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봄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툭툭 터지는 벚꽃처럼
흐드러지는 시심을 키워가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시가 되지 못하고
눈꽃처럼 흩날리는 시어들의 등에
눈물로 작별하고 싶습니다.
순간, 순간들을 기억하며 그 날을, 그 꽃길을 가슴 안에
새기고 싶습니다.
- '시인의 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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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아래서/ 권정희
너에게 닿고 싶은
그런 날이 있었다
희디흰 벚꽃잎이
눈꽃처럼 흩날릴 때
이대로
죽어도 좋을
목숨이고 싶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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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눈물로 뜬다/ 권정희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실타래 같은 날들
친친 감고 조여 오는
순간들을 잘라낸다
먹먹한
세상의 한기
눈물꽃이 피고진다
저리고 아리도록
풀지 못한 속울음을
낮달이 베어 물고
어둠속으로 사라지면
하늘엔
눈물꽃 같은
별 하나씩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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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꽃무릇/ 권정희
어쩌나
비 내리고
풀빛 더욱 짙어졌다
너 가고
봄이 가고
여름 더욱 깊어졌다
올 터진
붉은 그리움
갈래갈래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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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지우다/ 권정희
내 남루를 벗겨본다 서툴지만 한 겹씩
지우고 닦다 보면 허물인들 못 벗기랴
반생이 지나간 자리, 밝음일까 어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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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권정희 시집/ [별은 눈물로 뜬다]/ 시와소금/ 2016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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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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