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향기
난 오래 전 부터 해마다 6월이 되면 그냥 향기롭게만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향에 취해 차를 몰고 다닌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거나 도시에선 만날 수 있는 그런 꽃도 아니며 그리 아름답지도 않은 그런 꽃이다.
어떤 것은 길게 늘어지고 어떤 것은 또 짧다.
모든 자연의 섭리에 맞게끔 3월이 되면 나무에 푸른 잎새들이 겨울의 추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4~5월이 되면서 겨우내 움추리며 준비했던 힘들을 유감없이 푸른 잎으로 발산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런 푸른 잎새들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과 약동할 수 있는 힘을 자연에서 그려본다.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그려지는 푸르름이 더해가는 4~5월의 우리의 아름다운 산야 그 산속의 많은 나무들 자기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멀리서 까지 보이도록 울긋불긋 하얗게 또는 노랗게 형형색색 펼쳐지는 나무 꽃들 누군들 그런 자태를 보면서 그냥 갈까.
한마디 씩은 하면서 가겠지.
그사이 있는 둥 마는 둥 보일까 말까 하면서 푸르름 속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던 밤꽃나무들. 남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모두 불사르고 푸르름으로 변하고 있을 때 이제 6월엔 내가 뽐내 볼까 하고 내미는 밤나무 꽃들,
그래서 자기의 존재를 멀리까지 보이도록 조금은 진하게 뿜어대는 향기인가 보다. 사랑을 원하는 20~30대에겐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그런 꽃이 아닐는지.
밤 꽃은 성게 새끼처럼 닮은 암꽃이 있고 여우 꼬리처럼 닮은 수꽃으로 되어 있단다.
밤 꽃 향기에 어떤 사랑하고 싶은(물질) 유혹이 있는가 보다 혼자사는 40~50대 여성에겐 수 꽃에서 풍겨나오는 향기는 우리네 남성의 그것 냄새같기도 한다고 한다. 더욱 강렬한 사랑을 유혹하는 향기인가 보다.
친구들 6월이 다가기전 산자락에서 불어대는 밤꽃 향기에 취해서 사랑해 보면 어떨까,
우린 그런 밤 꽃 향기를 사랑합시다.
이런 사랑의 향기를 내 뿜는 밤나무는 가까운 이웃 동산에도 있고 첩첩산중에서 다른 나무 숲들과 햇빛을 보려고 아귀다툼하면서 껑정하게 자란 밤나무도 있다.
어떤 나무는 공주정안(밤나무골)에 예쁘게 단장된 그들만의 보금자리 낙원에서 호강하면서 자란 나무도 있다.
88 고속도로 주변에도 있고 섬진강 하동가는 국도 주변에서도 잘 자라며 향기를 뽑내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면서 말이다. 밤나무도 우리네 인생처럼 험악하고 조악한 환경(첩첩산중,산골)에서 사람구경 , 좋은 문화환경 보지 못하고 일생을 마치는 불쌍한 밤나무도 있다.
어떤 나무는 잘 가꾸어진 묘목에서 온실 속에서 온갖 호강 다하면서 자란 나무들도 있다.
그런 나무들은 주인이 원하는 큰 탐스러운 밤톨(알밤)이 되어 주인을 여간 기쁘게 하지 않는다. 첩첩산중 껑다리 나무에서 자란 밤톨들 기껏해야 산 다람쥐 겨울 양식 밖에 더 될까 생각해 본다. 우리네 요즘 애들 교육 같단 생각이 든다.
혼자사는 사랑 못하는 사람들의 가슴 설레게 한 향기를 뒤로하고 , 작렬하는 한 여름의 태양아래 혼신의 힘으로 밤톨 만드는데 한 여름을 보낸다.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추석 한가위에 제일 먼저 인사하러 온 녀석이 밤톨이다. 멀리 떨어져 일년에 몇 번 이나 볼까 말까 하는 사랑하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 자식들 어디쯤 올까 노심초사 기다리시던 부모님들 지금은 마트에서 깎아 놓은 그런 것도 젊은이들은 쓰고 있지만. 밤을 치시면서 우리 아이들 어디쯤 올까 사립 대문 밖에 왔다 갔다 노심초사 기다리던 그런 정겨운 모습들 지금도 볼 수 있을까.
시골에서 논 밭 다팔아 서울로 유학 보내고 힘들게 사시던 60~70년대의 우리네 부모님들,본인의 건강과 걱정은 아랑 곳 하지 않고 오직 자식들 교육에만 올인 하셨던 우리 부모님 세대들, 예쁜 며느리, 잘생긴 사위 얻을 때 에라 아들 딸 많이 낳고 잘 살아야 된다 하시면서 던져주시던 그것들도 밤꽃 향기의 산물이 아닌가. 엄동설한 한겨울 이따금 거리에서 먹음직스럽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군밤, 팔짱 낀 젊은 연인들에겐 더 없는 사랑의 보약이 아닐는지 , 하얀 장갑에 약간은 묻어 있는 꺼먼 밤껍질을 호호 불면서 말이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 우리가 자란 그 시절 소풍이라야 무엇을 챙겨 갈까? 기껏해야 삶은 계란 , 삶은 고구마, 삶은 밤톨 이런 것들만 가지고도 세상 부럼움 없이 자랐던 우리네들 아닌가(서울 도시 촌사람들은 제외하고 말일세)
이제 밤꽃 향기를 사랑하면서 6월이 다 가기 전 마나님들과 밤나무 골에서 사랑하면서 건강하게 삽시다.
생밤의 효능:
1. 입에 통증이 있으면서 부어 오르고 울혈이 된 사람은 생밤을 먹거나 생밤을 씹어 바르면 좋다.
2. 폐를 보호하고 기침을 그치게 한다.
3. 차 멀미에 생밤을 씹으면 좋다.
4. 탈항 ,문어,오징어의 중독에 효과가 있어 아침 저녁으로 먹으면 탈항이 낫는다.
밤의 효능 :
1. 가난하던 시절 식량 대용으로 이용되었던 밤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비타민이 많고 이뇨작용에 효과적이어서 신장병에 특히 좋다.
2. 큰 밤을 삶아 날마다 먹으면 특효가 있다.
3. 어린이에게는 생밤을 피하는 것이 좋다
4. 아랫도리가 약한데는 말린 밤이 좋다
밤은 탄수화물, 단백질, 기타지방,칼슘,비타민(A,B,C)등이 풍부하여 발육과 성장 피부미용과 피로회복,감기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 비타민 C성분이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어 술 안주로 좋다. 밤의 과당에는 위장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고 설사, 배탈에 효과가 있고 밤을 구어 먹으면 과육이 부드러워져 생밤보다 소화가 잘 된다.
전국을 다니면서 평소에 느낀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6.25 김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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