봤습나다
그런데 어찌 일지나부터 잊어먹지않고 다 기억하신답니까??
ㅎㅎ난 잘 몰라요
자세히 또 읽어보렵니다
저녁 맛나게 드시고 평안히 쉬세요
하도 많이 들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따라다니며 같이 불러도 봤구요. ㅎㅎ
그런데 각설이 타령의 노래종류가 무척이나 많은 것 같은데
제가 경험한 각설이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요즘은 토롯이 대세인거 같읍니다 ^~~
맞아요. 노래도 시대에 따라 가락이 바뀌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들샘님
제가 한번 불러봤드니
재미나고 구성지고 그시대를 느낄수 있어
자꾸 불러봅니다 천주교인들이 박해을 피해 외진곳에서 사시며
옹기을 많이 구웠다 말씀 들었습니다
최귀동 할아버지의 말씀
얻어먹을 힘만있어도 행복하다란 말이 있지요
잘봤습니다
예전에는 먹기 살기 힘들어 거지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그냥 앓다가 또는 얼어 죽은 사람들 보기가 어렵지 않게 많았구요.
그런 시대에 옹기가마는 거지들이 몇달간 춥지 않게 지내는데 안성마침이였죠.
그래서 옹기가마를 찿아 오는데, 가끔 이들이 옹기를 구우려고 준비해 놓은 나무를 자꾸 때서 말썽을 부렸지요.
그리고 "얻어 먹을 수 있는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라고 한 말은 오웅진 신부님 외침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