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는 일본이 모델. 일본 후생성은 공공자치의대를 실패한 전략으로 여겨
–서남대 자리에 공공의대를 짓는다는 것은 거기 이해 관계자들 지대 추구가 아니면 설명이 안 돼
-국립의대설립법 개정해 지역 공공 의료 과정 강화, 현재의 국립대학 의대들과 병원 활용이 대안
의사 부족 문제는 서울,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가 아니라 농어촌 지역에서 심각하다. 이게 현재 논란이 되는 공공의료 문제이고, 의사 부족 문제의 본질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들에서도 정부가 머리를 싸매는 문제인데, 의사의 소득과 관련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OECD국 중에 선진국들은 몇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의료 소외 지역에 의사가 개원을 하면 수입 보전을 위해 개원비를 지원하든지, 경영 보조금을 지급하든지 하는 방법들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의과 대학에서 지역 의사로 일하겠다는 이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위탁교육을 하는 제도다.
현재, 이러한 제도들이 효과를 보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것이 2013년 서울대 의대의 연구 결과다. 다만 확실한 사례는 일본의 경우이다. 지자체의 보조로 자치의대가 설립되어 지역 의료인을 양성하는 기관이 있는데, 그 평가는 처참하게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공공의대가 바로 이 실패한 일본의 공공 자치의대 케이스다. 일본 자치의대는 일단 2급이라는 인식이 지역민들에게도 존재해서 환자 선호가 떨어지고, 자치의대를 통해 배출된 의사들에 대한 지역고정은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의사나 지역민 모두에게 지역 공공의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일본 후생성은 자치의대를 실패한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 서울대 의대의 2013년 보고서 내용이다.
대안이 있다면 선진국들처럼 의료 소외 지역에 의사가 개원할 때 정부가 수입을 보전해 주는 방법이다. 문제는 의사가 자기 직업적 양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결국 자본주의 시장 방식이 아니라 비경제적 기초를 가진 지역 커뮤니티나 교회, 사찰과 같은 단체들이 자발성에 의한 후원과 의사 개인의 소명 의식에 의한 봉사로 해결될 수 밖에 없다.
전북 남원과 충남 아산에 있던 서남대 자리에 지역 의료를 위해 공공의대를 짓는다는 건 정말이지 쓸모없는 발상이다. 거기 이해 관계자들의 지대 추구가 아니면 설명이 안된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2015년에 제안한 대로 현행 국립의대설립법을 개정하여 지역 공공 의료 과정을 강화하고 현재 국립대학의 의대들과 병원을 활용하는 것이 그나마 대안이라면 대안일 것이다.
결국 지역의 의료 소외 문제는 지방자치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그리고 지방 경제가 얼마나 충실하게 발전할 수 있느냐가 결정한다. 지방자치 차원에서 지역 공공의료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고, 국가 전체의 경제 성장이 결국 낙수효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1) 의료 소외 지역에 양질의 의료를 공급하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이런 방식 외에는 없다. 지역 고정, 공무원 공공의를 배출한다는 건,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영한다. 사물의 본성이다.
덧 2) 공무원 의사를 배출하겠다는 공공의대는 단언컨대, 자기 의대의 저질 의사들만이 아니라, 다른 의대의 교육 수준도 저하시키게 된다. 이유는 공공의대가 정책상 필요한, 그래서 의사 배출 목표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국가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공공의대에서는 의사고시 합격만을 위한 교육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일종의 검정고시 학원 같이 되어 버린다는 이야기다.
덧 3) 지역 보건소 공직의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봉급은 적어서 마치 사회적 약자처럼 언급하는 것도 사실, 현실과는 좀 안 맞는 이야기다. 보건소 소장님들은 남부럽지 않은 자율 의료를 시행하며 로컬에서 유력한 여론 메이커이자, 지역 병원들에 대해 갑 오브 갑임. 마음만 먹으면 관할 내 아무리 큰 종합병원도 한 순간 깨깽시킬 수 있음. 그렇지 않은 양심적 보건소장들이 더 많을 뿐.
덧 4) 의료를 시장에 맡기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한국의 의료 서비스 중에 시장 원리에 맡겨서 망한 사례를 혹시 하나라도 드실 수 있는지요. 성형, 라식, 임플란트…이 분야들은 대표적인 한국 시장원리 의료 서비스인데 망한 건가요? 공공에 맡겨서 망한 사례는 부지기수로 나옵니다만. 대표적인 것이 산부인과, 심장외과…
중국, 러시아의 공공 의료는 왜 망했나. 의료 기술이 낮아서인가? 우주 기술도 개발하는 나라가, 이런 나라가 의료 기술이 부족해 공공의료가 망하겠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