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섯살박이 외손자가 유치원에서 배워 온 아시안게임 관련 이야기에
거듭 거듭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경기 종목 이름을 줄줄 꿰는가 하면, 우수 선수들 이름도 주절댑니다.
주변 어른들이 축구결승전에 혼을 뺏기고 있는 데,
아이는 그림을 그리며 스코어를 7:0이라 적어놓고 씨도 안먹힐 패배를 점치더라구요.^*^
마음 졸이며 지켜 본 결과는 2:1로 우리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땄습니다.
언어 생활에서 조리가 있고 실속이 있는 말을 했을 때 '씨가 먹힌다'고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긍정적인 대화보다는 주로 부정적인 대화에서 많이 씁니다.
다 알다시피 베는 씨줄과 날줄을 서로 엇갈리면서 짜게 되는데
세로 줄을 날(經)이라 하고 가로 줄을 씨(緯)라 했습니다.
날실 사이로 씨실이 지나가면서 천이 짜지는 것인데.
이때 씨실이 한 올 한 올 잘 먹어들어가야 천이 곱게 짜집니다.
그러나 습기가 많이 차면 뻑뻑해져서 씨실이 잘 먹어들어가지 않아 천을 짜기 힘들어지는데
그아 같은 상황을 '씨가 먹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치에 닿지 않는 소리나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그를 핀잔하는 말로 쓰이는 것이지요.
어쨌든지 간에 씨가 먹히든 먹히지 않든 말을 잘 해야 핀잔을 듣지 않습니다.
야구 결승전과 축구 결승전은 일본을 이겼지만, 유도에서는 지기도 했습니다.
금메달을 따면 군에 가지 않아도 되기에 선수들이 온힘을 쏟는다고 한다면
이는 씨가 먹히지 않을 소리이겠지요.
얼른 병역대체근무제가 자리를 잡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생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꾸준한 국위선양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