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해가 질 무렵
갑자기 문자하나가 떴다.
운영위원으로 있는 학교에서
일꺼리 섭외가 들어온 것이다.
6월부터 11월까지 하는
연극 미술 음악 등등의
예술학교운영과 강의인데
강의는 주 2회인데 페이가
일반 평생교육보다 2배이다.
일단은 너무 반가웠다.
코로나로 침체되어 있던 것이 풀리나 싶기도 하지만
예술교육분야가 지역에 확장되니..
어렵게 자격을 취득한 ****사와
에듀***로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으니깐..
최근에 나는
20년된 세탁기를 바꾸고
집이 안팔려서 리모델링을 해서
앞으로 10년 더 살려고 쌈짓돈을 모았다.
그리고 집도 리모델링하고
세탁기도 새로 살 것이라고 아이들에게도
말하니 아이들은너무 반가워하였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수년 전부터
덜컹덜컹 하다 세탁기가 멈추어
내가 손으로 짜고 다시 돌리고 하는 것을 보고
진작에 바꾸라고 했으니깐..
그런데 아는 아직 쓸 수 있는데 하고
바꾸지 못하였다가 딸이 하는 말에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엄마...
병들고 쓰러지기 직전인 사람을 데리고
자꾸 일 시키면 어떻게 해..
기계도 마찬가지야..수명이 다했는데
이젠 보내주어야지...
그런데 얼마전
코로나로 3개월동안 강의가 없어
가장으로 너무나 난처한 작가가
집에 갑자기 어려움이 닥쳤는지
내개 급전을 꾸어달라고 하였다.
작품값이 곧 들어올 게 있다고
10일만 쓴다고....
머리속은 순간 잔머리가 뱅뱅돈다.
나도 어렵다고 ..얼굴에 철판깔고
없다고 해야 해...
이 순간만 잘 넘기면 돼..
일단 빌려주면 받기 어려울 것이야....
그런데 가슴은 말한다
세탁기 살려고 모아둔 것 있잖아..
있는데 어떻게 없다고 해...
얼마나 어려우면
나까지 찾아왔을까...
결국은 빌려주었다.
세탁기는 못 사고...
아이들이 내가 산다고 해서 세탁기를 못 사니
어버이날에 건조기가 딸린
내가 살려고 한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사 주었다.
그리고 그 작가는 10일이 지나도
아직 작품값이 들어오지 않다고
미안해 하고 있다.
단비같은 강의섭외에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조금 더 바쁘게 움직이면
페이가 짭짤하니
예술학교 운영하면서
주 2회 강의도 다 맡아 할 수도 있지만...
가을개인전도 그렇고
서울아트페어기획과 추진도 그렇고
또 그렇게 아등바등 움직인다고 부자되는 것도 아니고...
젊은 후배작가에게 일거리를 주고
강사비라도 들어오게 해서
내 돈을 갚도록 하는게 낫지 않을까...
그래서
주 2회 강의하는 것 중에 하나는
그 작가를 고용하기로 하고 연락했더니
무지무지 반가워 한다..
아마 그에게 단비같은 섭외이었으리라...
그리고 나도 못 받을 것 같은
돈을 매달 조금씩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이게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 아닐까..
인생은 가끔 엎어지고
구덩이에 빠지기도 한다
나도 그럴때가 참 많았다
종일 한학서당에서 공부하고
명동성당에 가서 점심대신
매일 수도물을 배터지게 먹던 어느 날..
그 날은 정말 쓰러질 것 같이
현기증이 돌았던 날이었는데
누군가 사 준 따스한 밥 한끼...
눈물을 가슴으로 흘리며
감사히 먹고 힘을 다시 내었던
그 밥 한끼를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후배작가가
코로나로 인해 만난 어려움에도
모르쇠할 수 없었던 인정은
그때 얻어 먹었던 밥 한끼에 대한
감사함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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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그런 경우 모둑 경험하지요
인지상정으로 대부분 손잡고 가는 분돌도 많구요
코로나로 모두 새롭게 시작하려고 준비하는데
이태원사태가 일어나서...
빨리 진정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소나무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요^^
파이가 줄어든 요즘, 양보하기가 더욱 쉽지않았을텐데
네 이웃을 몸소 사랑하셨군요.
모르긴 몰라도 어린시절
먹고싶은 마시멜로를 참는 어린이가 아닌
친구에게 양보하는 거듭 난 어린이었지 싶습니다~*
마시멜로 혼자 먹어도 맛나지만
같이 먹으면 더욱 맛있지요~^^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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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시절 생각하면
꿈같지요
지금의 생도 나중에는
꿈일것이니 잘 살아야겠어요
좋은 하루 되시길 ~^^
감사해요
배고픔을 아는 사람은
눈물빵을 먹어본자만이 안다고들 하지요
세탁기대신
베품을 선택한 선량한 님의 가슴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강의 요청도 들어온지 모릅니다~^^
저도 어쩌면
강의요청이 복이라면
그럴수 있을꺼라고
생각했어요
나눔은 촛불이라지요
나눌수록 더 밝아지는~~^^
깊이있는 배려… 타인에 대한 맘 씀이 참 따듯한 늘평화님~ 늘평안 하세요.^*^
고맙습니다
배려일 수 있겠지만
제 맘이 편하자고 그런거였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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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얼마나 세탁기를 존중하고 배려있게
잘 사용하셨으면 30년 가까이나...ㅎ\
세탁기에도 그러하니
사람에게는 오죽 잘 하시겠어요 ^^
내가 등따습고 배부를때 잘해주는 사람은 생각이 안납니다
내가 아쉽고 절망속에서 배고플때 잘해준 사람은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고 보은을 합니다
너무나 고마운 은인이기에....
정말 등 따습고 배부를때 함께 했던
이들은 정말 생각이 안나네요 ㅎ
라아라님 말씀이 따악 맞아요
평온하고 행복한 저녁되시길요^^
아름다운 마음씨에
그저 감동입니다.
다들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지요.
어려울 때 도움받으면
그 고마움이 평생을
가겠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나는 감성적이라 그 고마움을 평생
안 잊기야 하지만요.
평온한 저녁되세요^^
닉이 괜히 평화가 아닙니다 ㅎㅎ
참 감동이야요
어렵다고 어려워 봤다고 다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평화님은 또 다른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겁니다
정말요?
앞으로도 살아갈 날이 많아
인생이 늘 그러했던 것처럼
어려울 때가 파도처럼 올 것 같은데
도움으로 휩쓸리지 않을거라
생각하면 든든하네요
운선님
감사해요
평온한 저녁되세요^^
그 후배작가도 님의 그 넓은 아량을 아셔야 할텐데요..^^
몰라도 괜찮아요
건강하게 잘 살아가면 되지요^^
예쁜 모습으로 성장한 아이들...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세탁기 선물 받은 것을 축하~ 축하합니다.
또 하나
따스한 밥 한 끼...
사랑의 빚 갚기에도 축하~ 축하...
피케티님
감사합니다
동행하며 사는 세상에
주고 받고 하다가
축하받는 일이 있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