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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의 절반을 통째로 날렸다. 무려 한시간 반동안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며 재우느라 전반전 절반을 통째로 날렸다.
고로... 70여분간의 관전평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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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경기전, 예상 글을 작성하던 중, 맞지 않을 경우에 먹을 욕...과... 기본적인것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된통 당할 것
같은 느낌에 작성취소를 눌렀었는데, 생각처럼 진행되는 경기에 글을 그대로 올릴 걸 하는 아쉬움이 컸었다;; 그것과 짜깁기
해 관전평을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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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상할 수 있었던 쿠웨이트의 전술에 당했다.
조별 순위 상황은 골득실차로 대한민국과 레바논이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승점 2점차로 쿠웨이트가 3위를 차지하
고 있었다. 승점 자판기 UAE는 이미 광탈 상태.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가 쿠웨이트를 이길거라 예상하던것보다 더한 확률로
레바논의 UAE전 승리가 예약되어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결국 2위까지 진출하는 최종예선에서 우리가 최소
한의 순위인 2위를 확보하려면 현실적으로 무승부를 끌어내야했다. 반대로 쿠웨이트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
였다.
쿠웨이트가 다분히 공세적인 수비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상대적으로 열세로 여겨지는 팀의 전술은 보통
수비를 단단히 한 이후에 역습을 가져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수비적 운영의 '한 종류'일 뿐이다. 수비적 운영
과 선수비 후 역습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선수비 후 역습은 수비를 두텁게하고 수비지역을 깊숙히 내려 상대를 끌어들이
는 것이라한다면, 수비적 운영은 보다 폭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수비를 어디서 두텁게 운영할 것인가, 그리고 어떠한
모습으로 운영할 것인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단계이기 떄문이다.
당초 예상했던 쿠웨이트의 전술은 중원을 두텁게 가져가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과 체킹을 통해 우리의 중원 플레이를
방해하고, 전방에서 공을 빼내 빠르게 공격해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특히 경기초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라면
선취점도 노려 볼 수 있는 것이다. 단점도 존재하는데, 이것이 통하지 않고 돌파당한다면 실점 확률도 수비라인을 두텁
게가져가는 것에 비교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쿠웨이트로서는 무조건 이겨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비라인을 두텁게 하기보다는 중원을 두텁게해 공세적인 압박
과 경기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았고, 그렇게 되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 문제가 있다라면, 이 '뻔히 보이는 수'에 바르셀로나나 레알마드리드등이 아닌 '쿠웨이트'에게 당했
다는 것이다. 물론, 경기결과는 챙길 수 있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마땅찮은것이 사실이다.
이 부분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는 전술 싸움에서 졌다라기보다 볼 간수 능력이나 전방으로의 패스가 양질이 아니었다는
것에 있다.
2. 김신욱과 기성용의 교체투입과 득점은 큰 상관이 없다.
기성용 선수가 교체되어 들어가고 나서 뭔가 크게 바뀐것같은 기사들이 있지만, 엄밀히 말해 김신욱의 교체나 기성용의
교체는 타이밍 상으로 그렇게 보일 뿐, 득점에 큰 영향을 준, 혹은 분위기를 반전시켜주는데 커다란 역활을 한 교체로 생
각되지는 않는다.
전방에서 가장 양질의 패스를 경기 내내 보여준 선수는 이동국이었다. 첫번째 골이 만들어진 첫 패스도 조금 더 넓게
본다면 이동국 선수의 패스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두번째 골에도 패스로서 관여하였다. 경기 내내 전방에서 유일
하다 싶을 정도로 이동국 선수의 발에서 쿠웨이트 수비를 압박할 수 있었다. 경기 내내 계속되어오다가 이것이 때마침
교체 시점에서 득점으로 연결된 것일 뿐, 두 골에 있어서 김신욱이나 기성용이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득점을 사실상 전방 공격수들끼리 해결했다라는 점이다. 중원에서의 빌드업은 시종일관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답답하게 쿠웨이트에게 끊겼고, 측면 돌파역시 쿠웨이트 수비의 과감한 태클에 수차례 무산되었다.
기성용의 교체투입의 경우 선취득점 이후에 행해졌기 때문에 이미 선취골로 흐름이 바뀐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성용과
흐름의 변화는 관계가 없다.
3. 개인기량으로 득점을 만들어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 그것이 자신감일지,
기량 부족일지는 확실하지 않더라도...
수비를 두텁게한 상대건, 미들을 두텁게 해 공세적 압박을 시도하는 상대건 이를 뚫어내는것은 정해져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그만큼 단순하기 때문이지 내가 천재라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쉽게 구분한다면 딱 두가지이다. 패스냐,
드리블 돌파냐이다. 물론, 부분전술까지 포함한 드리블 돌파의 방법과 패스의 다양한 구분을 본다면 복잡해 질 수 있겠
지만, 기본 카테고리는 두가지이다. 패스냐, 드리블이냐다.
상대의 압박이 당도하기전에 공을 계속 돌림으로써 상대의 체력 소모를 유도하고 수비전열을 흔드는 것이 그중 하나라
면, 부분 전술을 통한 드리블 돌파등과 같은 것이 다른 하나라 할 수 있다. 기성용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런
드리블 돌파를 상대가 누구건 간에 자신있게 뚫어내줄 선수가 대한민국에는 많지 않다 생각된다. 이건 중요한 문제이다.
한 명가지고는 그 선수가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이상 의미가 퇴색된다. 메시정도가 아니라면 복수의 상대선수가 붙은 상
황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드리블 돌파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성용 선수 역시 여럿을 연달아 돌파하기는 하였으
나, 결국 측면에 가둬졌다. 수비 전술에는 단순히 공을 빼앗는것만이 아닌 상대를 옆줄에 몰아가는 것도 있기 때문에 쿠
웨이트가 공을 빼앗는 것에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어도, 상대를 옆줄에 몰아넣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장에 해당 장면에서 기성용 선수가 보여준 정도의 드리블 능력이나 볼 간수 능력을 가진 선수가 더 많았다면 쿠웨
이트는 측면으로 그많은 선수를 집어 넣을 수가 없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드리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은 맞닦뜨릴 수비
의 정도가 경감되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더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거나 난이도가 더
낮아질 수 있었다.
우수한 드리블러가 부족한 상황에서라면 패스가 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팀은 라인 간격에 문제가 생겼
기 때문인지 몰라도 패스가 자주 끊겼다. 공을 빼앗기는 경우도 많았다. 패스 템포가 좀 늦어서 압박을 받더라도 공 간수
능력이 좋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상대가 두명, 세명이 달라 붙어도 공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면 상대가 달라붙을
대로 달라붙은 상황에서 공을 돌려 상대적으로 엷어진 곳으로 공을 빠르게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볼
간수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 빼앗기지 않을 기량은 되지만 심리적 요인으로 공을 서둘러 돌리고자 했기 때문인지, 아니
면, 간수할 자신과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대표팀의 중원 패스는 도망가기에 급급했다라 할 수
있다.
4. 미들진의 수비 팀웍이 맞지 않는다.
쿠웨이트에게 중원에서의 드리블 돌파를 당하는 장면을 보면 우리가 흔히 '지성턴'이라고 부르는 것에 당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것의 문제는 전적으로 미들에게 있었다. 경기내내 열심히 뛴 김상식 선수이지만, 이 부분에
서는 김상식 선수도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 패스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두명의 미들이 움직인 코스는 둘 다 공을 끊
거나 공을 받는 순간에 몸싸움을 거는 경로였다. 이건 그 선수가 공을 잡지 않고 그대로 갈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다. 상황판단을 해 해당 상황이 공을 미리 끊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한 명은 붙되, 다른 한 명은 진로를 막는 쪽으
로 움직여야 했다. 예를 들자면, 쿠웨이트 기준 우하단으로 움직이는 패스였던 상황에서 김두현이 경로에서 먼쪽에서
오는 만큼 공을 끊거나 몸싸움을 거는 위치로 이동하고, 김상식 선수는 공의 진행경로 앞쪽으로 자리 이동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두 선수가 모두 공을 향해 달려들었고, 결국 쿠웨이트 선수는 공을 잡이않고 그대로 공의 흐름을 따라 이
동하면서 순식간에 두명의 미들을 모두 뒤에 둘고 달려나갈 수 있게 되었다. 두명의 미들은 달려가던 반대방향으로
뛰어야했다보니 당연히 거리가 벌어질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쿠웨이트 선수는 더 편하게 중원에서 드리블 돌파를
할 수 있었다.
학원 축구에서조차 당연한 수비움직임을 국대경기에서 하지 못했다하는 점은 쿠웨이트의 공세적 경기운영이 말려
당황해서였을 수도 있고, 손발이 맞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지만, 계속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 경기를 복기
하며 다시는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반성하고 또 반성해봐야 할 일이다.
5. 공 간수 능력이 핵심이다.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아시아레벨에서는 일본과 함께 톱의 레벨을 차지하고 있는 팀이다. 결국 일본을 제외한 상대팀은
이번 쿠웨이트 전을 거울 삼아 다분히 공세적인 압박을 대한민국 대표팀 공략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수비진영 깊숙히
에서 압박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압박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할 수
있다.
압박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공을 빼앗기 위함이다. 슈팅을 막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슈팅을 막고자한다
면 적극적인 압박보다는 자리를 지키며 길을 모조리 막아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상대가 당황할 때는 바로 이 압박이
목적을 이루지 못할 때이다. 공을 빼앗지 못하고 계속 연결되게 만든다면 수비는 흔들릴 수 밖에 없고, 수비전술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공을 빼앗는 것이 목적인 압박이 그 목적 달성에 실패하니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분명 상대중에는 수비를 깊숙한 곳에서 하는 팀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그만큼 패스연결이 어려워진다. 좁은 공간에
워낙 많은 선수가 밀집이 될테니 말이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공을 지키는 능력이다.
패스, 드리블, 공 간수 능력등은 사실 기본기라 할 수 있다. K리그의 선수들이 보다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면 그동안 여러
경로로 주지되어 나아지고 있는 트래핑이나 패스, 드리블만이 아니라 이 공을 지키는 능력에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
다.
공을 빼앗기지 않을 때, 보다 많은 패스 경로가 생겨나고, 더 많고 더 좋은 득점기회로 가는 길이 열린다. 그렇지 못하면
힘든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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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4-4-2전술에서는 두명의 미들과 한명의 포워드의 역활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두명의 미들중 한명인 김두현은 수비력이 헬이라 닌자모드였고 박주영은 이동국과 계속 동선이 겹치는 호흡의 문제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개선될 것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