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충분히 아름답다
능력주의는 처음에 매우 고무적인 주장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믿으면 신의 은총을 우리 편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주장 말이다.
이런 생각의 세속판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유쾌한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 운명은 우리 손에 있고,
하면 된다'라는 약속 말이다.
- 마이클 샌델의《공정하다는 착각 》중에서 -
*'하면 된다'는 능력주의 풍조가
만연한 지금,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스스로 자책하지 마세요.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소중한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어릴 적 원했던 꿈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해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소소하지만 온전한 행복을 오롯이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공정하다는 착각/책 읽어 주는 여자
https://www.youtube.com/watch?v=4wb9RscZBLI
햇빛 좋아도
바람끝 차다
꽃샘 추위
맹위를 떨치나
톡보내고 났는데 허리가 무척이나 아프다
왜 이리 아프지 어제부터 몸이 묵직하던데 그 영향일까?
집사람에게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하니 집사람이 일주일에 술을 두 번만 마시면 안되냐고 아니 허리 아픈데 술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내가 아프다고만 하면 집사람은 모두 술과 연관 짓는다.
내가 아픈 것 모두 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난 전혀 그렇게 생각지 않는데...
기분이 팍 상해 버려 몇마디
집사람은 더 크게 받아쳐 버린다
아이구 내가 말을 말아야지
창문을 여니 눈이 소복이 쌓였다.
지난번 만큼 내린 것같다
바람끝도 차갑다
이리 추운데 밤새 병아리들은 괜찮았을까?
얼른 하우스 안 병아리장으로
병아리장 안의 박스를 들춰보니 모두들 전등불 아래 몸을 밀착시키고 있다
무척 추웠나보다
다행히 죽은 병아린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이대로 두어선 안될 것 같다
다음주 까지만 육추기 안에서 키워야겠다
제법 컸는데 추워서 죽는다면 안되겠지
병아리를 모두 육추기로 옮겼다
덩치가 좀 커져서 육추기 안이 가득 차는 느낌 비좁아도 이번주까지만 이대로 지내렴
닭장에 내려가 기러기 새끼를 살펴 보니 어미 품속에 들어가 있다.
어미가 돌본다면 추워서 죽을 일은 없을 듯 물이 얼어있기에 새로 떠다 주고 모이도 넣어주었다.
큰기러기들은 보릿겨를 버무려 주었다.
너무 추워서일까?
어제 버무려 준 보릿겨를 다 먹지 않았다.
암기러기 한 마리가 알을 품으려는지 알자리에 털을 많이 뽑아 놓았다.
알을 부화하도록 놔두어야겠다
오골계는 계속 알을 품으려 한다
병아리 20마리 정도 있어 더 이상 부화시킬 필요 없을 듯 알을 모두 꺼내 버렸다.
눈이 발목 넘게 내렸다
지난번에도 이렇게 내렸는데...
봄눈 치곤 꽤나 많이 내렸다
나가는 입구 눈을 일부 치웠다
봄눈이라 햇볕나면 금방 녹을 수도 있겠다.
동생이 숯가마 가자고 전화왔단다
동생에게 전화해 보니 지금 간다고
우리도 도곡 숯가마나 가자며 김치찌개 데워 아침 한술
오늘같이 추운 날은 숯가마가 딱이겠다
도로에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럽다
웬 눈이 이리 많이 왔을까?
장성읍에 들어서니 여긴 도로가 깨끗
쌓인 눈도 별로
북이면에만 눈이 많이 왔던 것같다
광주에 들어서니 여긴 거의 눈이 없다
응달진 곳만 희끗희끗 거린다
광주가 장성보다 훨씬 더 따뜻하다
화순 도곡에 들어서니 여긴 그래도 눈이 좀 있다
산이 많은 곳이라 더 추운가 보다
숯가마 찜질방에 가니 작은 형수님이 와 계신다
동생네랑 같이 왔단다
오늘은 식당이 쉬니 찜질방에서 몸을 쉬어주는 것도 좋겠다
참숯불 방에 들어가 숯불을 쬐었다
이글거리는 숯불이 너무 뜨거워 난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나와 버렸다
그런데 아줌마들은 그 뜨거운 숯불을 잘도 견딘다
우리나라 아줌마들은 지옥불도 뜨거울수록 더 좋아한다는 우스게소리가 생각난다
편백방에 가니 동생과 작은형님이 한숨 하고 있다
나도 잠 한숨
난 여기에 오면 이 방에서 쉬는 걸 가장 좋아한다
알맞게 따뜻하고 벽면이 모두 편백으로 되어 있어서인지 냄새도 좋다
작은형님 둘째 딸 영은이도 빈이를 데리고 왔다
빈이는 어릴 때부터 몸이 다부지게 생겨 튼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금도 몸이 아주 건장하고 다부지게 생겼다
숯불 몇 번 들락거리고 꽃방에 들어가 보니 여기서도 1분도 견디지 못하고 나와 버렸다
그러나 몸에 뜨거운 열기가 들어가니 기분은 좋다
모두 점심 먹으러 이층 식당으로
영은이가 닭구이를 미리 주문해 놓았다
오늘 점심은 영은이가 산단다
작은아빠네들이랑 같이 하니까 지가 산단다
아이구 고맙기도 하지
닭구이가 그런대로 담백하고 맛이 괜찮다
나온 음식들도 모두 깔끔하다
먹어볼 만하겠다
난 작은 형님과 먹걸리도 곁들였다
질녀 덕분에 배부르게 잘 먹었다
오전엔 별로 사람들이 없던데 오후되니 꽉 들어 찬다
숯불 방도 발디딜 틈이 없다
잠깐 쬐고 낮잠 한숨
피곤할 일도 없는데 자꾸 잠이 온다
잠한숨 자고 꽃방을 몇번 들라거리니 땀이 난다
뜨거운 열기에 살갗이 따끔따끔
그래도 오히려 기분이 좋다
오늘 하루 숯가마찜질방에서 푹 쉬었다
집에 오는데 이미 눈들이 다 녹았다
북이면에 들어서니 여긴 응달엔 눈이 그대로
엄청 내려 빨리 녹지 않는 것같다
전남에선 이곳이 가장 추운 곳 같다
육추기 안 병아리를 보니 전구 하나가 나가버려 모두 나머지 전구쪽으로 몰려 있다
저런 꽤 추웠겠다
다시 전구 하나를 켜 주었다
육추기 바닥에 병아리 두 마리가 죽어 있다
한곳으로 몰려 밟혀 죽었을까?
괜히 육추기를 빨리 밖으로 꺼내 병아리를 죽였다
하우스 안에 쥐가 들락거려 쥐가 다니는 자리에 찐득이를 가져다 펼쳐 놓았다
이 녀석 다시 오기만 하면 걸려들겠지
저녁 밥 대신 고구마를 먹기로
고구마를 압력솥에 쪘다
하우스에 가보니 찐득이에 쥐가 한 마리 붙어 있다
찐득이에 붙은 먹이를 먹으려다가 잡힌 것같다
또 한 마리 걸려들게 그대로 놔두었다
고구마와 김치로 저녁을 때웠다
낮에 잘 먹어서인지 이도 충분
하루 일과 대강 정리한 뒤 잠자리로
창문을 여니 냉기가 쑥 밀려든다
눈발이 날렸는지 마당이 희끗 희끗
님이여!
우수가 지났건만 동장군에 봄이 주춤거립니다
허나 아무리 억센 꽃샘추위라도 오는 봄을 막기엔 역부족이리라
2월도 벌써 하순
이 주에도 건행하시며 기분좋은 일들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