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토요일부터 시작된 봄비가 일요일 오후녁 귀경길에 원주쯤 지나자 그치는듯 싶다.아마도 이번 빗줄기는 농심을 환히 밝히는 단비이자 그간의 건조주의보를 잠재우는 춘우이리라.
2.토요일 점심무렵에 허남훈씨의 목소리가 핸폰을 통해 울려온다.엊저녁인 금욜저녁에 본가가 있는 원주에 들어와 잠을 자고 치악산을 오르기 위해 전화를 한다고...
금년들어 한번도 보지 못했길래 저녁에 차항리로 들어오기로 약속한다.이어 밤10시쯤에 차항리 숙소에서 반가움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새벽 두시가 넘어 잠을 청한다.
일요일 아침7시에 일어나 밖을 보니 옅은 가랑비에 개스가 가득하고 봄바람이 심하게 불어댄다.
산행여부를 망설이다가 다시금 지난주에 다녀온 백일평을 오르기 위해 승용차1대에 시동을 걸었다.춘두목에 주차후 운무 그득한 오프로드를 거닐며 담소를 나누며 서서히 고도를 높힌다.
짝짓기철을 앞둔 산새들의 합창만이 고요를 가른다.조그만 재를 넘어 운무에 휩싸인 드넓은 백일평이 잠시뒤에 모습을 드러내고 허남훈씨의 표정이 흡족스레 얼굴에 묻어나는듯 하다.
삼십여분 초지를 가로지른후 켄맥주로 갈증을 달래본다.물기를 잔뜩 머금은 은빛 버들강아지가 초원 한가운데 처연히 고개를 떨군다.
3.오후녁 원주시내에 약속이 있는 허남훈씨의 스케쥴에 아쉬움을 뒤로한채 다시 고개를 넘어 차항리로 내려와 횡계 톨게이트 앞의 삼거리식당에서 늦은 아침겸 이른 점심으로 한끼를 해결하며 세시간여의 짧은 백일평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