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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 종편에서 현직으로 일하고 있는 말진급 기자입니다.
처음 글쓰기를 연습할 때 논술, 작문 구분하는 것도 어렵고 감을 잡기 어려운데요. 참고 삼아 글 2개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물론 언시 선배들이 쓴 좋은 글들을 구할 수도 있지만 비교적 유명한 분들의 글 2편을 가져왔습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올라오는 글들입니다. 특정 목적을 가지고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독재가 보수, 친북이 진보인 기괴한 나라> - 정두언 의원
보수 진보란 무엇인가? 보수는 사회의 핵심 가치를 지키자는 것이고, 진보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그럼 수구 급진은 무엇인가. 수구는 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교조적으로 과거의 가치에 갖혀있는 것이고, 급진은 변화를 넘어서 사회의 틀을 깨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보수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핵심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체제를 개혁하는 것이고, 진보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며 기존 체제를 개혁하는 것이다. 결국 보수나 진보나 개혁이 필수다. 다 알다시피, 영국의 보수당이 300년의 세월을 견디어낸 것은 귀족과 지주의 정당에서 중산층의 정당으로, 그리고 서민의 정당으로 끊임없이 개혁해왔기 때문이다.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혁명을 거부하며 끊임없이 사회주의 개혁을 추진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한편 보수 진보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우리 사회의 보수가 자본주의라면 중국의 보수는 사회주의다. 다시 말해 우리 나라에서는 사회주의가, 중국에서는 자본주의가 진보다. 따라서 정치 진영을 구분할 때 진보 보수라는 구분보다는 좌 우라는 구분이 더 유용하다. 자유 성장 시장을 중시하면 우고, 평등 분배 정부를 중시하면 좌다. 그래서 흔히 서구 선진국 정부를 지칭할 때 우파 내각, 좌파 내각, 중도 내각이라는 용어를 쓴다. 우리의 경우도 이래야 정부나 정당의 성격이 보다 분명해진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좌파라는 용어의 사용을 매우 꺼려한다. 동족상잔의 전쟁이 초래한 소위 ‘레드 컴플렉스’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사회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정당이 보수 정당이고, 여기에 사회주의적인 요소와 정부 개입의 확대를 추구하는 정당이 진보 정당이다. 이런 면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모두 보수 정당이고,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에 사회주의적인 요소와 정부 개입의 확대를 꾀하는 정의당이 진보 정당이다. 그리고 좌 우의 구분으로 보면 외양상으로 새누리당은 보수 우파, 새민연은 보수 좌파, 그리고 정의당은 진보 좌파다. 앞에서 굳이 외양상이라는 전제를 한 것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새누리당은 수구 우파, 이미 수명을 다한 20세기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일부 야당 세력은 수구 좌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우리 사회는 이 수구 우파를 보수로, 수구 좌파를 진보로 부르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나라는 권위주의(독재)가 보수를, 친북이 진보를 상징하는 기괴한 나라가 돼버렸다. 새누리당 안팎에는 나같은 정치인을 보수를 위협하는 위험 분자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꽤 있지 않은가. 또 이 사회는 사회주의는커녕 절대 왕조 국가인 북한을 두둔하는 사람들을 진보 인사라 부르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구체적으로 적용을 해보자. 이를테면 여권에서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국민경선을 반대하며 권력자에 의한 소위 전략 공천을 주장하는 세력은 우파, 수구 우파, 진보 우파중 무엇인가. 야권에서 수십 년전의 케케묵은 구호를 외치는 불법 폭력 시위를 두둔하는 세력은 좌파, 수구 좌파, 진보 좌파중 무엇인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재벌개혁 저지는?
공자님은 정치란 이름을 바로하는 것이라 했다. 곧 개념 정의 지칭 등 어떤 일의 본질을 나타내는 이름을 바로 부르자는 것이다. 이름이 어지러울 때 세상이 어지럽다. 세상을 바로잡으려면 이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 정치는 오랜 세월 진영을 가르며 싸움을 벌여왔으나, 요즘에 와서는 그 싸움마저 점차 더 어지러워지고 있다. 우리 정치를 국민에게 매개하는 언론마저 부르는 이름들이 어지러우니 정치가 더 혼란스럽다.
-> 지난해 말 즈음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글입니다. 보수당 국회의원의 글이지만 전문을 구하기 위해 찾아보니 경향에서 전문을 실은 기사도 있더군요. 성향을 떠나서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와 보수, 좌우의 개념을 아주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정리한 초반부가 좋습니다. 논술은 결론을 내리기가 아주 어려운데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결론도 깔끔하게 냈다고 생각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논술은 ▲어떤 개념과 이슈에 대한 핵심사항을 아주 간결하게 설명해내는 것 ▲주장한 바에 대한 부합하는 배경지식을 근거로 제시하는 것 ▲각 문단을 통일성있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주는 아직도 광주다> - 허지웅
어머니는 가장 편한 순간일 때조차 광주항쟁에 대한 기억에 대해 언급하길 꺼리신다. 물어봐도 대답이 없다. 일종의 채무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80년 5월 어머니는 젖먹이인 나를 부둥켜 안고 있었고, 밖에서는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어머니는 살아야했다. 덕분에 나도 살아서 효도 따위 모르고 이렇게 경우 없이 산다.
광주항쟁이라는 역사는 내게 참 복잡한 잔상으로 남아있다. 광주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살다가 다시 전학을 갔던 광주의 고등학교에서 나는 처음 그 잔상과 마주했다. 야간 자율학습 때 내가 농으로 김대중을 비아냥거려 생긴 일이었다. 한 친구가 발끈하더니 결국 주먹질이 되었다. 아이들이 뜯어 말리는 가운데 그는 “네가 광주나 김대중에 대해 뭘 아냐”고 소리쳤다. 당시로선 참 뜬금없고 촌스런 말이라 생각했다.
얼마 전 광주항쟁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기록 유산에 등재될지 모른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정부의 기록물에서부터 취재수첩, 병원기록들, 그리고 미국의 광주항쟁 관련 비밀해제 문서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가 제출되었다. 그런데 곧 이어 희한한 소식이 들려왔다. 한미우호증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한미우호증진협의회 한국지부에서 “5.18의 진실은 600여명의 북한 특수군이 광주에 와서 시민들을 칼빈으로 죽인 것”이라며 유네스코에 반대 청원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광주민주화운동 3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려왔다.
시민군도, 계엄군도 북한 사람이라면 전라도는 북한 땅이었나?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기 위해 특정 이념들과 싸워야 한다는 건 지치는 일이다. 광주항쟁에 관련한 북한 개입설에 대해서는 이미 넘치도록 충분한 자료들에서 해명이 이루어진 상태다. 80년 5월 25일 황금동 부근에서 술집을 경영하던 스물 한 살의 장계범이라는 사람이 도청 농립국장실에 허겁지겁 들이닥치면서 “독침을 맞았다!”고 외친 일이 있었다. 그로 인해 시민군이 점거 중이던 도청 안의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광주사태는 간첩의 책동”이라는 신군분의 선전에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이 사건은 침투정보요원들의 도청지도부 교란 작전이었다. 이틀 후 계엄군은 도청을 접수하고 시민군과 8명의 투항자를 사살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는 당시 계엄군 병사가 한쪽 발을 시민군 포로의 등에 올려놓고 사격하면서 “어때, 영화구경하는 것 같지?”라는 농담을 던지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광주는 우리 모두에게 너무 익숙하지만, 결국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지의 기억으로 멀어져 가고 있다. 광주항쟁을 극화한 드라마, 영화 등 회고록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일어난 일을 축소하거나 주요 사실관계에서 단지 무분별한 뜨거움만을 강조해 의도적인 포르노그래피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시켜왔다. 후자의 경우는 소위 민주세력이라 자처하는 자들에 의해 '정의롭게' 주도되어 왔다는 점에서 더 악랄했다. 광주를 바라보는 이 서로 다른 두가지 태도는 공히 광주를 사실이 아닌 논쟁의 영역으로 밀어넣는데 일조했다. 결국 북한 운운하며 죽은 자들을 욕되게 하거나 그저 뜨겁기만한 상품으로 팔아먹어 고작 삼십 수년 전의 사실을 사실이 아닌 것처럼 만들어버린, 지금의 참담한 결과를 만들어낸 건 서로를 절대악으로 상정하고 그것으로 연명하는 자들의 협업이다. 그렇게 5월의 광주는 사진 한 두장의 느슨한 인상으로, 낡은 구호로, 공동화한 기억으로 타자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공수부대가 효덕국민학교 4학년 전재수를 조준 사격하고, 화염방사기를 동원하고, 임산부와 여고생을 대검으로 학살하고, 구타를 제지하는 할머니를 다시 구타하는 등의 이야기들이, 아직까지는, 지금 이 시간 적지 않은 이들의 기억과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 당장 구글에서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당시 해외 기자들에 의해 촬영된 사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장담하는데 당신이 그 어느 잔혹한 영화에서도 차마 본 적이 없는 장면들이다. 폭력의 강도를 확인해보라 권유하는 방식으로 지킬 수 있는 과거란 얼마나 슬픈 것인가. 그렇게라도 사실을 사실로 지켜야 하는 현실은 얼마나 초라하고 무력한 것인가.
빤히 벌어진 죽음의 초상들이 알량한 이해관계에 의해 영 다른 기억으로 왜곡되고 지워지는 지금 이 시간에, 그나마 광주를 기억해보려 애쓰는 모든 이야기들이 고맙고 귀하다. 최근 80년 5월을 통과한 자연인들의 기록물인 다큐 영화 <오월愛>가 개봉했다. 어김 없이 오월이다. 신군부의 정권 장악 시나리오 안에서 일종의 소모품으로 산화해간 그들의 죽음 위에 우리가 야구도 보고 영화도 보고 그렇게 질기게 살아있다. 외면했거나 망각했거나 가르치지 않았거나 쉽고 편하게 장삿속으로 팔아 치웠던 우리 모두 광주의 죽음 앞에 새삼, 유죄다. 내게 주먹을 날렸던 친구는 아버지가 없었다. 그는 80년 5월 시민군이었고 도청에서 군인에 의해 사살 당했다. 아버지들의 명복을 빈다.
->2011년? 2012년 즈음에 방송인 활동도 하시는 허지웅 씨가 작성한 글입니다. 보면 어떤 내용을 확연히 주장하진 않습니다. 작문은 그야말로 글빨을 과시해보는 자리입니다. 좋은 작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긴밀하게 하면서도 시사적인 주제와 적절하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뚜렷하게 주장하진 않지만 한문장 한문장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아주 짧은 문장으로 연결하는 것도 강점입니다. 저도 작문은 잘 모르지만 한번에 쭉 읽히고 곱씹어 읽게 되면 좋은 작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2개의 글이 눈에 안차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정도 논술 작문을 쓸 수 있으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 정도에 한참 못미치는 실력으로 붙었으니 이 2개의 글은 좋은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인에 글과 한번 비교해보면 좋은 논술과 작문이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른 커뮤니티 댓글들을 살펴보면 같은 글들을 읽고도 각기 다른 반응이 나오기도 하더군요. 이 글들에 대해 댓글로 평가를 나누는 것도 글쓰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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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허지웅씨 글은 정말 많은 사례를 하나로 녺여 내야하는 난도있는 글이네요.... 작문은 어려워요 ㅠ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사려 깊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