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등산법, 과학적으로 따져봤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주부 강영옥(58)씨. 가을 단풍도 구경할 겸 모처럼 도봉산 등산길에 올랐다가 해괴한 차림의 여인을 만났다. 사이클 운동복인지 에어로빅 복인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몸에 쫙 달라붙은 옷은 ‘젊어서’ 그렇다 치자. 얼굴을 뒤덮은 복면형 마스크와 이어폰, 양손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아령 등 ‘등산 차림새’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잽을 넣으며 권투하는 폼으로 올라가는 사람, 뒤로 걸어가는 사람, 손뼉을 치며 올라가는 사람, 나무둥치를 팡팡 치며 씨름하는 사람, 별 사람들이 다 있어요.” 단풍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고, 일거양득인 가을 등산. 그런데 등산 마니아들의 갖가지 아이디어로 등장한 산행법은 과연 몸에 좋은 걸까?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소장, 일산백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양윤준 소장의 도움말로 그 효과를 분석했다.
◆ 마스크냐, 복면이냐?
여성들이 코를 비롯해 얼굴 전체를 가리게끔 쓰는 마스크는 대부분 자외선 차단용이다. 건조한 날씨에서 운동을 할 때 천식이 발생하는 사람들 또한 마스크를 쓰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보통 사람이라면 굳이 마스크를 할 필요는 없다.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거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쓰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냥 올라가는 게 가장 좋다. 좋은 공기를 코와 입, 피부로 자연스럽게 숨쉬게 하자. 모자는 너무 꾹 눌러쓰지 말자. 근육을 압박해 두통을 초래한다.
◆‘뒤로 걷기’는 5분씩 짧게 하세요
득보다 실이 많다. 뒤로 걸으면 앞으로만 걸을 때 사용하지 않는 근육과 관절을 다른 방향으로 쓸 수 있어 신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돕기는 하지만, 잘못해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 특히 산에서는! “앞으로만 걸어도 허벅지 앞뒤 근육이 함께 움직인다. 뒤로 걸을 때는 단지 허벅지 뒷근육이 먼저 움직이는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게 양윤준 소장의 설명. 운동선수들이나 환자들의 전문재활운동일 때는 필요할지 모르지만 일반인에게는 큰 효과가 없단다. 진영수 소장은 “뒤로 걷기를 하고 싶다면 ‘몸을 푼다’는 스트레칭 개념에서 30분 앞으로 걷다가 5분 뒤로 걷는 방법을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 땀복 입고 등산했다간 탈수 위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