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김 마리
나이 우리 부모님의 말로는 쉬어 빠진 년 이란다.
성격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고
좌우명은 당한 대로 갚아주자!
“야! 김마리! 너 빨리 안 나와! 회사 또 지각하려고 그러냐! 저건 어떻게 나이 30을 쳐 먹어도 변한게 없어!”
“엄마! 나 아직 30 아니야! ”
웨이브진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는 허둥지둥 방문을 빠져나오면서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차
키를 주머니 안에 쏙 넣어 놓고 신방장 위에 놓인 구두를 아쉽게 한 번 쳐다봐 주고는 급하
게 집 을 빠져나와 차로 들어가면서 또 다시 내일 아침에는 꼭 정장에 예쁜 구두를 신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매번 아침 지켜지지 않는 일 이다.
얼룩덜룩한 중고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시키자 갑자기 옷 차림이 눈에 확 들어와 사람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간편한 청바지에 목 늘어난 티 셔츠 그리
고 하늘색의 편한 운동화 내가 봐도 심하긴 한데 오늘은 잔소리를 꽤나 심하게 들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가면서 온 몸에 식은 땀이 흐른다.
집에서 조금 더 나오자 이 놈의 차들은 왜 이리 많은지 옴싹달싹 하지 않고 있어서 속이 더
타들어가고 있다.
질서정연 하게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줄줄이 소시지 같은 느낌이 들면서 스르륵 고파오는 배
를 움츠리고는 발을 동동 구르지만 도통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으니 조금만 더 일찍 나왔으
면 30분 이면 가는 곳 을 1시간 만에 도착했고, 문 앞에 떡 하니 입만 웃으며 서 있는 저 여
자 임 서연 나와 동업자 이면서 친구 이자 호랭이 보다 더 무서운 웬수가 서 있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왜 또 늦었나? 김 마리씨?”
“하하하 그게 좀 ... ”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봐도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옛날 옛 적에 안 사실
“야 너 옷차림이 너무 심하지 않냐? 아무리 이 업계가 편하다고 해도... 운동화에 목 늘어난 티에 헐렁한 청바지... 네가 무슨 대학생이냐? 너 견습하러 왔어!”
“미안해잉~ 좀 봐주라. 기집애. ”
내가 너 때문에 늙는다 늙어! 라는 소리를 끝으로 다른 사람들 보다 두배의 일을 떠 맡아 버렸다.
지금 나의 심정은 엎드려 울 수만 있다면 울고 싶을 정도 마음만 그러면 뭣 하나? 언제 울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만큼 까마득한 옛날 이였던 것 같아 우는 거는 포기.
그나저나 연기자들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그 닭 똥 같은 눈물이 뚝뚝 시도 때도 없이 떨어지니 그게 얼마나 신기한가!
하기 싫은 마음에 팬을 귀에 걸고 미니 냉장고에서 캔 커피를 하나 꺼내다 마시면서 콧 노래를 흥얼 거리자 내 뒤에는 이미 내 천자를 이마에 한 그득 그리고 두 손에 불끈 주먹을 쥔 서연이 서 있었다.
이러다 우리 사무실 리모델링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하기 싫던 일 들이 속속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이 김 마리 우리 없는 돈 좀 써 볼까?”
“아니! 절대 안되!”
“그럼 캔 커피 원샷하고 주둥이 닥친다 실시!”
“실시!”
캔 커피를 원샷하고 띵 해 오는 머리를 부여 잡고 귀에 걸어 둔 팬을 빼 내어 오른 손에 잡았다.
“동작 봐라! 빠릿빠릿 하게 못 움직이나! 확 엎어?”
“아닙니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나와 직원들의 귓 가를 울리는 노랫 소리는
캔디의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를 리메이크한 서연의 힘들어도 짱나도 나는 괜찮아.
참고 참고 또 참지 나는 괜찮아. 김마리를 죽여 뿔까 시원하게! 라는 위협적인 가사들이 들어간 노래가 사무실 구석구석을 울려 퍼지고 있었다.
‘따르르릉’
갑자기 울린 벨 소리에 노랫소리가 멈추었고 두 어번 목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리더니
네 S&L입니다. 하는 낯간지러운 간드러진 소리가 흘러나왔다
“예? 아 ... 예 알겠습니다. 지금요? 예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수화기를 안전하고 상냥하게 원위치 시켜놓고는 날카롭고 표독스러운 눈 빛으로 날 째려보더니 갑자기 수연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만치 커졌자.
“너 김 마리! 어제 이 강석 만나서 뭐 했어! 이 미친 것 아!”
내가 어제 이 강석인지 돌석인지를 만난 것은 시간을 거슬러 거슬러 오후 3시경으로 올라가야만 한다.
따가운 햇살 때문에 반팔은 이미 위로 걷어 올려 나시를 만들어 버린지 오래고 칠 부 바지는 화끈하게 걷어 올려 반바지가 된지 옛날의 일이다.
그래도 더워서 앞에 냉기를 풀풀 펼치며 놓여있는 시원한 냉수 한잔을 쭉 들이키고도 축 늘어져 버린 몸을 어찌 할 줄 모르는 내 앞에선 장황하게 자신의 제품을 설명하는 이 강석 이란 작자가 있다.
“저기요 좀 간단하게 빨리 좀 해주세요. 그걸 다 어떻게 기억해요.”
“기억 하셔야죠. 저도 이렇게 교육받고 나왔습니다.”
“신삥?”
“아뇨. 한국 근무지가 처음입니다. 그럼 계속 하지요.”
‘아우 저 답답한 인간.’
에어컨이 아무리 시원해도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아직 더운 기가 가시지 않아 테이블에 고개를 박고 눈을 감자 긴 한숨 소리와 함께 크고 따뜻한 무언가가 내 어깨에 올려지더니 다시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들어주세요.”
“듣고 있거든요.”
“제대로 앉아서 들어주세요.”
“어떻게 듣건 제 마음이거든요. ”
“이 봐요. ”
“뭘 봐요? 계속 하세요.”
어이가 없는지 콧방귀를 뀌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시 시작하는 강석은 왜 하필이면 저런 여자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에 오늘 일진 드럽다면서 속으로 툴툴 거리고 있는 중 이고 말이다.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여자 앞에서 뭔 말을 하리? 서류와 사진을 주고는 부탁합니다. 라는 말을 끝으로 그 곳을 빠져나오는 강석 그런데 그가 안 가져간 수건을 집으려 탁자 중심부에 손을 놓은 순간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박살난 안경
“어...얼라리?”
“...”
계산대에서 잠시 내 쪽을 돌아보며 삐딱하게 서 있는 돌 ...
나 새 됐다.
“하하하! 그럼 이만”
서둘러 서류를 챙겨 뒷문으로 빠져나와 회사로 가는 길에 PC방에 들려 게임을 하느라고 그 사건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다.
“야! 너 어제 뭔 짓을 했냐고! ”
“그게 ... 말이다 서연아. 오늘 날씨가 참 좋지?”
“그래 우라지게 좋다. 빨리 불어라. ”
이를 악 물고 말하는 서연의 명령에 어색하게 웃으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며 문 앞 까지 당도 하자 앞도 보지 않은 체 문을 열고 뛰어가다 ‘우당탕 쾅 ! ’ 이라는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누군가와 부딪혀 넘어져 버렸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낭만을 추구하지 마라!(1)
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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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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