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9월 6일 癸酉일 금요일
1. 노보살님 한분이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전에 몇 번 뵈었는데 안본사이에 고생을 하셨다면서 힘이 많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걷는 것도 겨우 걸으셨으니까요.
나이가 많아질수록 운동은 꼭 하셔야 합니다.
운동을 안한 상태에선 감기라도 한번 들면 한방에 허약해질 수 있습니다.
황룡사에서 기제사를 몇 번 지내셨는데 이제 당신도 몸도 편치 않으니 회향하고 싶어하시네요.
요즘엔 정말 그런분이 많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 기일을 챙기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고 미래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우리나라 제사 문화가 복잡한 탓에 오히려 기일에 추모하는 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형식이 오히려 인간성을 파괴하는 참사를 불러오는 중입니다.
제사는 안지내도 되지만 기일에 추모하는 일은 꼭 했으면 합니다.
이번 기일을 마지막으로 제사는 안모시고 영구위해를 모시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제사는 천도재로 하라고 권했는데 잘 알아 들으셨는지 모르겠네요.
2. 영구위패 비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영구위패를 모시면 지장재일마다 축원해드리며 재를 모시는데요, 제가 직접 다 축원하려니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복위자나 관계를 빼고 이름만 축원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영구위패가 많아지는 것이 부담스럽네요.
영구위패 가격을 낮게 책정했던 이유는 황룡사에 자주 오는 우리 신도분들을 위해 그런 것인데 한번 오지도 않고 영구위패만 올리면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절에 오면 부처님도 친견하지만 위패단에 조상님께서 인사도 드리라고 영구위패단을 만든 것입니다.
큰절이나 공찰에서는 영구위패를 잘 안모십니다. 공찰은 주지가 계속 바뀌는데 바뀌는 주지마다 영구위패를 책임지고 모시게 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에 안하는 것이 맞습니다.
황룡사처럼 제가 이십년 이상은 있을 수 있고 또, 혹 제 후임자(언제가 될지 모르지만)도 원력이 있을 수 있으니 오래도록 영구위패를 잘 모실 수 있습니다.
3. 오늘 산행은 14명이 갔습니다.
이제 산에 같이 다닌지 꼭 한달이 되었네요. 산만큼 운동에 좋은 장소는 없는거 같아요.
일단 공기가 너무 좋습니다. 강변을 걷거나 헬쓰장 같은 곳은 공기가 보장이 안됩니다.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라도 산에는 나무들이 있으니 많이 정화됩니다.
산에 계속 다니게 되니 오르막은 한번씩 뛸 때도 있는데요, 그러면 숨을 완전 몰아쉬게 됩니다.
이렇게 몰아쉬게 될 때 ‘여기가 산이라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폐활량이 적은 사람은 산에 오를 때 너무 힘들어하고
하체가 부실한 사람은 내려갈 때 힘들어합니다.
내려갈 땐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무게를 다리가 지탱하게 되니 무릅에 충격이 가는데다 하체에 힘이 없으면 내려가면서 고생하게 됩니다.
아무리 하체가 튼튼해도 내려갈 때 뛰거나 빠르게 내려가면 무릅 관절이 금방 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르막은 빨리 올라가도 그렇게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죠.
그러니 하체가 튼튼해도 절대 빨리 내려가서는 안됩니다.
4. 사시불공 땐 수남보살님네 천도기도를 해 드렸습니다.
보살님께서 시집 집안에 단명이 좀 있다면서 걱정하시길래 천도기도를 권해드렸죠.
다른 때보다 금강경 강의를 더 길게 해드렸고 금강경도 2편을 독송해드렸죠.
그래서 기도가 오후 1시에 끝났습니다.
오늘은 이월성 영가님의 2재이기도 해서 오후에도 재를 모셨습니다.
재 모시고 북카페에 앉아 있는데 도은보살님이 오더니 ‘괜찮냐’고 물으십니다. 보살님들이 다 걱정하신답니다.
제가 오늘 새벽에 일어나니 목이 아프더라구요, 선풍기를 3단으로 켜놓고 잤더라구요, 목이 많이 아팠는데 물을 좀 먹으니 좀 괜찮았습니다. 그러고 법당에 가니 기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잔기침 정도로...
한유정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내일이 발인이라네요.
내일이 토요일이라 그때가면 좋겠는데 내일 아침에 발인이니 지금 갈 수밖에요.
사실 오늘 조지흥 거사님께 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계속 걸렸습니다.
거사님은 이번에 포교사 품수를 받으신 분인데 어제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했거든요. 장례식장이 강원도 정선이라 갈 수가 없었습니다.
5. 오후 4시가 넘어 연락을 받았으니 지금 절에 있는 사람끼리라도 가야죠.
칠보당보살님과 송봉관거사님은 연락하니 바로 오셨습니다. 뭐 늘 스텐바이 되어 있는 원력보살들입니다. 자리에 있던 고경주*박나원*이도은 이렇게 여섯이서 시달림을 갔습니다.
장례식장에 가니 해군복을 입은 윤호가 있었고 낯익은 거사님과 둘째아들 민석이가 있습니다.
구윤호와 구민석 이 두청년은 황룡사 어린이 법회에 몇 번 다녔었죠.
오래 다니길 바랬지만 적응을 못하고 안다니더라구요.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얘들을 초등학생 때 봤었는데요,..ㅋ 이젠 성인입니다.
어머님은 81세셨습니다. 암투병 중이었는데 갑자기 폐혈증으로 돌아가셔서 건강하시다가 며칠만에 돌아가시니 가족들이 다 충격이겠더라구요.
기도를 잘 해드려야겠습니다.
요즘 우리 절에 암투병중에 갑자기 돌아가신분이 세분이나 됩니다.
이경화*김태기*장화자 영가님들...뭐죠?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님 진짜 의료대란이라서 돌아가시는 분이 정말 많아진걸까요?
요즘은 절대 아프면 안됩니다. 병원가도 치료 못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상희보살님 따님도 지금 매우 아프다는데 빨리 나아서 절에 다니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