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원 번외
너를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난 성격이 좀 유별났다. 딱히 유별나다고 말히긴 뭐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면 유별난것이라 생각된다.
첫번째. 나는 누군가 내 몸을 만지는걸 극도로 싫어한다. 딱히 이유 따윈 없다. 그냥 누군가 내 몸을 만지는게 찜찜하고
더럽게 느껴진다. 친한 친구라 할지언정 만지는건 용납 할 수 없다. 친한 친구면 친한 친구지. 왜 서로의 몸을 만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킨십과 친한친구는 별개 아닌가.
두번째. 귀찮은걸 매우 싫어한다. 손이 많이가고 신경 많이 쓰이는 아기들이나 강아지들. 그리고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수학문제, 이런 것 들은 어렸을적때부터 타고난 심성인지 정말 모든게 귀찮다 싶으면 손을 놓아버리는 타입이다. 설령
아기라하더라도 무모한건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상황 아니면 돌보지 않고 방관만 한다. 몇몇 놈들은 미쳤다고 욕짓거리
하지만 이게 내 성격인데 어떡하나. 그리고 귀찮다 싶을땐 모든걸 다 놓아버리는게 정신적으로도 좋다.
그런데 어느날, 이 두가지를 포함한 한 놈이 내 앞에 나타났다.
-
한지로는 내게 혜성같이 두둥-하고 나타나 나의 삶의 모조리 바꿔버렸다. 조용하고 고리타분 하지만 평화로운 삶을
시끌벅적 사고,사건의 연속으로 긴장감을 놓칠수 없게 항상 내 옆에서 대단하게 일을 만들어주신다.
어떤 날은 야자를하고 놈과 같이 걷고있는데 급히 가볼때 있어 앞 쪽 신호등에서 헤어지자고 했다. 한지로는 헤실 웃으며
알았다며 신호를 같이 기다려주겠다 했다. 난 별 개의치 않아 그러라고 했다. 빨간색불이 초록색불로 바뀌고 녀석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걸어가는데 녀석이 얼굴은 나를 향해가면서 몸은 앞으로 걸어나가는 것 이였다.
뭔일 있겠어.
"이주원! 내일 보자!!"
"앞! 앞을 봐!"
"응?"
내 생각이 짧았다. 한지로는 단 1초라도 눈을 떼면 사건,사고를 만드는 놈이다. 이번도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한지로.
순진한 눈빛으로 '응?'이라 되묻고 1초도 되지 않아 나무에 쾅 박아버렸다. 고개를 돌려 나아게 인사를 하다가 앞에 있는
나무를 보지 못한 것이다. 내가 정말 한지로 때문에 못산다. 못살어.
긴 횡단보도를 반쯤 걸어갔다 정 반대 방향으로 걸어와 녀석에게 다가갔다. 나무에 세게 박은건지 주저앉아서는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중요한 사실은 잊은것 같은데. 여긴 번화가라 사람이 많다.아픈건 알겠는데 일어났으면 좋겠다.
"괜찮아?"
슬며시 예의상 물어봐주었다. 항상 일을 만드는 놈이라 이런 말 쯤은 반자동적으로 나와야 하는 말이다.
아무말 없이 두 손으로 저의 얼굴을 가리며 계속 주저 앉아있는다. 아오! 말 좀 하던가, 아님 일어서던가
둘중에 하나라도 해야 할 거 아냐. 사람 속터지게!
짜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수근덕 거리기 시작했다.
"한지로?"
"아파... 주원아...."
짜증이 올라와 욱하는 순간, 녀석이 저의 얼굴을 가리던 두 손을 내리고 눈물이 그렁그렁한채 찡찡거리며 나아게
아픔을 호소한다. 또 하나 잊고 있었다. 놈은 아프거나 힘들때 찡찡거리기도 하다. 그래서 그 전에 찡찡 거리기 전에
사건을 막거나 힘들거 도와줘야 그 찡찡 을 듣지 않는다.
아, 또 찡찡이야.
"정말...아파...주원아..."
툭 치면 눈물이 나올 만큼 아슬아슬하다. 워낙 눈물이 많아 한번 울면 도통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여기서 울면 오늘은 집 갈 생각 하면 안된다. 녀석에게 괜찮냐고, 걸을수 있겠냐고 물어보고 하체를 굽혀 녀석에게
등을 보였다. 녀석은 뭔 뜻이야,라는 눈빛으로 날 본다. 정말...... 눈치도 더럽게 없는 새끼다.
"업혀. 너 또 가다가 넘어지거나 박으면 어떡해. 업혀."
"하...하지만.. 너 가볼때 있다며..."
"....괜찮으니까 업혀."
한 텀을 두고 괜찮다고 했다. 진짜 괜찮을리가 없지 않은가. 이렇게 사건,사고가 비일비재한데.
아! 그리고 또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교내에서 지로랑 식수대에 손바닥을 동그랗게 모으고 물어 받아 물을 서로에게 뿌리며 장난을 친 적이 있었다.
너무 더운 상태라 이성을 잃기 직전이라 교내라는걸 망각하고 놈과 대담하게 식수대에서 놀았다.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즐겁게 놀고 있는데, 놈이 흥분한건지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받아라!'하고 두 손 가득 물을 받아
뿌렸다.
그런데 재수없게. 그게 나한테 맞았으면 두배로 같아주어 놈을 물에 빠진 생쥐꼴로 만드는건데. 하필 지나가던
죄없는 학생이 맞아버렸다. 그 학생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지로를 쳐다본다. 한지로도 꽤 놀랐는지 눈이 동그랗게되어
어버버,하며 말을 더듬으며 패닉상태에서 벗어날줄 몰랐다.
처음엔 그냥 냅뒀다. 놈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했는데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도 녀석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계속 저만의 패닉에 빠져 있다.
"친구야, 미안해. 놀다가 내 친구가 실수로 너에게 뿌렸어. 기분 나뻤다면 정말로 미안하고 휴지로 닦아."
주머니에서 너덜너덜한 휴지를 머쓱 내밀었다. 다행히 성격이 좋은지 괜찮다며 지나간다.
정말 못산다 못살아.
-
체육시간.
무더운 뙤약볕 아래 몸을 격하게 부딪히는 축구가 아닌 나무 그늘 아래에 있다. 왜냐하면 바로 한지로때문이다.
졸립다고 아까전부터 찡찡거리는데 한지로 버리고 축구 하러 갔다오면 분명 하루종일 서운함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쳐다볼것 이다. 너무나 좋아하는 친구이지만 하루종일 시달릴 자신이 없어 녀석의 옆에 있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바로 코 앞에서 보는 축구란,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지금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공을 잡고 상대방 골에
넣고 싶지만 나의 다리를 베개 삼아 색색, 잠들어 있는 한지로를 보고있으면 그 생각도 잠시였다.
따듯하면서도 묵직한 무게가 나의 다리를 누르지만 느낌이 좀 오묘하다. 단 한번도 친구들에게 나의 다리를 빌려 준 적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이. 그것도 나의 다리를 베고 저렇게 색색,거리며 잠을 자는게 오묘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곧바로 깨어날 것 같이 뭔가 조심스러워진다.
한지로는 참 더럽게 손이 많이 가고 더럽게 신경이 많이 쓰인다. 또 얼마나 사건,사고를 많이 치는지.
옆에있는 나도 때론 감당이 되지 않는다.
다른때 같으면 어느 정점을 지나면 손을 놔버리는게 맞지만 왠지 모르게 이녀석은 자꾸 신경이 쓰이고 챙겨줘야 할 것 같고
도와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생각도 하기 전에 몸이 먼저 나가고 그 뒤에 생각을 한다.
이상한 놈이다.
이렇게 귀찮게 하는데도 떨어트리기 커녕 옆에 붙여 놓으니. 이상한 놈이다.
색색,거리며 자는 놈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감촉이 너무 좋다.
어쩜 한지로 같은건지도 모른다. 부드러우면서도 따듯한, 그런.
사고도 많이 치고 신경도 많이 써야하고 왠만한 아기들보다 손이 많이가는 놈이지만
이녀석은 왠지 모르게 옆에 두고싶다.
옆에 두면 웃을 일도 많을것 같고 옆에서 꺄르륵,하고 듣기 좋게 웃을 줄 것 같다.
<너를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THE END>
아아... 원래 이게 아닌데 ㅠㅠㅠㅠ 이번 번외는 주원이를 통해 지로 성격이 어떤지 주원이가 얼마나 지로를
챙겨주는지, 그래서 제목처럼 사랑하는지, 안 사랑하는지 모르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건데...
역시 저의 글 솜씨란..ㅋㅋㅋㅋㅋㅋㅋ
이 번외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그냥 써 본 번외에요 ㅋㅋㅋ
하두 내용이 들쑥날쑥하니까 지로성격이라든가 주원이 성격이라든가 제목이랑 다르게 나가는 것 같아서...
써봤어요...ㅋㅋㅋ
글 솜씨 부족하지만 예뻐해주시길......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ㅋㅋㅋㅋ 다음편 내일 쯤올라 올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주원이의 옛과거가 있는줄알았는뎅ㅜㅜ
엇ㅋㅋㅋㅋ 그것도 생각 안해본건 아닌데 ㅋㅋㅋ 역시 주원이 과거는 본편에 넣는게 더 좋은것 같아서...ㅋㅋㅋㅋ 번외에서 터트리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ㅋㅋㅋㅋ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반바지님 ㅋㅋㅋ
아웅~ 귀여워~ 둘다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감사해요 ㅋㅋㅋ 리클라이님 ㅋㅋㅋㅋㅋㅋ 귀...귀엽다니...ㅋㅋㅋ 주원이의 과거를 아시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거에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잼있어요 지로도귀엽고 주원도 귀엽고 둘다예뻐요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