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그 신세계 안으로 들어가 보자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보자. 메타버스의 세계에 들어가려면 그 창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인 ‘제페토’와 ‘게더타운’ 등을 통해야 한다. 네이버에서 개발한 ‘제페토’는 전세계 2억 명이 사용 중이며, 미국 회사 ‘게더’가 개발한 ‘게더타운’은 1,000만 명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타버스는 ‘다음’ 혹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혹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초월 세계’ 또는 ‘가상 우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보통 ‘메타버스’는 ‘현실을 초월하는 세계’로 이해한다. 현실을 초월한다는 의미는 다름 아니라 메타버스에서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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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더타운 홈페이지 무료 체험할 수 있는 가상 공간들(왼쪽부터 회사, 이벤트, 사회 경험, 사진 2) |
일반인들에게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가상현실은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현실처럼 그래픽을 구현하는 기술인 반면에(예, 실제 건물 높이를 재는 컴퓨터 그래픽 첨가),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예, 강릉 같은 어떤 실재 장소에 포켓몬이 등장). 한마디로, 메타버스는 비록 인터넷을 기반으로 설계되지만, 인터넷과 또 다른 가상 공간의 세계다.
이런 점에서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로 구현되는 메타버스는 컴퓨터 게임과 같게 인식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메타버스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진입장벽을 낮춘 프로그램이 있는데 바로 게더타운(gather.town)이다.
게더(gather)가 개발한 게더타운은 메타버스 속에서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화상회의 플랫폼이다(사진 1. 게더타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용자들은 마치 게임을 하듯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아바타)를 활용하여 업무를 보고, 자신만의 공간도 꾸밀 수 있다. 물론 줌(Zoom), 구글 미트(Google Meets) 같은 기존 화상회의 앱처럼 다른 캐릭터(아바타)와 채팅을 하거나 화상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여러 명이 함께 하는 회의도 가능하다. 기존 화상회의 프로그램과의 차이는 ‘가상 공간’에 모여 회의를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기존 화상회의 프로그램은 화상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의 얼굴 화면만 나오게 되어 있었지만, 게더타운은 그보다는 캐릭터(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 공간’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한다.
이 ‘가상 공간’은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사진이나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만들어 놓은 공간으로 실제 존재하는 장소일 수도 있고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공간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게더타운은 메타버스 기반의 온라인 화상회의 솔루션이라고 부를 수 있다. 시공간에 상관없이 가상 공간 안에서 화상회의와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게더타운은 교회 사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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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문화교육원 게더타운 메인 화면 모습(사진 4) |
다만 게더타운은 2차원적인 그래픽 기반의 캐릭터(아바타)로 인하여 2000년대 초반의 싸이월드 아바타를 떠올리게 하여 향수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 캐릭터(아바타)는 키보드 방향키(혹은 자판 adws, 좌우상하)로 단순하게 움직이거나 핸드폰에서는 움직임 조작이 단순하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게더타운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또한 ‘25명까지 무료 이용’이 가능하기에 교회나 직장, 학교에서 메타버스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끼리 모여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 접속하려 할 때 교회든, 직장이든, 학교와 관련된 어떤 가상 공간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화상회의 앱과는 다르다. 이런 가상 공간 제작을 위해서 사용자는 개인의 맵 제작을 해야 한다[어떤 공간을 만들고 룸과 벽, 마루 등을 셋팅하고 그 안에 여러 물건(오브젝트)들을 만들어 넣어야 한다]. 이러한 맵 제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용자를 위해서 게더타운은 회사(workplace)나 소풍과 같은 이벤트(event), 사회 경험(social experiences) 세 가지 중 하나를 골라 무료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사진 2. 게더타운 홈페이지 무료 체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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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화면에서 가이사랴로 이동하는 모습(사진 5) |
그런 기본 가상 공간이 있어도 그 공간을 꾸미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다시 말하면 나만의 가상 공간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수고를 한다면 게더타운 내에 자신만의 공간(회사 사무실, 도서관, 음악감상실, 사진관 등)을 멋지게 만들어 다른 사람을 초대하고 교제를 나눌 수 있다. 이 점이 게더타운의 매력이다. 또한 게더타운 캐릭터(아바타)는 단순한 이동하는 장기판 위의 말과 같은 존재만은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자판 Z를 누르면 캐릭터(아바타)가 춤을 춘다.
메타버스 게더타운을 이제 직접 체험해 보자. 게더타운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먼저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노트북, 핸드폰)에 게더타운(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데스크탑 컴퓨터인 경우 화상캠과 마이크가 달린 헤드폰 혹은 이어폰이 필요하다. 프로그램 설치 후 로그인을 한다. 로그인 후 자신의 캐릭터(아바타)의 머리모양과 의상, 악세사리 등을 정하고 꾸민다(사진 3). 그리고 그 캐릭터(아바타)의 이름을 정해서 입력하면 그게 나의 캐릭터(아바타)가 된다. 소위 부캐(부가적 캐릭터)의 탄생이다. 그리고 카메라와 마이크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면 게더타운에 접속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 2월 18일 성서문화교육원(원장 박용우 박사, IBC)의 게더타운에 초대를 받아서 메타버스를 체험해봤다. 체험 후 게더타운 홈페이지에서 검색해 봤더니 검색이 안 되어 접속할 수는 없었다. 게더타운 홈페이지에서 직접 검색해서 그 공간에 아무렇게나 들어갈 수는 없고 초대 링크를 받아서 접속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체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단점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아무리 가상공간이라고 하더라도 나만의, 혹은 우리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무단침입을 방지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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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접속 위해 자판 X 누르라는 안내(사진 7) |
성서문화교육원(IBC)의 게더타운 메인 화면 위쪽에는 다리오 왕궁, Panthenon, Collosseum, 콘스타티노플로 이동할 수 있는 화살표시가 있다(사진 4). 이처럼 화살표시를 통해서 메인 화면 오른 쪽에서는 에베소와 고린도, KCCA휴게소로, 왼쪽에서는 다소와 가이사랴, 팔복산(Mensa Christi)로, 아래쪽에는 대강당과 예루살렘으로 오갈 수 있다. 키보드 방향키로 캐릭터(아바타)를 움직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가고자 하는 지점을 두 번 클릭하면 그곳으로 바로 이동한다.
기자는 메인 화면 왼쪽에 있는 ‘가이사랴’로 이동했다(사진 5). 가이사랴로 이동하면 드론으로 촬영한 가이사랴 사진에 기반한 가상 공간이 나온다(사진 6). 마치 이스라엘 가이사랴에 진짜로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공간이다. 가상 공간에 있는 게시판에 접근하면 ‘Press X to interact’라는 창이 뜬다(사진 7). 어떤 기능이 있는 걸까? 키보드 자판 X를 누르니 가이사랴를 3D로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사진 8). 그 옆의 게시판에서는 가이사랴 걷기 360도 VR(Vertual Reality, 가상현실)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서 체험할 수 있게 해 놨다(사진 9). 또 다른 게시판에서는 가이사랴를 드론으로 찍은 VR 사진을 볼 수 있었다(사진 10).
이와 같이 게더타운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진과 영상으로 가상 공간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가상 공간 안에서 여러 자료들을 쉽게 접속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에서 3D와 VR을 통해 가이샤라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게더타운은 성지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성도들에게는 무척 매력적인 가상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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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사랴 걷기 360도 VR 영상 시청이 가능한 모습(사진 9) |
가상 현실을 통해서 성지라는 신세계가 펼쳐진다고 느꼈다. 기존 SNS(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홈페이지나 계정에 접속해 단순하게 게시물을 감상을 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게더타운은 캐릭터(아바타)가 실제 가상 공간에 들어가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다만 현재의 메타버스는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의 혼합 형태지 완벽한 메타버스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이사랴처럼 성서문화교육원 메인 화면 밑에 있는 예루살렘으로 이동하면 여러 영상을 통해 예루살렘 통곡의 벽도 관람할 수 있다. 왼쪽의 팔복산에는 팔복교회, 다소는 다소의 사진에 기반한 가상공간이 나온다. 오른쪽에서는 고린도와 에베소의 유적과 관련된 자료를 체험할 수 있다. 위쪽의 콘스탄티노플, 콜로세움(원형경기장), 판테논, 다리우스 궁전 역시 가상 공간 안에서 여러 영상 자료를 볼 수 있다. 이렇듯 성서문화교육원의 게더타운은 성지와 관련한 자료들을 풍성하게 제공하고 있어 성지 답사를 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며, 진짜 성지 답사를 떠나고 싶은 마음도 생기게 한다.
이런 점에서 게더타운은 교회 사역의 새로운 영역을 제공하고 확장시켜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교회 예배당에 직접 오기 힘들어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성도를 가상 공간으로 초대하고 미리 교회를 체험하게 할 수 있다. 또한 25명 이하일 경우 예배나 성경공부 등을 진행할 때 줌(Zoom)과 달리 시간 상 제약도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교회가 메타버스 게더타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은 여러 가지다. 게더타운 안에 예배당과 소그룹방, 친교실, 성지답사공간, 성경공부방, 기도실 등의 가상공간을 만들어 놓고 관심있는 캐릭터(아바타)가 언제든지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가거나 체험하게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을 손쉽게 초대하고 기독교 관련 정보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기반의 게더타운의 유용성은 크다. 또한 게임 캐릭터(아바타)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에 연세가 많거나 컴퓨터 작동을 힘들어하는 사람도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크다.
다만 게더타운에는 가능성과 유용성,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글 매뉴얼 부재로 인한 불편함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상 공간 내 폭력’도 우려되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게더타운 안에서 모임을 준비할 때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대비책이나 기본적인 에티켓 규정 논의도 필요하다.
기자가 게더타운을 체험해 보니 메타버스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러므로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화두에 두려워하거나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게더타운 무료체험을 통해서 메타버스를 직접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8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