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헐레벌떡 남대문의 경전병원에 이르러 나는 한참이나 숨을 헐떡이느라고 잠시 멈춥니다.
간호원이 4층으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내가 또 힘들어하며 4층으로 올라가서도 숨이차고 다리가 아프고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내가 병실로 들어가자 매형이 혼자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고, 누나 혼자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계십니다.
"누나"
"너왔니?"
"어찌된 일이예요?"
"네 매형이 자전거에 가방을 잔뜩싣고 가는데 뒤에서 트럭이 들이 받았단다. 네 매형이 공중을 날라 땅에 떨어져 뇌진탕이 일어난겨 흑흑흑"
나는 매형을 바라봅니다.
매형의 얼굴은 항상 웃으시는 모습입니다.
원래성격이 착해서 그런지 옛날 80년대의 통기타시대에 노래부르는 가수 김세환의 웃는 얼굴과 흡사합니다.
나는 매형을 내려다 봅니다 마치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는 모습입니다.
나는 무릎을 꿇고 매형의 한 손을 잡고
"매형 저예요 세근이 왔어요"
그러나 매형은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매형 눈을 떠 보세요, 제가 보고싶지 않으세요? 흑흑흑 "
나는 매형의 귀에대고
"매형 저 세근이예요 어서 눈을 떠 보세요 엉엉엉"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동안 나에게 언짢은 기색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으시고 아들과 같이 끔찍히 사랑해 주신 매형인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가?
나는 손과 팔을 자꾸 주물러 드렸습니다. 그리고 가슴도 문질러 드리고 얼굴도 만져드렸습니다.
그러면 혹시 깨어나리라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나는 그때부터 제본소에는 가지 않고 누나와 번갈아 가며 매형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와 주는 분들이 없습니다.
나는 매형의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발바닥을 간지럽히기도 했는데 내가 발바닥을 간지럽혀도 매형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나를 3년이나 데리고 있으면서 싫은 소리 한번이나 싫은 표정 한번도 하지 않은 참으로 고마우신 매형인데 매형이 왜 이러시나 !
나는 매일 눈물로 보냅니다.
제본소에서는 내가 보이지 않아 모두들 궁금할텐데 어떻게 연락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의 관심은 오직 매형 뿐입니다.
그렇게 10여일이 지나자 의사가 누나에게
"아무래도 살기 어려울 것 같아요"
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세근아?"
"예 누나"
"너 성당에 가서 신부님 좀 모시고 오너라"
"예"
나는 바로 중림동 약현성당으로 달려가 본당신부님에게 우리매형이 다쳐 경전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며 누나가 불러 오라고 하신다고 하자
신부님은 급히 서둘어 가방에 이것 저것을 챙기시고 바람같이 달려 가시는데 내가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내가 병원에 이르러 숨을 헐떡이며 잠시 정신을 차립니다.
그리고 4층으로 올라가자 이미 신부님이 매형에게 종부성사(죽어가는 분을 위한 기도)를 주시고 계십니다.(지금은 종부성사라고 하지 않고 병자성사라고 함)
신부님이 매형의 눈,코, 입, 귀, 목, 가슴,손, 발에 기름을 바르시며 기도를 하십니다.
그리고 신부님도 돌아가시고 누나도 돌아가시고 나만 남아 매형을 지킵니다.
나는 너무 슬퍼서 창문에 얼굴을 대고 눈물을 흘립니다.
아무래도 매형이 돌아가실것 같습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드시지 못해서 그런지 많이 수척해 보이면서 내 가슴이 미어집니다.
오후의 햇살이 남대문 시장을 비추고 있지만, 나는 멍하니 밖을 내다볼 뿐입니다.
그날이 1954년 6월 23일입니다.
내가 왜 그날자를 기억 하느냐하면 그날 남대문에 대화재가 난 날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날자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록을 하는데 내가 서울에 올라온 날자가 조금 틀려 수정을 하였는데 죄송합니다.
나는 뺨을 창문에 대고 눈물을 흘리며 냄대문 시장을 바라보고 있을때
한줄기의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곧장 하늘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하얀 구름같은 연기인지 수증기인지 마치 막대기를 세워놓은 것 처럼 아주 똑바로 올라가는 것을 보며 바람이 한 점 없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아주 높이 올라가는데 그런 모습을 처음 봅니다.
그러다가 하얀 연기가 흔들리면서 밑에서는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그것이 점점 커지면서 그 안에 빨간 불꽃이 마치 뱀이 혀를 낼름거리듯이 보였다 안보였다 합니다.
"아 불이났네"
그런데 바로 신작로 옆에는 남대문 경찰서와 소방서가 있는데 왜 이리 조용할까?
이제는 불길이 점점 커집니다. 그러자 그제서야 싸이렌 소리가 들려 옵니다.
그날밤새도록 남대문 시장이 홀라당 다 타버렸습니다.
다음날 나는 아침에 누나가 왔기에 남대문 시장에 가 보았는데, 마치 운동장 같이 깨끗하게 타버린 것입니다.
이시영 부통령님이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시찰을 하시며 지팡이로 땅을 탁탁 치시며
"어허....."
라고 개탄을 하십니다.
나는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다시 병원으로 왔습니다.
그러자 매형이 운명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숨이 점점 약해지더니 나중에는 잠잠해 집니다.
매형이 그렇게 잠자듯이 돌아가셨습니다.
"세근아"
"예 누나"
"너 용인 큰집에 좀 다녀 오너라"
"예"
나는 그길로 버스를 타고 용인군 이동면으로 가는데 그곳에 매형의 형님이 사십니다.
(계속)
첫댓글 오늘 어머니날, 이곳을 방문하시는 모든 엄마들 !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
아
그렇게 인자하시던 매형이 사고로 돌아 가셨군요.
예나 지금이나 교통사고는 두렵고 무섭습니다.
누나나 형광님의 애통함이 가슴으로 느껴져 저도 먹먹해 집니다.
어서오세요 순수수피아님
제 버팀 목이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지요?
저도 모릅니다.
눈뜨면
제일먼저 글 올라왔나
확인하면서
읽어 내려갑니다!
마치
어렸을때
신간책 기다리는마음같이~~~
어느덧
님의 글에 점ㆍ점 빠져들어갑니다~~~
이제부터
받은사랑을 갚아가면서
누님곁에 계셔야할듯ᆢ
매형께서도
님이 계셔서
조금은 편하게 떠나셨을듯
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네요ᆢ
가족들과함께
즐겁고
행복한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어서오세요 이나시엔님 가톨릭의 성인 이나시오와 같아서 참 좋습니다.
찾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금요일 되세요
@형광등등
녜ᆢ
제 세례명은 데레사입니다
6월17일생이다보니
예전 대모님께서 그렇게~~~
늘
건강하시고
좋은일은 항상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
너무나 격동기를 마니 겪어 나오시느라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리 사랑해주시던 매형의 죽음이 정말 황당하고 기가 막힙니다
형광등님의 살아 나온 얘기는
어느 드라마 영화 보다 훨씬
드라마틱 합니다
덕분에
잘 보고 있습니다
라아라님 어서오세요 제 일생을 글로 표현하니까 그렇지
아마 모든 사람들의 생활의 변천도 그럴 것입니다.
제가 또 어떻게 변화되는지 보시고 놀라실 것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에 나오미님 지금도 보고싶고 그립고 미안하답니다 감사
큰산과 같았던 매형의 죽음을 지켜보는 심정이 오죽이나 힘드셨겠습니까?
누나와 세명의 조카들의 힘에 겨울 서울살이가 눈에 뵈듯 애련해져 옵니다.
용인의 매형의 형님댁으로
허위허위 부고를 전하러 떠나려는 발길이 숨이 찹니다.
자하님 어서오세요
이상하게도 제 인생이 전혀 예측을 불허할만큼
돌변하기에 내일을 모른답니다 감사
신부님의 병자성사를 받으시고 매형 께서는 하늘나라에서 지금도 평안 하실거에요
기억을 되찿으시며 장편의 글..,,
책으로 내시면 어떨까요 ?
학생들 에게도 교육적 효과도 클것 같아요
(제 생각 이에요)^^
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기쉽게 쓰신것같아요
감사히 읽어봅니다
건강하세요
어서오세요 리즈향님 님의 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되며
즐겁기 까지 하답니다 하하하 늘 감사하며
세상에...
정말 먹먹합니다.
그렇게 좋은 분이 빨리 떠나시다니...
송초님 오셨어요? 늘 감사합니다.
이상하게도 하느님께서는 좋은 분들을 일찍 데려가시는 것 같아요
오늘 아침은 눈물 머금는 아침입니다 부모님 자식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한데 ㅡ
형과등님 매형님 그때를 상상 하면서 눈물를 참으니 가슴이 아파 ㅡㅡ요 힘든시절을 살아오신 형광등께 위로를 드립니다 ㅡㅡ
마야님 이렇게 고마울 수가 !
님의 위로가 큰 힘이 됩니다 감사
책 출간 하시면 제일 먼저 구입해서 읽겠 습니다
어머님 을 사변 통 에 그리 보내시고
참 선 하신 매형 마저 그렇게 가시다니 누나의 앞으로의 삶이 걱정됩니다
그분들이
많이 그립고 보고싶은 날 입니다 위로 한자락 보내 드립니다
나오미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님의 위로는 저에게는 큰 힘이 되니다
저도 책을 내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안됩니다 하하하 ^)&
삶과죽음 .행복과 슬픔이 항상 인간들 곁에서 존재 하지요. 형광님 의 힘겨운 생활 속에 슬픈일이지요,세상은 악은 오래있고 .선한것은 금방 사라지데요 .직장도 선인은 명퇴.악인은 남아서 피곤한 스타일 로 옆에 있고.획실한 권선징악 이 있어야 될텐데. 형***님 어버이 날 .저도 ㅇ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메어 짐니다.
어서오세요 다행복님 오늘 어버이날에 감사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가대 두루 평안 하소서
슬프네요,
액운을 막을수 없고~
누님께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그래도 형광등등님이 계시니 위안을 삼을수 있을지~
형광등님께서 무거움 짊 어께 올려 놓고 가장노릇을 해야 했을것 같고 ,
참담 합니다,
어서오세요 수지니님 감사합니다.
제 걱정을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달 되겠지요 하하하 ^)*
너무 좋으신 분이었는데 허망하게
가셨네요.
애절함이 절절히 묻어 납니다.
마음도 애석 하고요
무악산님 어서오세요
예, 맞아요 더 없이 좋으신 분예요,
3년동안 저를 데리고 있으면서도 싫은소리 한 번도 없었어요 감사
세상에도 따뜻하시고 정 많은
매형님께서 그리 허망하게
가셨다구요 ㅠ
마음아프고 먹먹 합니다 ᆢ
어서오세요 초코릿님 !
님도 안타깝지요? 지금 그렇게 착하신 분이 드물껍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