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의 중보기도 사역
이인호
기도는 하나님으로 일하시게 하는 방법이요, 교회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다. 유럽이 정치적, 도덕적, 영적으로 어둠 속에 있었을 때 모라비안 교도 남녀 각각 24명이 체인기도를 시작했고, 이것은 1백년간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유럽에 부흥을 가져온 불씨가 되었다. 이렇게 위대한 기도의 핵심은 바로 ‘중보기도’에 있다. 우리는 기도의 골방에서조차도 이기적인 간구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중보기도는 우리의 이기심이 설 수 없는 가장 고상한 형태의 기도로서 하나님의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사람들이 실천해온 아름다운 덕목이다.
이 중보기도의 능력은 그것이 통치의 기도라는 데 있다. 웨슬리 듀엘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주님은 중보기도로 세계를 통치하신다’고 말했다. 우리는 기도에 대해 약한 피조물의 탄원이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하고, 주님의 기도 역시 하나님을 향한 탄원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예수님의 중보기도는 하나님 우편에 앉으신 통치자의 의논이요 경영이요 통치 행위이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중보기도 사역에 주님이 우리를 초대하셨다. 주님만의 특권을 나누어주신 것이다(요14:12, 딤전2:1,2). 통치자 자신의 이름을 우리에게 백지수표로 위임하셨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하라고 말이다. 그러므로 중보기도는 장차 세상을 다스릴 하나님 백성들의 이 땅에서의 연습이요(창18장), 성도들은 중보기도로서 이미 왕노릇을 시작하고 있으며 중보기도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다스릴 수 있다. 중보기도는 재미없는 고행이나 십자가가 아니라 신나는 경험이다.
우리의 중보기도 모임은 세계 경영의 회의장이며 중보기도실은 바로 만왕의 왕과 함께 다스리는 세계 통치, 곧 세계 경영 집무실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중보기도 사역을 ‘사랑의 교회’에서 체계적으로 시작한지 3년이 되었고, 그 동안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중보기도의 불길이 끊어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 그 동안 1,500여 명이 중보기도 사역에 헌신해 왔으며 현재 장년 320여 명, 청년들 150여 명이 중보기도실에서 기도의 체인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의 교회 중보기도 사역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먼저 일년에 세 차례 중보기도학교를 1박 2일로 수양관에서 갖는다. 여기서 학교를 수료한 사람들이 수양관이나 교회 주일 중보기도단에 가입하여 4개월간 중보기도단원으로 동참하게 된다.
이 사역을 위해서 8개의 중보기도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각 기도실에는 성도들과 교회를 위한 기도제목, 8개 영역으로 분류된 나라와 민족의 기도제목들이 비치되어 있다. 교회의 각 장소에는 중보기도 요청함이 있어서 성도들은 언제든지 개인적인 기도를 요청할 수 있다. 중보기도단 임원들은 매일 중보기도 카드를 수거하여 기도제목을 정리하며, 신문이나 매스컴을 통해 나라와 민족의 기도제목을 정리한다.
그리고 선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선교 현장의 생생한 기도제목들을 입수하여 중보기도로 선교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중보기도 사역을 통해 놀라운 응답과 역사가 일어나는 것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특별히 고통 당하는 많은 사람들의 치유가 중보기도를 통해 일어나며 구원, 직장, 사업, 결혼 등 각양 기도제목들이 응답 받는 일들을 보며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다. 암이 낫고 가출한 아들이 돌아오고 깨어진 가정이 회복된다. 중보기도는 그야말로 사람을 살리는 사역이다.
특별히 주목할만한 것은 젊은이들이 중보기도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번 제 7기 젊은이 중보기도학교에 대학부 80명, 청년 120명이 지원했다. 장년들의 중보기도 사역이 활발히 일어나는 교회가 많이 있지만, 젊은이들이 장년들의 중보기도 사역에 동참하여 지난 3년 동안 활기차게
중보기도를 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 활동적이며 혈기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의 무릎을 꿇고 이민족을 위해 흘리는 그 순수한 눈물의 기도를 들으시리라 확신한다.
이렇게 기도하다 보면 우리는 이미 통치자의 마음을 가진다. 세상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배우며 공의로운 주님의 법을 배운다. 그렇게 우리는 장차 왕 노릇할 이 세상을 미리 중보기도를 통해 다스리므로 통치의 연습을 한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온 세상을 다스린다. 의로운 왕이신 우리 주님이 다스릴 그 날을 기대하며 그 주님의 마음을 품은 많은 중보기도자들이 이 땅의 무너진 성벽 위에 올라가 기도한다면(겔 13:5, 22:30) 그 주님의 통치가 우리 속에 실현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예루살렘아 내가 너의 성벽 위에 파숫군들을 세웠다. 그들은 밤이나 낮이나 늘 잠잠하지 않을 것이다. 주께서 약속하신 약속을 늘 상기시켜 드려야 할 너희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늘 상기시켜 드려야한다.
주께서 예루살렘을 세우실 때까지 쉬시지 못하게 해야한다. 또 예루살렘이 세상에서 칭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주께서 쉬지 못하게 해야한다(사 62:6,7).”
예루살렘이 회복되리라고 하던 이사야의 환상이 오늘 우리 민족 가운데서도 이루어질 것을 확신한다.
필자 : 이인호 님은 사랑의교회 영성훈련원 담당목사님으로 오랫동안 중보기도사역을 해 오셨습니다. (ihlee@sarang.org)
출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소식지 2001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