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의 재회♡
어제 고향친구들과 <소풍>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네요.
원로 연예인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이 주역으로 서울과 남해안 어촌포구마을 일대를 배경으로 펼치는 오늘날 70,80세대가 급변하는 세태에 힘겹게 적응하며, 또 자녀들이 노리는 마지막 남은 재산인 자신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집을 놓고 일으키는 갈등 관계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서글픈 현실을 다룬 작품이라고나 할까?ㅎㅎ∼♡♡
등장인물로는
♦은심(나문희):서울에서 혼자살고있는 70대 할멈이며, 가족으로는 친구인 금순이의 사위가 된 아들 부부와 캐나다로 유학 간 손주 한 명이 있다. 현재 아들 부부는 사업이 파산 직전에 있으며, 아들과 마지막 남은 어머님의 재산인 집과 그동안 어머님께서 부은 보험금을 놓고 자식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사이다.
♦태호(박근형):시골 바닷가 어촌마을에서 결혼하지않은, 현재 마을 청년회장인 노처녀 딸과 함께 양조장을 경영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에 은심이와 금순이와 같이 다닌 친구로서 은심이를 은근히 좋아했으며, 그래서 가끔 금순이에게 구박을 받기도 했던 인물
♦금순(김영옥):시골 바닷가 어촌마을에서 혼자 살고있는 70대 할멈이며, 친구인 은심이의 며느리가 된 결혼한 딸과 손주 그리고 부산에 살고 있다는 아들 부부가 있다, 옛날에 은심이와 태호 사의를 질투했던 금순이도 이제 노쇠한 체력으로 잠자리에서도 빨리 일어나지 못하고 이불에다가 가끔 실례를 하는 신세다. 현재 부산에 사는 아들과 리조트 개발문제로 마지막 하나 남은 재산인 집을 놓고 아들과 갈등 관계이다.
♦기타 인물로는 정자라는 또 한 명의 친구와 주역들의 자녀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
작품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어느 날 따로 사는 은심이의 아들 부부가 찾아와서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면서부터 사건이 전개된다. 이때 옛날 친구이며, 시골에 사는 금순이가 찾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는 밖으로 나가 외식을 하고 은심이가 가끔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던 고향 친구 정자를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서는데 이웃 사람으로부터 그 집은 빈집이며 팔려고 부동산에 내어놓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아들 가족들은 이민 갔으며, 친구인 정자는 부산 어느 요양원에 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정자에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안 된다.∼♡♡
은심이는 여행할 짐을 꾸려서 시골 바람을 쐴 겸 금순이와 함께 금순이의 집으로 오게 된다. 은심이는 금순이가 잠깐 외출한 사이에 우연히 카렌더 뒷면에 금순이가 낙서한 자작 시구절을 읽게 된다. 그 시구절은 대충 이러하다.‘해당화는 이렇게 해마다 지천으로 피는데 인간의 청춘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그 옛날 내 친구처럼 어여쁘던 해당화꽃 올해도 피겠지. 친구가 보고싶다.’이다. 내 기억으로 해당화는 무척 아름다운 꽃으로 장미처럼 나무에 가시가 있는데 꽃이 지고 나면 해당화꽃 열매가 달려있었던 것 같다. 그런 해당화가 <총각선생님> 노래 가사에도 나오고 옛날에 쓰여진 송강정철의 <관동별곡>에도 해당화핀 마을이 나오는 것 같은데 혹시 해변의 배경과 잘 어울리는 식물이 아닐까?ㅎㅎ∼♡♡
두 친구는 어느날 시골 장터에서 의견이 맞지않아 금순이는 토라져서 먼저 집으로 가고 은심이는 혼자서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이때 추럭에 막걸리상자를 싣고 배달온 배달꾼이 잠시 식당일손을 도와주려고 막걸리 한병을 시킨 손님에게 다가온 식탁이 바로 은심이가 앉아있는 식탁이었다.“너 은심이 아이가? 은심이 맞제? 어 이게 누구야? 나 옛날에 너 좋아하던 태호다” 60여 년 만에 만난 극적인 첫사랑의 상봉이다. 두 연인이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가 막 이어지는데 어디서 자꾸 오라는 전화가 온다. 태호는 전화가 귀찮은 듯 지금 가고 있다는 말을 하고는 계속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이따가 저녁에 내가 금순이네 집으로 갈게” 하고는 급히 트럭을 몰고 어디론가 간다. 연인 사이의 사랑에는 언제나 이렇게 시기하는 방해꾼들이 따라다니는 것 같다. 저녁에 금순이네 집에는 태호의 딸이 금순이를 데리러 와서 아버님으로부터 말씀은 들었다면서 은심에게도 인사를 한다. 세 사람이 태호를 찾아간 곳은 마을 사람들이 리조트사업반대 대책회의를 하는 자리였다. 현대식 리조트로 개발을 하자는 신세대와 고향을 지키려는 구세대와의 갈등이 일어나는 자리이다. 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의견 불일치의 갈등 속에서 합일점을 찾아가면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ㅎㅎ 노년에도 세친구가 해변을 거닐며 얘기하는 장면이 보기에 참 좋았다. 그래서 글의 제목을 ‘60년 만의 재회’라고 하였다.∼♡♡
어느 날 은심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요양원에서 온 요양보호사의 전화였다. 전화를 받고 세친구는 태호의 트럭을 타고 요양원에 있는 정자를 찾아갔다. 정자의 손과 발이 묶어져 있었다. 풀어놓으면 사람들에게 공격을 한다고 한다. 외국에 이민 간 자녀가 오지는 못하지만, 요양비는 매월 보내온다고 한다. 같이 공부하던 네 명의 친구가 모두 자신만이 아는 지병이 있으며 정신상태도 이제 비몽사몽을 헤매는 나이다. 부모와 자식 지 간에도 주머니의 돈을 세는, 생명을 건 생명보험 사기를 치는 세상이 무섭다.∼♡♡
엔딩부분에서 지병을 숨기고 살아온 태호가 죽고, 리조트가 들어서고, 은심은 집을 처분하여 뚫어진 독에 물붓기 식의 아들을 못 미더워서 며느리에게 주면서 또 일부의 돈은 태호의 딸에게 주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
그래, 한 가정의 문제나 국가적 문제나 모두 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숱한 갈등 속에서 열띤 토론을 하고 싸우면서 발전해 온 것같다. 오늘날의 정치도 어느 특정계층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쌍방이 서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국민 전체의 유익을 위해 나름대로 잘 해보려고 하는 것이라면, 서로 너무 미워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 영화의 주제가 오늘날 바로 우리 세대가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할 난제라는 것이 나로하여금 더욱 가슴을 찡하게 하네.ㅎㅎ…∼♡♡
2023년 늦가을 어느 날에 중학교 동기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