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준 선생님(고 장준하 선생의 아들)
‘나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 할 것입니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을 한국에서 호스트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승합차로 아이들을 픽업해서 호스트 가정으로 데려다 주려고 고속도로를 운전해 가고 있는데, 깔깔거리며 떠들던 아이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자기들 끼리 뭐라 하며 내 눈치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하는 걱정도 했지만 뭐 별일 아니겠지 하고 운전을 하며 가는데 점점 더 아이들이 불안한 기색으로 운전석 계기판을 힘끔 힐끔 처다 보며 수근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왜? 뭐 필요 한 것이 있니?” 하고 물어 봤더니 아이들 중 한 아이가
“지금 100마일로 운전하고 있는 거예요?”하며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속도 단위가 mile(마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속도계 바늘이 100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마일단위로 생각 했던 것입니다.
시속 100마일이면 시속 160킬로미터라는 것인데...
그러니 불안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중부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110km 였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그러니 마일 단위로 하면 68mile, 미국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대부분 65마일입니다.)
단위라는 것이 있고 그 단위를 잘못 알고 있으면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마치 시속 100키로미터로 달리는 차안에서 시속 100마일로 달리고 있다는 혼란에 빠져 불안에 떨어야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에게도 단위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어쩌면 ‘자격’ ‘자질’ ‘능력’ 또는 ‘급’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를 ‘스쿨버스 운전사’라는 단위에 재어 보면 최상위급입니다.
어디서도 나 만한 스쿨버스
운전사는 찾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지역의 모든 도로를 머릿속에 그려 두고 있고, 아이들 이름은 물론 부모들까지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든 어떤 노선이든 전혀 문제되지 않게 운행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내가 하는 말이라면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서 거의 다 들어 줍니다.
물론 '자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습니다. ㅎㅎ
하지만 나를 ‘목사’라는 단위로 재어 보면 그저 한없이 부끄러워 감히 고개를 들 수 없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나 스스로 ‘목사’라고 부르지 못하고 그저 ‘삯꾼’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윤석열을 검사라는 단위로 재어 보면 (그 과정이 어찌 되었든) 검찰총장까지 했다고 하니 최상위급이었던 것은 부정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라는 단위로 재어 보면 그저 후미진 골목의 양아치 정도만도 못한 것입니다.
아니 감히 대통령 후보라는 단위로 잴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혹자는 좋은 소리로 ‘어퍼컷 유세’라고 치켜세워 준다 하더라도 저 짓거리는 그저 ‘엿 먹어라’ 하는 욕인 것을 제 스스로도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저 지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잘못된 단위로 스스로를 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런 단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가 ‘mile’인지 ‘km’인지도 모른 채 국가를 운전한다면 결국 그 끝은 파멸이 될 것임이 너무도 분명히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윤석열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래서,
나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 할 것입니다.
삯꾼 장호준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
https://www.youtube.com/watch?v=ZLNtA01VylU
하늘은 흐릿해도
붉은 단풍나무가지 끝이 불그레
봄은 이미 숨어들었다
여명 오르기 전 샛별이 먼저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다워 잠한숨 더 자려다 일어났다
이리 좋은 아침
한바탕 걸어야지
아직은 어둑어둑
그래도 동쪽 하늘이 불그레진다
초롱이던 샛별은 점점 빛을 잃어간다
영하권이라 추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역시 봄인가 보다
청둥오리 4마리가 조양천에서 날아간다
그 많던 청둥오리들은 이미 북으로 떠났나 보다
먹이감을 찾는지 솔뫼 한 마리 조양뜰을 배회
오늘따라 참새 한 마리 보이질 않는다
저 녀석 때문일까?
덕실교 앞에서 되돌아섰다
아직도 몸이 묵직
억지로 무리할 필요 있을까?
그래도 걷고 나니 기분은 좋다
닭장에 들러 기러기 모이
어미 기러기가 한쪽에만 웅크리고 있다
새끼들도 모두 그 옆에
어제 준 모이와 물은 먹었는지 별로 없다
다시 모이와 물을 주었다
며칠만 더 꽃샘추위 참으면 걱정 없을 것같은데...
알을 품고 있던 기러기가 나와 버린다
기러기는 진득하게 알을 품지 않는다
들락날락 하면서 스스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같다
새끼가 부화되어 나올 때쯤이면 며칠 동안은 꼼짝 하지 않고 품어준다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겠지
개들과 오골계도 먹이를 주었다
오골계는 어제 오후에도 모이를 주었는데 한톨도 남지 않았다
알도 낳지 않는 녀석들 그렇게 많이 먹나?
혹 쥐들이 먹어치우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오늘은 더 많이 주었다
육추기 안의 병아리에겐 물과 모이를 주었다
20여마리 정도라 물을 많이 먹는 것같다
이 주만 지나면 하우스 안 병아리장으로 옮겨야겠다
쥐찐득이를 용케도 비켜가 보릿겨를 먹어 치웠다
안되겠어 찐득이를 보릿겨 가까이 가져다 놓았다
하우스안 병아리장에 넣어둔 기러기 세 마리를 잡아 포대에 담았다
미안하지만 너흰 오늘 바둑 모임 회식용으로 희생해야겠다
얼른 밥 한 한술 먹고 황룡 대춘 닭집으로
집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기러기 손질하는 사이 읍내 목욕탕에나 다녀 오자고
기러기 손질을 맡겼다
손질해 탕 끓일 수 있도록 토막내어 달라니 토막은 낼 수 없단다
기러기 뼈가 너무 억세 칼날이 상한다고
아무렴 그렇게 억셀까?
별 수 없지
그럼 가슴살만 발라 달라했다
기러기 가슴살 육회도 맛있다
기러기를 처음 먹어 본다고 하니 육회 맛도 보여주면 좋겠다
읍내 목욕탕으로
이발한 지가 한달이 넘어 머리가 보기 삻다
이발과 염색을 하고 나니 그런대로
항상 깔끔해야한다고 생각만 하지 실천이 잘 안된다
몸무게가 그대로
2-3키로만 빠지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쉬 빠지질 않는다
자주 식사를 거르지만 매일 마시는 막걸리가 살을 찌게 하나?
집사람은 진즉 나와 기다리고 있다
대촌 닭집에 가니 손질해 비닐봉지에 담아 놓았다
암기러기라 손질하는데 한 마리에 6000원만 달란다
고맙다
내 하지 못하는 것을 이렇게 해주니
집사람이 읍내에서 짜장이나 먹고 가잔다
오늘 김가네 식당에 기러기 요리해달라고 부탁해야하니까 거기서 점심 하자고
기러기만 가져다 주면 좀 그럴것같다
집사람도 마지못해 그러잔다
김가네 가니 손님이 가득
손질한 기러길 주며 저녁식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걱정하시지 말란다
그래 여기 음식은 맛있으니 내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같다
감자탕을 시켰다
양을 많이도 준다
둘이서 다 먹지 못하겠다
난 여기에 막걸리 한병까지
안주 좋으니 한잔 해야지
맛있게 잘 먹었다
음식이 남길래 포장해 달라고
한끼 더 먹어도 좋겠다
돼지뼈는 가져와 뻥이와 강돌이에게
녀석들 잘도 먹는다
집사람이 민승이에게 전화해 본다
점심 먹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고
손주들이 너무 보고 싶단다
그럼 가서 보고 오라니 작은애에게 전화해 본다
애들이 집에 있다며 다녀가라니 얼른 준비하고 나선다
손주들 안본지가 꽤 오래되니 눈에 삼삼하리라
난 오후에 모임있어 집사람만 갔다
막 낮잠 한숨 하려는데 조사장 전화
별 일 없으면 바둑휴게소에 나오시란다
재봉동생에게 전화해 보니 사거리 나가 있단다
차가 없으니 안되겠다
택시타고 가야하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택시를 부르니 10분후에 오겠다고
기다리기 지루하여 집을 나섰다
동네 입구에서 부른 택시를 만났다
나와 같이 이장 하시던 김기사
우리 마을이 올부터 100원 택시를 탈 수 있단다
100원 택시란 마을에서 면까지 택시를 불러 타고 갈 때 본인이 100원만 내는 제도
버스 정류장이 먼 마을에 농천복지를 위해 시행하고 있다
예전엔 정류장에서 마을 회관까지 1000미터 이상 되면 100원 택시 혜택을 주었는데 올부턴 800미터로 바뀌었단다
우리 마을은 800미터가 넘어 해당 된다고
우리마을에 거주하는 모든 분께 일주일에 4장의 티켓이 나온단다
그럼 그걸 가지고 서로 협력해 부르면 한달은 충분히 쓸거라고
참으로 좋은 제도다
시골엔 이런 복지가 많아야한다
바둑휴게소에 가니 이미 몇분이 바둑을 두고 있다
재봉동생도 바로 나왔길래 조사장과 두라고
난 덕산아재와 한판
일곱점 바둑이지만 내가 한판 두어주는 걸 좋아하신다
슬슬 몰아 집으로 이기려고
받는 방법을 잘 몰라 엉뚱한 수가 많다
그걸 추궁하며 집을 지어가니 내집이 훨 크다
도저히 못이기겠단다
지금은 어쩔 수 없겠지
기리를 알아야 두는 방법이 달라지리라
덕산아재와 진산동생이 두라고
덕산아재가 두어점 놓지만 서로 비슷할 듯
진산동생이 자기 동네 일석 동생을 데리고 왔다
일석동생도 진산이와 비슷하게 둔단다
그래 동호인이 한분이라도 더 늘면 좋겠지
재봉동생과 한판
패를 걸어 승기를 잡았다 여겼는데 백의 역습에 속수무책
참 어리석게 져 버렸다
김사범님과 장사장 승훈동생 권이장등
회원들이 거의 모였다
김샘 송별을 하려했는데 오늘 저녁 이삿짐 옮기느라 참석이 어렵다고
좀 서운하다
그래도 자기 일이 바쁘니 어쩔 수 없지
조사장과 한수
초반 정석이 잘못되어 백의 비세
간신히 패를 만들어 냈지만 팻감이 없어 꼬리만 살아나려 하니 그도 안된다며 잡으러 들다 흑이 역습을 당해 백이 살아 버리니 막상막하
중앙 싸움에서 다시 흑의 착각으로 대마를 잡아 버리니 손든다
내용상으론 내가 아주 잘못 두었는데 흑이 스스로 자멸해 버린 꼴이 되었다
끝까지 우세를 지킨다는게 참 어렵다
집사람에게 전화
손주들과 놀다가 집에 도착했단다
너무 즐거웠다고
이번주 일요일엔 손주들 데리고 집에 온다 했단다
모두 바르고 튼튼하게 자랐음 좋겠다
모두 김가네로
함께하는 즐거움이 모두들 좋단다
그래 빨리 방역이 풀렸음 좋겠다
기러기가 이리 담백한 줄 몰랐단다
오리나 닭과는 완전 맛이 다르다고
모두들 맛있게 드시니 나도 즐겁다
편바둑 한판만 더하고 가잔다
술이 몽땅인데...
그래도 정신차리고 두어 보아야지
김사장과 한판
가벼운 상대인데 중반 들어서며 수를 잘못 읽어 꼬였다
술이 얼큰하니까 끝까지 수 읽기가 안된다
도중에 포기하고 안되겠다며 돌을 던졌다
다시들 한판 둔다는데 난 먼저 들어가겠다고
차가 없다니 장사장이 집까지
항상 고맙다
집에 오니 8시가 다 되간다
대충 정리하고 바로 잠자리로
술이 은근히 취한다
밤사이 눈발 날렸는지
마당이 희끗희끗
꽃샘추위가 꽤 오래간다
님이여!
아무리 매서운 꽃샘추위라도 오는 봄을 막을 수 없으리라
오늘도님의 주위엔 훈훈한 봄의 향기 넘쳐 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