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기관들은 지금도 정당지지와 특정인의 대선후보 선호도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신뢰성이 낮은 여론조사는 그것을 인용한 수많은 가짜 분석을 확대 재생산해 내고 있어 민의의 왜곡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과 유권자가 유념해야할 것은 일본은 어떻게 하길래 40-60%의 높은 응답률을 끌어내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경우 고작 5-10% 수준인 여론조사의 낮은 응답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왜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것을 제고하지는 않는가.
조사 후원자 또는 의뢰자, 조사업체, 실제 조사에 사용된 설문, 전체 표본의 정확한 크기, 모집단, 표본오차와 신뢰수준, 조사의 구체적인 방법, 조사시기와 장소, 가중치 부여 여부 및 최종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추산과정 등 꼼꼼히 따져보고 해당 조사에 대한 조사결과를 살펴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면 이런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만을 보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일단 1000명의 조사를 통해 응답률 5%미만의 응답과 85%가 비대면 ARS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 이야기는 결국 1,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50명도 안 되는 사람이 응답을 했으며, 그것도 50명 중에 85% 약 40명 남짓한 사람이 비대면 ARS로 답한 것을 대중의 여론조사 결과라 할 수 있을까부터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 표집의 대상자 수가 50명. 이처럼 낮은 응답율을 솔직하게 보도한다면 과연 그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4·15총선은 코로나19라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변수로 인해 문재인 정권 3년에 대한 중간평가가 되지 못했다. 선거결과는 180:110이라는 수치를 나타냈지만, 이것을 두고 민주당을 필요 이상으로 의기양양하게 하는 것도, 통합당을 필요 이상으로 의기소침하게 하는 것도 우리의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이 총선 압승을 문재인 정권에 대한 긍정 평가로 여겨 유턴하지 않고 직진하면 중국발 입국 금지를 주저하다 초기 방역에 실패한 것처럼 경제와 안보의 파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통합당이 총선 참패를 정권 견제에 대한 부정 평가로만 여겨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반대와 찬성을 오간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하면 야당의 본분를 망각해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없다.
‘없는 자리에선 나라님도 욕한다.’고 했다. 왕조와 독재를 거치며 신산(辛酸)을 겪어온 이 나라의 민중들. 그 고단한 삶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 방편이었을 것이다. 가끔은 고된 노동의 현장에서, 동창들과의 모임에서, 동료 직원이나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대통령을 욕하는 건 우리네 일상의 다반사(茶飯事)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들어서는 모임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가는 얼굴을 붉히기 일쑤고, 자칫하면 난장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한 통이 돼 두 사람을 입에 올렸다가는 자리가 어색해지기 일쑤다. 온라인에서도 지금처럼 다수의 국민이 문재인 조국 얘기만 나오면 발끈하는 건 이전에 없던 현상이다.
누구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도 있고, 지지하다 보면 열렬히 좋아할 수도 있다. 다만 그 정치인이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권력이 바로 서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견제 기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수준의, 다중(多衆)의 감정적 지지는 국가와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결국 그 권력자에게도 해가 되고만 사실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 숨결에나 신경 쓸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 거수기’를 거부하는 목소리를 내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진정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는 길이다. 민주당은 친문이라는 족벌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국민과 유권자는 이에 공감할 사람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당이건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은 그 후유증을 겪게 마련이고 정당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그 진통을 딛고 새로 정비하는 것이 상례(常例)였다. 국민과 유권자들로부터 통합당을 전부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무리 성형수술을 하고 화장을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해도 자기들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망각하면 새로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의 집권자 운동권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국가부흥을 이루고자 발버둥칠때 대다수가 삽질 한번 제대로 보탠 게 없다. 고속도로도, 포항제철, 거제 조선(造船)소 등등, 모두가 해봤자 안 될 '식민지 반(半)자본주의 사회구성체'의 헛발질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말았다. 오늘의 젊은 세대는 현대사의 그 진실을 너무 모르거나, 좀 안다고 해도 "보수.우파는 수구·꼴통·친일이다." 라고 우긴다.
이번 통선 결과는 180:110으로 여당이 크게 승리했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의 여론조사 수치와 이번 총선에서 국민과 유권자가 실제로 보내준 제1야당 통합당에 대한 총선결과는 유권자 41%인 1,200만 명의 야당지지로 나타났는데, 평소 통합당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20% 대로 나온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1,000여명을 샘플로 선정해 총 5%인 50여명, 그것도 ARS 전화 응답자가 40여명의 응답을 받아 분석한 우리나라 여론조사에 신뢰를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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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칼럼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