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9월 8일 乙亥일 일요일
1. 새벽에 감포 앞바다는 아직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 약간 끈적했죠.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고 구름이 깊게 끼어서 기도하기는 좋았습니다.
일출을 보면서 기도하면 좋지만 그러면 햇빛이 강하니 장단점이 있습니다.
바람도 안불어 해변이 더없이 좋은 법당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신나게 기도해야죠.
2. 새벽 3시 20분쯤 떡방으로 향했습니다. 방생은 05시에 가니까 떡을 일찍 시작해야죠.
제가 떡을 가루내서 반죽한 후 찌면 4시쯤 보살님들이 오셔서 포장해주십니다.
오늘은 500조각정도 만들었습니다.
만들면서 조금씩 떼어 먹었는데요, 예전엔 아침을 안먹어도 방생 때 힘들지 않았는데 나이 먹어서 그런지 허기가 지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떡을 먹어두면 든든합니다.
떡 하면서 먹는 떡이 또 맛있거든요.
3. 방생을 하고는 돌아와서 작업할 것이 있어 북카페에 앉아 있으니 9시쯤 아이둘과 부모님 4인가족이 들어옵니다. 오늘 어린이 법회에 참여코자 처음 오시는 분인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3층에 올라가면 된다고 알려주고는 부모는 내려 오시라고해서 상담을 했죠.
가족상담에는 생년월일 보고 이야기 하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타고난 성향과 현재의 상황 등 많은 정보가 있으니 그것을 바탕으로 상담하면 부모도 아이가 왜 그런지 이해하게 됩니다. 주찬이, 동빈이 그리고 부모까지 다 이야기 했죠. 그렇게 상담했는데 12시 명상법회할 때 아이들이 안보이더라구요, 뭔가 마음이 안들어서 일찍 가버렸나 걱정 되었습니다.
아이 한명 한명이 귀한 시대다보니 절에 오는 아이들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10시 반쯤엔 다온이 부모가 오셨길래 상담했습니다. 지난주에 처음 와서 그때도 상담했는데 그때는 아이만 봤고 오늘은 부모 두분을 봤습니다.
오후엔 연우*연재 엄마와 상담했는데 연우가 너무 태평이라서 몰아붙여야는지 아니면 그랬다가 상처만 받게 되는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고 하셔서 답을 드렸죠.
연우*연제가 온지도 7~8년은 된거 같네요, 단정하고 고와서 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었죠.
아이가 너무 어리면 중고생들이 아이를 끼고 놀아주는데 그 모습이 참 아름답죠.
4. 오후 2시쯤엔 자모들을 위한 법회를 북카페에서 했습니다.
예전엔 10시반~50분 사이에 한적이 있었는데 한동안 안하다가 지난주부터 오후에 하게 된 것입니다. 오전에 하면 엄마들이 많은데 오후에 하니까 몇 명밖에 없어 옆에 앉아계신 부모님들까지 앉으라해서 같이 했습니다.
법회 시간은 20분밖에 하지 않아서 너무 짧았나 싶었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해서 참 다행이죠.
5. 오늘은 유영석 영가님의 6재, 이경화 영가님의 5재일입니다. 기제사도 있지만 기제사엔 제가 참여치 않고 도성스님이 기도해 주십니다. 사시불공에 들어가서 영가법문 겸, 일요일이니 일요법회로 금강경을 강의했습니다.
오후 4시 쯤 상희보살님이 오셔서 따님이 위독하다고 어쩔 줄 몰라하십니다. 도성스님께 부탁드려서 법당에서 같이 기도해드리도록 했는데요, 나중엔 프라다와 채복보살도 오셔서 밤새 기도하셨습니다. 정말 부처님께서 가피를 주셔야 할 듯합니다.
6. 진윤희 보살님의 아들 가족은 호주에 살고 있는데요, 4인가족이 다 절에 왔습니다.
아들 상담은 몇 번 하셔서 알고는 있는데 얼굴보고 이야기는 처음입니다.
제가 먼저 ‘이곳에 와 앉으라’고 했죠.
오후 4시가 넘었으니 저도 녹초가 될만도 했지만 그래도 상담을 진행했죠.
멀리서 울산으로 부모 찾아온 자식들을 절에 데리고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와 상담하여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