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신반5일장

[돈만다케]

의령 신반5일장

"와 이리 비싸노". "이라모(이렇게 비싸면) 안 살란다".
"하이고 할매, 안된다카이. 500원만 더 내 보소".

의령군 의령읍 서동 일원에 넓게 터를 잡고 있는 의령장(3-8일)이 열리는 날이면 

여느 시골장터와 마찬가지로 시골식 흥정으로 활기가 넘쳐난다. 

허리 구부정한 한 할머니 손님은 노점 채소가게 앞에서 만난 싱싱한 봄나물을 저녁상에 

미리 올린 봄 쑥국 향기를 벌써 느꼈다. 

작은 소쿠리에 담겨 있는 냉이와 봄쑥값이 5,000원으로 매겨지자 500원만 깎아 달라고 

우기고 또 우긴다. 

할머니는 끝내 500원 거스름 돈을 받아 세월의 때가 잔뜩 낀 주머니속에 넣고는 씽긋 웃는다. 

이렇게 봄나물의 작은 흥정은 끝났다.

간판도 없는 어물전에서도 흥정은 이어진다. 

생선 판매상 이영호(53)씨는 새벽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 받아 급하게 가져온 생선이기때문에 

너무 싱싱하다고 자랑하면서 능숙한 솜씨로 갈치 허리를 강둥 강둥 잘라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손님들에게 건넨다. 

좌판에 놓인 고등어, 갈치, 봄멸치, 간고등어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이유를 물어 보니 

의령장터를 17년이나 지키다 보니 단골 손님이 많기때문이란다. 

경북 청도가 고향인 이씨는 의령장을 `사업무대'로 삼아 딸 셋을 잘 키워냈다.

 
"갈수록 장사하기 힘듭니다. 

자꾸 상권이 무너지고 있으니 군(郡)이나 정부가 재래시장을 육성하는데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는데, 힘없는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도 누가 들어 줍니까". 

이씨는 가슴 깊이 담아둔 장터 지킴이의 소망을 어렵게 털어냈다.

채소전을 꾸려 가는 함덕임(64) 할머니도 30년동안 의령장을 지켜왔다. 

집에서 직접 기른 콩나물도 갖다 팔고 주변 농촌지역에서 나는 온갖 나물, 채소를 거둬 

손님들의 식탁에 연결해줬다. 

"의령장은 저에게는 생명입니다. 

그래서 의령장을 너무 사랑하고 아낍니다". 

함씨는 채소전 덕분에 세 아들을 경찰공무원 등으로 훌륭하게 키워 사회에 바쳤다.

1930년 개설된 의령장은 1982년 시장 건물이 신축되면서 상설시장과 병행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시장면적은 6천610㎡에 달하며 153개 점포가 곡류와 채소, 어류, 과일, 잡화 등을 

취급하고 있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남강변 넓은 농경지에서 생산되는 쌀과 보리 등 풍부한 농작물을

 `만족한 값'에 구입, 도시사람들에게 넘기기 위해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큰 상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특히 의령장이 마산과 대구, 진주, 합천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을 

스쳐가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의령장터를 기웃거렸다.

국도 20호선과 남해고속도로가 연접해 있고 의령장을 찾기는 의외로 쉽다. 

남강변을 따라 형성돼 있는 비옥한 농경지에 빼곡이 들어차 있는 시설하우스에는 호박, 

오이, 수박, 참외, 토마토, 딸기 등 시설채소가 사철 무진장 생산되고 있다. 

그래서 의령장은 싱싱한 채소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채소의 천국이기도 하다.

60,70년대에는 우시장인 `소전'과 땔감나무를 파는 `나무전'도 함께 열려 의령장터는 

발디딜틈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생생한 삶의 현장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용덕면 

출신인 허문구 의령군 문화체육과장은 회고했다.

의령군은 시장활성화를 위해 주차장 3곳(155면)을 신설하고 6천500만원을 들여 화장실을 

보수할 계획이다. 

또 의령시장 집입 도로에 180m 크기의 시장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10억원을 들여 시장내 

주차장(1천500㎡)을 조성, 군내 고객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도 붙잡기로 했다. 

의령장의 명물 망개떡 향기를 깊이 들이키고 장터국밥, 의령소바(메밀국수) 

한그릇 후딱 비우는 그 맛, 정취 또한 쏠쏠하다. 그러고도 더 여유 있으면 읍내천 너머 빤히 

보이는 의병탑, 충익사 찾아 임진왜란때 분연히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대적한 곽재우 장군의 

구국을 위한 사자후(獅子吼)를 느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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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오장]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