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辛巳일 토요일 나를 행복하게하는 5가지
1, 큰 불사를 할 때 불단에 올리는 공양물이 어마무시하게 많이 높게 올라가는 것을 보면 장엄하다고 느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법당 장엄은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모이느냐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허름한 장소라 하더라도 발심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그곳이 법으로 장엄되어 있다는 것이고
겉모습은 황금과 칠보로 장엄 되어 있다하여도 썰렁하다면 그것은 법이 사라진 장소입니다.
49재 지낼 때 황룡사 법당은 장엄함을 느낍니다.
훌륭한 스님 5명이 정성껏 재를 지내주시기 때문입니다.
과일과 꽃, 떡 등의 공양물이 산더미처럼 쌓인 것보다도 수행하시는 스님들이 정성을 다해 재에 임해주면 그것이 가장 큰 공덕입니다.
우리 지홍스님과 도성스님, 덕상스님, 벽안스님 모두 발심출가 해서 치열하게 수행해온 스님들입니다.
그런분들이 재를 지내 주시면 공양물이 많고 적고를 논할 가치가 없습니다.
동문회에서 과일과 전*나물 등의 재 공양물의 양을 줄이자는 건의가 들어왔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제가 놀랍더라구요.
“아직도 그렇게 진행하고 있었나요?”
다른 절에 가면 49재 막재를 제외한 초재~6재와 기제사의 공양물은 매우 간소하게 차립니다.
과일도 단을 쌓지 않고 몇 개로 그치고 전과 나물도 양이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많은 것이 좋은 시대였으나 지금은 실속있게 차리는 시대입니다.
마치 손님 대접할 때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차리는 것이 예의였으나 지금은 태도와 질이 더 중요한 시대인 것과 같습니다.
2. 마산에서 김용주 거사님이 오셨습니다.
몇 달전 방생 때 파이를 깔아 드렸는데 KYC 해줄 시간이 없어 오시라고 했더니 진짜로 오신 것입니다.
얼마나 부지런 하신지 70파이나 되십니다.
마산 쪽으로는 좀 늦게 깔아드린거 같은데 정말 수행으로 삼아 안빠지고 누른거 맞습니다.
어떤분은 열심히 눌렀는데 파이 점수가 얼마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락업세팅과 방패 100%가 안되 있으면 채굴 속도가 좀 느려서 열심히 해도 30파이가 안될 수 있습니다.
김용주 거사님은 절에 있는 분께 음료한잔씩 쏘시네요.
거사님은 기초수급을 받으며 한푼한푼 아껴쓰시는데 절에 기도 올리는 것은 무조건 하시려고 합니다. 이렇게 통 크게 모두에게 한잔씩 내시기도 하네요. 우리 용주거사님을 뵈면 재산이 많고 적고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모두에게 음료나 선물을 자주 내시는 분들도 있지만, 남에게 전혀 베풀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배풀면 좋은 분이라서 그 공덕을 공개적으로 칭찬해야하지만
안베푼다고 절대 눈치를 줘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개인적 성향에 해당되는 것이기도 해서 본인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3. “나이 60 넘으면 계단을 절대 이용하지 말래요”
남산을 타고 내려와서 말하는 프라다 보살입니다.
양궁장에서 남산사까지 코스가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마지막에 내리막 계단이 많습니다.
‘이 코스 너무 힘들어요’ 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10~20분정도 더 걷고 가파름도 크지 않지만 입화산에 비교하면 약간 더 힘들죠.
덕상스님은 “입화산보다 여기가 더 쉽구만” 할 정도이니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습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도 한몫 했습니다.
결국 이 코스에 오면 안오겠다고까지 하는 분이 있습니다.
문수산이나 무룡산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었으나 가면 난리 나겠는걸요..
오늘은 12명이 동행했습니다. 도우 거사님이 운전해 주셔서 양궁장에서 남산사까지 직진해서 올 수 있었습니다.
4. 정관에 사시는 하정희보살님은 주말마다 안빠지고 오시려 노력하십니다.
오늘은 아들을 데리고 오셨네요.
사주 명리를 믿지 않는 청년이라고 하길래 설명했죠.
“명리학은 동양에서는 수학의 일종입니다. 1~10까지 십진법을 써서 곱셈과 나누기, 그리고 영어 단어를 동원하고, 루트와 미분 적분을 하듯
명리학은 음양 오행과 십간, 십이지로 기본을 삼고 그것의 상관 관계를 계산하여 상황을 판단합니다.“
젊어서 명리학의 이치를 알면 세상 살아가기가 훨씬 쉬울텐데요, 우리 시대의 교육은 동양 철학을 미신정도로 치부해 버립니다.
스님들조차 주역과 명리학을 인정하지 않는 분이 많죠.
배워보면 얼마나 철학적이고 수학적인지 알게 될텐데요,
오후엔 은진 보살님이 친한 친구라며 데리고 와서 상담했습니다.
5, 오늘은 김승한 영가님의 2재가 있는 날입니다. 법당에 올라갔더니 재자가 안오셨더라구요. 거사님이 다치셨다고 병원에 가셨나봅니다. 그래서 법당에 계신 분들에게 신묘장구대다라니 수행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재자가 사정이 생겨 못오셨습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상주가 됩니다. 나의 재를 모시듯 임해주십시오.”
재자가 없는 것을 아시는지 동문회장님이 오셔서 재를 끝까지 참석해주십니다.
황룡사에서의 감동은 재를 다 같이 동참해서 정성껏 지내준다는 것입니다.
스님 5명이 정성을 다하지, 법당 보살님이 여법하게 잔을 따르면서 인도하지,
재 담당 보살님이 재주들에게 밀착해서 책 페이지 넘겨드리며 마디마디 마다 해야 할 행동을 일러줍니다.
시달림부터 마지막 정리와 공양까지 잘 챙겨드리니 이런 절이 어디 있겠습니까?
6. 오후에 마당에 내려가 보니 떡방에 사람이 있더라구요.
아~ 저에게 떡을 가르쳐 주신 거사님이 오셨습니다.
송편 기피 작업 때문에 오셨더라구요.
거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철커덩 내려앉습니다.
“주택 철거하고 새로 지으려면 떡 방앗간 뜯어야 합니다.”
공사하려면 자재같은 것과 장비같은 것이 들어와서 지어야는데 마당을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준공때까지는 떡 방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아!!! 6개월 동안 떡을 못만든다고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법당 입구로 방앗간을 새로 지어야겠다고요.
거창거사님께 부탁드리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서보원보살님한테 내일 연락을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