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벨기에라는 나라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관광을 하기에는 상당히 괜찮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맥주와 와플, 초콜릿, 멋진 중세 성당들
그리고 프랑스 못지 않은 맛있는 요리들,
특히 홍합요리와 맛있는 감자튀김등...
나라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인지
아기자기하고 돌아다니기가 편해
여자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ㅜㅜ
출장을 가면 주로 브뤼셀에 머무르지만
시간이 날 때 마다
브뤼헤나 안트베르펜 (앤트워프)에 자주 들릅니다.
안트베르펜은 패션이나 보석등으로 유명하고
브뤼헤는 예전 플란데런 (플랑드르) 백국의 수도였으며
한자 동맹으로 인해 최고의 번영을 이루었던 도시죠.
저는 특히 브뤼헤를 좋아합니다.
굉장히 고풍스럽고 편안한 도시이며
브뤼셀 센트럴역에서
기차로 1시간30분-2시간 거리밖에 안 되기에
접근성도 좋기 때문이죠.
브뤼헤를 가면 브뤼헤 시립미술관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캄비세스 재판’이라는 그림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보셨을 만한 그림이라 생각되네요.
(왼쪽)
(오른쪽)
이 그림은 15세기 브뤼헤에서 활동을 하던
제라르 다비드라는 화가의 작품인데
예술적 가치보다는 꽤 상징적인 그림입니다.
원래는 브뤼헤 시당국의
시청 시의회 상원집무실 패넬화로 주문이 되었고
주문당시 주제는 공정한 재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언급한 대로 시립미술관에서
소장을 하고 있고요.
그림을 주문 받고
제라르는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나오는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두 번째 왕인
캄비세스왕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캄비세스 왕은 재판관인 시삼네스가 뇌물을 받고
공정하지 않은 재판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체포하여 재판을 하고 판결을 내립니다.
형벌은 박피형이였습니다.
시삼네스의 살가죽을 벗겨 죽인 후
그의 아들 오타네스를 재판관으로 임명한 후
그 살가죽을 의자에 깔고 재판업무를 하라는 것이었죠.
첫 번째 그림은
시삼네스가 체포되는 장면을 그린 것이고
두 번째 그림은 형벌을 받는 장면이며 유명한 그림이죠.
아마도 이 그림을 보면서
당시 재판관들에게 각성하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그림에서
개인적으로 형벌 장면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뒷배경에 아들 오타네스가 앉아 있는
의자 위에 휘장 같이 걸려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버지 시삼네스의 살가죽이죠.
“부정을 행하지 말고 공평한 재판을 하라.
만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아버지가 살가죽이 벗겨진 형벌을 받은 것처럼
당신도 그렇게 될 것이다.
매일같이 아버지의 살가죽 위에 앉아
아버지가 받은 고통을 생각하라.”
이런 의미였다고 합니다.
유럽의 수 많은 시청사 앞에는
유스티치아의 동상이 있습니다.
저울과 검을 들고 공정을 기하기 위해
눈을 띠로 묶은 모습이죠.
검은 법의 어려움과
사법의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고
저울은 법의 공정함과 공평함을 상징하며
눈을 띠로 가린 것은
선입견이 없음을 상징한다는 거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참 간단한건데 말이죠.
그냥 정의로운 재판을 하라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 봅니다.
뇌물뿐만 아니라 정의롭지 않은 사상과 이념
그리고 그것을 요구하는 권력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그런 신념을 찾기란 정말 어려운 건지...
씁쓸함만 가득한 요즈음이라
주저리 주저리 써 봤습니다.
첫댓글 굉장히 공감가는 그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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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근데 벨기에 인종차별 심하다던데 여행할때는 괜찮나요??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데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은 없습니다. 케이스바이케이스겠죠.
맛있는 음식, 아기자기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기엔 괜찮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판사도 판사지만 검찰을 전수 조사 해서 해당 법을 적용시키는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