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탐방 그리고 주변 돌아보기의 두번째 진행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지역으로 정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은 한려 해상국립공원과
함께 2019년 현재 기준 22개 국립공원 중 섬과 해상을 중심으로 한 국립공원이다. 산을 중심으로 한 다른 국립공원과는 달리 전라남도의 다도해 지역의 섬들을 중심으로 크게 7개 지역으로 구분했기 때문에 남해와 서해 일부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다 방문하려면 하루 이틀로는 절대 불가능하며, 여유를 가지고 섬여행을 한다는 느낌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
위 지도에 붉은색으로 표시한 곳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지역이며, 서해안/왼쪽 부터 살펴보면
- 목포에서 연결되는 홍도-흑산도-다물도 지역,
- 비금도-도초도-우이도-대야도 지역,
- 진도에서 연결되는 상,하조도-거차군도-관매도-맹골군도 지역,
- 완도에서 연결되는 보길도-노화도-청산도 지역,
- 고흥에서 연결되는 나로도-지축도, 팔영산지역,
- 제주도를 제외한 가장 최남단인 거문도 지역
- 여수에서 연결되는 금오도-연도, 오동도, 돌산도 금오산 부근 등 크게 7개의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의 부용동과 다른 유적지를 방문하는 여행으로 진행을 했고, 청산도는 별도로 여러번 다녀왔기에 4번 지역은
별도 여행기(''호남의 3대 정원탐방, 완도(보길도) 부용동'
이번 진행은 5번의 '고흥에서 연결되는 나로도-지축도, 팔영산 지역'을 목적지로 했고, 산행을 하고 주변을 돌아본다는 진행 원칙에 준하여
나로도 우주센터와 센터를 둘러 싸고 있는 봉래산, 팔영산 지역을 다녀왔다.
나머지 지역은 틈틈히 계절과 상황에 맞추어 다녀올 계획이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은 일단 서울에서 멀다. 최소한 5시간 이상의 교통 시간을 어림 잡아야 한다.
고흥가지 직접 가는 버스는 주로 낮시간에만 하루에 몇편이 있다. 낮에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인 내가 나로도나 팔영산에 가려면 심야고속을 타고 광주광역시까지 간 후, 새벽 5시 이후에야 출발하는 시외 버스를 타고 고흥으로 가야 한다. 고흥으로 간후에는 다시 택시나 지역 버스를 이용하여 목적지로 가야 한다.
나는 자정 넘어 서울을 출발하는 심야고속으로 광주까지 간후 5시 20분 경 광주를 출발하는 버스로 고흥으로, 고흥에서 지역 시외버스로 나로도 공용터미널로 이동 후 도보로 나로도 우주센터까지 갔다. 센터 방문 후에 봉래산에 올랐다.
뭐가 되든지 타면 바로 잠에 드는 좋은(?) 성향을 가진 덕분에 밤새도록 이동을 했지만 나름 괜찮은 몸상태로 나로도에 도착했다.
아직 주변은 꽃이 만발한 시기는 아니어서 조금은 아쉽지만, 이미 4월에 가까운 시기라서 그런지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하늘은 약간의 구름이 끼어 있어 햇빛이 얼굴에 직접 비치지도 않았다.
나로도 자체가 섬인 까닭에 도로에 따라 다르지만 바다를 보면서 걷기도 하고, 바다는 보이지 않은 촌락을 지나기도 한다.
걷는 것에는 이력이 나서인지, 길로 나서면 이런 저런 잡념도 잠시 후면 사라지고 마음도 몸도 평안한 상태가 된다.
나는 천상 걸어야 하는 사람인 듯 싶다.
무엇보다 지나가는 차들이 많지 않으니 좋다. 나로도 우주센터 방향으로 향하는 차들이 좀 있었는데 나중에 나로도에 도착하여 보니 대부분이 출근하는 직원들 차량이었지 않나 싶었다. 식당에서 만난 직원들이 길에서 나를 봤다고 했다.
나로 우주센터까지 8Km ... GPS를 열고 거리를 재어 보지는 않았지만, 느낌은 8Km 보다는 약간 더 거리가 나가지 않나 싶다.
몸이 느끼는 거리 감각이 때로는 이정표 표기보다 더 정확할 때도 있다.
도회지에서는 결코 볼 수 없고, 차를 타고 가면 지나치기 십상인 풍경들을 들여다 보고 눈으로 만져도 보면서 간다.
걷는 다는 것의 장점이고 매력이다.
골짜기 뙤밭 한 가운데에 집 한채가 덩그러니 있다. 집의 상태나 주변을 볼때 사람이 살고 있는 집으로 생각된다.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적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교동제를 지나 구불구불한 내리막에 들어서면 재활용품을 이용한 작품들이 코너가 있는 길 옆에 세워져 있다.
제법 잘 만들어졌고 잠시 잠시 미소를 띠면서 구경한다.
천천히 타박타박 걷다 보니 어느덧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앞에 도착했다.
과학관 앞에 있는 우주선은 실물 크기로 제작된 모형이고, 반대쪽은 바닷가이다.
왜 저 멀리 외딴 지역에 우주센터가 조성되었을까 하고 가끔 궁금해했고, 미디어에서 대답을 해주긴 했지만, 감이 잡히지 않았었다.
그것을 이해하려면 봉래산에 올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봉래산 산행 후에 느꼈다.
밤새 달려오고 아침 나절에 2시간 정도를 걸어서 인지 배가 출출하다. 마침 과학관 구내 식당이 개시를 했다 해서 후다닥 뛰어가 개밥 감추듯이 맛난 아침을 먹었다. 직원들 몇이 아침에 길에서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서 설마 이곳으로 올줄은 몰랐다 한다.
봉래산에 꼭 올라보라고 권한다.
식사를 하고 센터 과학관으로 향했다.
뭐랄까..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 친절한 과학적 설명부터, 우주선에 대한 원리 등등...
특히, 우주선 발사 속도에 대한 설명과 시뮬레이션 모델이 재미있었다. 속도가 너무 높아도 낮아도 안된다.
나로우주센터의 꿈이 그려져 있다. 원대한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우리의 꿈이니까...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 중의 하나는 우주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세계의 주요 지역들의 사진이다. 이 사진은 히말라야 지역의 험준한 만년설 지역이다. 바로셀로나 등 도시를 찍은 사진들도 눈길을 끌었고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문득, 내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새삼스럽게 어릴적 기억이 되살려졌다.
앞쪽 공원에는 해시계도 있고이것 저것 들여다 보면서 시간 보내기 안성마춤이다.
과학관 전경... 왼쪽의 둥근 구 모양의 건물이 3D/4D 영상관인데, 봉래산 등반 계획이 있고 저녁을 팔영산 휴양림에서 묵기로 예약이 된 관계로 들리지는 않았다.
공원 앞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앞쪽 멀리 보이는 섬들은 아마도 금오도 쪽이 아닐까 싶은데 정확하지는 않다.
생각보다 잔잔하다. 하늘도 바다도...하물며 공기의 흐름까지도 조용하다. 여기에 우주센터가 자리한 이유 중의 하나지 싶다.
나로도터미널에서 우주센터로 걸어 오는 도중에 보았던 안내판이다. 일단은 그냥 지나쳤는데, 봉래산 산행을 마치고 나오면서 담았다.
과학관에서 나온 후에는 직원이 설명해준 길을 따라 봉래산으로 올랐다.
가장 일반적이고 권하는 경로는 편백숲 안내판이 있는 곳(주차장이 있다)에서 시작하여 편백숲을 통과하여 산능선 길을 따라 봉래산 정상에 올라 다시 능선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것인데, 나는 과학관에서 출발 했기 때문에 편백숲 중간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붉은 점으로 이뤄진 선이 나로도 공용터미널에서 나로 우주센터까지의 도보 경로(약 8Km)이고, 파란색 점은 나로도 우주센터 방문 후 진행한 봉래산 등산코스이다.
봉래산은 나로도 우주센터 발사기지와 과학관을 둘러 싸고 있는데, 발사기지는 보이지 않는다.
봉래산은 여느 섬산처럼 내려다 보이는 바다 조망이 멋지지만, 무엇보다 산 중턱에 조성된 100년이 넘은 대단위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이 뛰어나다. 숲 자체만 보면 국내 제일이라 할 수 있다. 멀리 고흥의 접근성이 불편한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고, 덕분에 오히려 잘 보존되고 있는 숲이다.
이 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로우주센터가 목적인지라 봉래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인근의 사람들과 특별히 편백숲에서 묵고 싶어 오는 소수이다.
중간에 이런 익숙한 풍경도 있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휠씬 더 아름드리 잘 자란 편백, 삼나무가 빼곡하게 들어 서 있다. 봉래산 삼나무는 수령이 100여년 정도로, 총 3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고, 보통 키가 30M 정도로 국내에서는 이런 대단위 숲을 보기 어렵다. 단언하건대 국내 제일이다.
중간에 마른 용송이 죽어 말라버린 소나무 줄기가 있고, 안내석에는 전설이 새겨져 있다.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벤치가 만들어져 있고, 숲안내 해설판도 있다. 무엇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방해 받지 않고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어서 불안하거나 하지도 않을 성 싶다.
숲을 벗어나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진달래 철쭉 나무가 자라고 있고, 아래로 우주센터 과학관과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 보인다.
정상에는 다른 산에서 흔히 보이는 커다란 정상석이 없어 소탈하고 편안해 보인다.
봉래산은 옆에 이어지는 마치산과 연결되지만, 마치산쪽은 우주센터 발사기지가 위치하는 관계로 통제지역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왜 여기 남도 멀리 외딴 지역에 우주센터가 조성되었을까 하고 가끔 궁금해했다.
아래와 같은 미디어에서 대답을 해주긴 했지만... 2Km의 안전 반경이 어느 정도인지 잘 감이 잡히지 않았었다.
나로도가 우주센터 최적지로 꼽힌 이유는 지형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민경주 나로 우주센터장은 이와 관련 "우주 발사체 발사의 방위각이 각도가 넓으면 넓을 수록 좋고, 안전 구역이 확보돼야 한다"며 "나로도 같은 경우 약 2km 안전 반경이 확보돼있어 국내
최고의 적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0403962&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하지만 여기 봉래산에 올라 주변을 돌아보고, 특히 계속 느꼈던 고요함과 광활함이 그 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도 바다도...하물며 공기의 흐름까지도 조용하다. 앞바다에는 방해가 될만한 섬도 없다. 주변의 산의 높이가 낮은 편이고, 구릉진 편이라 방위각이 넓을 수 밖에 없다. 봉래산에 올라 주변을 들여다 보고 남한 지역의 지형상의 특성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된다.
여기 저기 들꽃이 자태를 보이고 있다.
진달래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북쪽으로는 섬들이 가득 차 있다. 동쪽 방향과는 차이가 크다.
천천히 하산을 마치고 나면 탐방로 입구가 나오고, 우주센터와 공용터미널을 연결하는 도로를 만나게 된다.
화려하지 않지만 결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은 편백숲에서 마음과 몸이 푸짐한 시간을 가졌다. 첫날은 이렇게 지나고, 내일 있을 팔영산지구 탐방을 위하여 팔영산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보로는 약 30여 키로이다. 몇키로 걷다고 차를 이용하여 팔영산 아래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