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부감수(蚍蜉撼樹)
왕개미가 나무를 흔들려고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역량도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큰 일을 계획하거나 큰소리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蚍 : 왕개미 비(虫/4)
蜉 : 왕개미 부(虫/7)
撼 : 흔들 감(扌/13)
樹 : 나무 수(木/12)
출전 : 한유(韓愈)의 詩 조장적(調張籍)
중국 당나라의 시인 한유(韓愈)가 지은 시(詩) '조장적(調張籍; 장적을 부르며)'에서 유래한 성어이다.
비부감대수(蚍蜉撼大樹)라고도 한다.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는 중국 문학사에서 각각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으로 추앙받는 존재이다.
한유가 활동한 시기는 이들이 사망한 지 몇 십 년이 지난 뒤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백과 두보의 명성이 오늘날처럼 굳건하지 못하여 그들의 작품을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유는 친구인 장적을 위하여 지은 '조장적(調張籍)'이라는 시의 첫머리에서 '이백과 두보의 문장은 그 빛이 만 길이나 뻗는다. 어리석은 아이들이 이를 모르고, 어찌하여 고의로 헐뜯는고. 왕개미가 큰 나무를 흔드는 격이니, 제 분수도 모르는 꼴이 가소롭구나(李杜文章在, 光焰萬丈長. 不知群兒愚, 那用故謗傷. 蚍蜉撼大樹, 可笑不自量)'라고 읊었다.
한유는 제 분수도 모르고 위대한 시인을 헐뜯는 무리들을 아이들(群兒)이라고 부르며 가소롭다고 비웃은 것이다.
여기서 유래하여 비부감수(蚍蜉撼樹)는 자기 분수를 모르고 큰소리를 치거나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큰 일을 계획하는 것을 비웃는 말로 사용된다.
비부감수(蚍蜉撼樹)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의 일이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시솽반나(西雙版納)의 식물연구소를 시찰했다. 연구소 간부가 아름드리 나무를 툭 밀었다. 겉보기와 달리 힘없이 쓰러졌다.
저우 총리가 이유를 물었다. 간부는 '흰개미가 나무 속까지 좀먹었다. 겉보기는 멀쩡하다'고 답했다. 저우 총리는 '방안까지 잘 침투해야 한다. 홍콩에 흰개미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홍콩 각계에 특무(特務)를 보낸 이른바 '흰개미(白蟻/백의) 정책'의 시작이다. 홍콩의 한 방송사가 2014년 방영한 역사 다큐멘터리 도입부에 나온 전직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의 증언이다.
인민해방군의 반월간지 '국방참고'는 '색깔 혁명의 흰개미 전술 책동을 경계하라'는 글을 싣고 '적은 용맹한 호랑이가 아닌 흰개미를 인터넷에 풀고 있다'며 '방화벽을 높이 세우라'고 촉구했다.
개미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닉슨 도서관에서 '공산 중국과 자유 세계의 미래'를 연설했다. '공산 중국을 바꾸지 않으면 그들이 자유세계를 바꿀 것'이라 했다.
이튿날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이 나섰다. 트위터에 '세계화된 세상에 중국을 노린 새로운 십자군 전쟁'이라며 '왕개미가 나무를 흔드는(蚍蜉撼樹·비부감수) 헛된 일'이라 평가절하했다.
왕개미는 당(唐)의 문장가 한유(韓愈)의 표현이다. 한유는 '장적을 부르며(調張籍)'라는 시에서 읊었다.
李杜文章在, 光焰萬丈長.
이백과 두보의 문장은 아직 남아, 만 길 불꽃처럼 솟구친다.
不知群兒愚, 那用故謗傷.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아이들이, 어찌 함부로 헐뜯는가.
蚍蜉撼大樹, 可笑不自量.
왕개미가 큰 나무를 흔드니 제 분수를 모름이 가소롭고나.
伊我生其後, 擧頸遙相望
나는 이백·두보보다 늦게 태어나 고개 들어 멀리 바라볼 뿐이라.
화춘잉은 한유 아닌 마오쩌둥(毛澤東)을 인용했다. 마오는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이 공산 중국 반대를 외치자 '만강홍 궈모뤄 동지와(滿江紅 和郭沫若同志)'를 지었다.
螞蟻緣槐誇大國, 蚍蜉撼樹談何易.
개미가 홰나무 속에서 나라 크다 자랑함이 왕개미가 나무 흔들겠다는 양 가소롭다.
要掃除一切害人蟲, 全無敵.
인류에 해를 끼치는 모든 변절자를 없앨 때 세계가 태평해지리다.
문제는 한반도다. 흰개미, 왕개미 청정지대가 아닌 듯 여겨져서다.
▶️ 蚍(왕개미 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比(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蚍(비)는 ①왕개미 ②당아욱(唐--: 아욱과의 두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왕개미를 일컫는 말을 비부(蚍蜉), 잔 구멍이 생기고 고름이 나는 부스럼으로 왕개미의 집같이 되는 병을 일컫는 말을 비부루(蚍蜉瘻), 왕개미가 나무를 흔들려고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역량도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큰 일을 계획하거나 큰소리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비부감수(蚍蜉撼樹) 등에 쓰인다.
▶️ 蜉(하루살이 부)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孚(부)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蜉(부)는 ①하루살이(하루살이목의 벌레 총칭) ②왕개미,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하루살이를 일컫는 말을 부유(蜉蝣), 왕개미를 일컫는 말을 비부(蚍蜉), 하루살이과를 일컫는 말을 부유과(蜉蝣科), 풀잠자리를 일컫는 말을 초부유(草蜉蝣), 잔 구멍이 생기고 고름이 나는 부스럼으로 왕개미의 집같이 되는 병을 일컫는 말을 비부루(蚍蜉瘻), 왕개미가 나무를 흔들려고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역량도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큰 일을 계획하거나 큰소리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비부감수(蚍蜉撼樹) 등에 쓰인다.
▶️ 撼(흔들 감)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感(감)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撼(감)은 ①흔들다 ②흔들리다 ③움직이다 ④요동시키다(搖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여자에게 수건을 흔들어 알린다는 뜻으로 여자를 유혹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감세(撼帨), 크게 울리어서 뒤흔들림 또는 울리어 흔듦을 진감(震撼), 몹시 울리어 흔들림을 진감(振撼), 남의 허물이나 잘못을 쳐들어 뒤흔듦을 흔감(掀撼), 자극을 주어서 흔들리게 함을 요감(搖撼), 나무에 오르라 하고 흔드는 격이라는 속담으로 처음에 좋은 낯으로 사람을 꾀어 불행한 처지에 몰아넣는다는 뜻을 일컫는 말을 비상수감지(俾上樹撼之), 왕개미가 나무를 흔들려고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역량도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큰 일을 계획하거나 큰소리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비부감수(蚍蜉撼樹) 등에 쓰인다.
▶️ 樹(나무 수)는 ❶형성문자로 树(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尌(주; 손으로 물건을 세운 모양; 수)와 살아서 서 있는 나무(木)의 뜻이 합(合)하여 나무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樹자는 '나무'나 '심다', '세우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樹자는 木(나무 목)자와 尌(세울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尌자는 그릇 위에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세우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尌자는 樹자 이전에 쓰였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나온 樹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가 없는 尌자가 그려져 있었다. 尌자는 손으로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지만 소전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면서 이것이 나무와 관계된 글자임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樹(수)는 ①나무 ②심다 ③세우다 ④막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살아 있는 나무를 수목(樹木), 나무가 우거진 숲을 수림(樹林), 나무의 종류를 수종(樹種), 나무와 돌을 수석(樹石), 산수화나 수석화에 있어서의 나무를 그리는 법을 수법(樹法),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수상(樹霜), 나무의 잎을 수엽(樹葉), 나무의 가지를 수지(樹枝), 울창한 삼림의 광대함을 바다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수해(樹海), 땅속에서 빨아 올리어 나무 속에서 양분이 되는 액을 수액(樹液), 나무를 심음을 식수(植樹), 과실나무로 열매를 얻기 위하여 가꾸는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과수(果樹), 베풀어 세움을 건수(建樹), 어린나무로 한두 해쯤 자란 나무를 치수(稚樹), 매우 큰 나무를 거수(巨樹), 큰 나무를 대수(大樹), 종자나 꺽꽂이감 따위를 얻기 위하여 기르는 나무를 모수(母樹), 줄지어 선 나무를 열수(列樹), 꽃이 피는 나무를 화수(花樹), 여러 가지가 섞인 수목을 잡수(雜樹), 나무 아래와 돌의 위라는 뜻으로 한데에서 잔다는 말로서 출가한 몸 또는 불교에서 수행함을 이르는 말을 수하석상(樹下石上), 수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울창하다는 말을 수목참천(樹木參天),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고문이나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독수독과(毒樹毒果),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한 나무에서 백 배를 수확한다는 뜻으로 인물을 양성하는 보람을 이르는 말을 일수백확(一樹百穫), 봄철의 수목과 저녁 무렵의 구름과 벗에 대한 모정이 일어남의 비유한 말을 춘수모운(春樹暮雲),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수개화(鐵樹開花),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다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