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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들] 10
S#1. 까페 (낮)
민철과 명자.. 마주 앉아 있다.
민철 : 선재의 아버진 누굽니까?
명자 : (충격 받은)
민철 : 이 사진대로라면 선잰 이영준씨의 아들이어야 되겠죠. 이때 어머닌 분명히 이영준씨의 부인이었으니까요.
명자 : ................
민철 : 근데,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제가 아는 아버진 남의 핏줄을 평생 당신 자식으로 키울 만큼 따뜻한 분이 아니예요.
친자식도 성에 안 차면 눈길 한 번 안 주시는 분인데, 남의 자식한테 그렇게까지 정성을 쏟으실 리가 없죠.
명자 : (!)
민철 : 그럼 얘기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도 남편을 배신하고 몰래 아버질 만나신 건가요?
명자 : 그건... (선재의 친부를 밝혀야 될지 몰라서 망설이는)
민철 : (비웃는) 두 분의 사랑 참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운도 좋으세요. 두 분 다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셨으니 말입니다.
명자 : (!)
S#2. 1층 거실 (낮)
선재.. 계단에서 내려오는데, 명자.. 들어온다.
선재 : 엄마!
명자 : (선재를 보더니 눈물 어린 표정이 된다)
선재 : 엄마! 왜 그래?
명자 : (대답 없이 안방 쪽으로 간다)
선재 : (쫒아가며) 밖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명자 : 엄마 좀 피곤해. 나중에 얘기하자. (방으로 들어간다)
선재 : (?)
S#3. 음반 매장 (낮)
연수... CD를 정리하고 있는데,
나래.. 뛰어나오더니 연수를 번쩍 안아서 돌린다.
연수 : (웃으며) 야! 왜 이래?
나래 : 됐다! 연수야!
연수 : 뭐가?
나래 : 매니저! 나 드디어 매니저가 됐다구!
연수 : 진짜?
나래 : 응! 한 달 일하는 거 보구 채용 여부 결정한다는데, 그럼 된 거지 뭐! 내가누구냐?
이 강나래가 이런 기회를 놓칠리가 있냐? 나, 코피 터지고 발에 쌍무좀 생길 때까지 뛰고 또 뛰어서 꼭 인정받고 말거야!
연수 : 잘 됐다! 진짜 잘 됐어.
나래 : 어쩌면 나 세나랑 같이 일할지도 몰라. 새로 뽑힌 로드 매니저들은 이번에 데뷔하는 신인들 담당이거든.
연수 : 그렇게 됐으면 진짜 좋겠다. 니가 세나 데리고 다니면 나 아무 걱정 안 할 거 같애.
나래 : 당연하지! 이 로보캅 매니저가 버티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하하하!
연수 : (같이 웃고)
S#4. 매장 회의실 (낮)
민철, 세나, 금숙... 둘러 앉아 있다.
민철 : 제가 무슨 일 때문에 두 사람을 불렀는지 알 겁니다.
세나, 금숙 : (초긴장 상태)
민철 : 회사에선 그동안 두 사람에 대한 평가를 끝냈습니다.
거기엔 우리 회사 팬클럽 회원들한테 두 사람이 녹음한 곡을 들려주고 모니터 한 결과도 포함돼 있어요.
세나 : (놀란) 언제 그런 걸...
금숙 : (O.L) 그래서, 누가 판을 내는 걸로 결정이 났나요?
민철 : 세나씨!
세나 : (눈 커지는)
민철 : 세나씬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결론이예요. 나중에 다시 기회를 보죠.
금숙 : 오빠! 그럼, 내가 뽑힌 거예요? 그쵸? 만세! 와! 만세!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다)
세나 : 실장님! 다시 한 번만 생각해주세요. 저 더 열심히 할께요. 실장님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께요.
민철 : 얘기 끝났습니다. 이제 나가보세요.
세나 : 실장님!
민철 : (서류에 시선을 준다)
세나 : (돌아서서 나가다가 독이 올라서 민철에게 쏘아붙이는) 결국 이럴려구 날 빅토리로 불러들였나요?
언닌 언니대로 이용하고, 난 나대로 고생 시키고... 이게 실장님 목적이예요?
금숙 : 어머어머.. 쟤 말하는 것 좀 봐. 야!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회! 몰라?
민철 : (금숙에게) 너도 그만 나가봐.
금숙 : (얼른) 네! 오빠! 열심히 하겠습니다! (90도로 인사하고 나가며) 뭐 해? 안나가? (세나를 비웃는 표정인데)
세나 : (민철을 노려보다가 문을 쾅 닫고 나간다)
민철 : (연수 때문에 걱정되는)
S#5. 매장 (낮)
분해서 어쩔 줄 모르는 세나와 의기양양한 금숙.. 같이 걸어오는데, 기찬이 나래와 함께 다가온다.
기찬 : 금숙씨! 여깄었네요!
금숙 : 오빠! 저 곧 음반 나와요. 아시죠?
기찬 : 네! 그래서 금숙씨한테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어요. 앞으로 금숙씨 로드를 맡아 줄 강나래씨예요!
서로 얼굴은 알죠? 빨리 친해져야 데뷔 후에 환상적인 호흡이 나옵니다.
나래 : (세나를 보며 난감한 얼굴이다)
연수, 나래... CD를 정리하고 있는데,
세나... 눈물을 흘리며 뛰어나간다.
연수 : (놀란) 세나야!
S#6. 매장 회의실 (낮)
민철... 미안한 눈빛으로 연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연수... 걱정스런 얼굴로 민철을 돌아본다.
민철... 돌아선다.
S#7. 의대 도서관 앞 (낮)
선재... 도서관에서 나오면,
세나... 우는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가
세나 : (선재를 보고 씩 웃는다)
선재 : (?)
S#8. 한강 둔치 (저녁)
선재의 오토바이 옆에 서 있고,
선재와 세나... 석양에 물드는 강물을 보며 서 있다.
이미 만취된 상태
세나 : (맥주를 마시며) 오빠! 우리 이제부터 야자 틀까?
선재 : (보면)
세나 : 싫어?
선재 : .......... 그러지 뭐!
세나 : 그럼, 내 이름 한 번 불러줘!
선재 : (?)
세나 : 세나야... 하구 불러줘!
선재 : 세나야...
세나 : 또 불러줘!
선재 : 세나야!
세나 : 또!
선재 : (크게) 세!나!야!
세나 : (눈물 글썽하다)
선재 : (미소 지으며 세나를 보다가 ?)
세나 : 세상에서 내 이름 불러 주는 사람 있으니까 좋다. 오빠가 내 이름 불러 주니까 너무 좋다. 좋다.
선재 : ............... 무슨 일 있구나?
세나 : ...............
선재 : 얘기해 봐!
세나 선재의 품에 안겨 운다.
선재 세나를 감싼다.
세나 : 오빠.. 우리 엄마 아빠는 누굴까. 왜 날 낳았을까. 세상은 정말 불공평해.
모든걸 가진 사람들. 나 처럼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사람들. 내이름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될까.
알아도 고아 김세나. 사고 뭉치 김 세나.
선재 : ...............
세나 : 내가 과거로 돌아 간다면 엄마 아빠가 사랑 못하게 할 거야. 그러면 나... 안 태어나도 되잖아.
선재 : (!)
세나 : 산다는 게 겁나. 남들은 푹신푹신한 운동화 신고 아스팔트 길만 달리는데, 난 맨발로 자갈길만 달리는 기분이야.
아무리 죽어라고 뛰어도 쫒아갈 수가 없어. 되는 일이 없어. 제로 오빨 만나고 싶어. 그 사람만이 날 이해해 줄 것 같아.
선재 : (세나가 안스럽다)
세나 : (선재의 팔짱을 끼며 밝게) 오빠! 나 오늘 술 많이 먹구 실컷 꼬장 부릴래! 괜찮지?
선재 : .............
세나 : 자 오빠도 한잔 마셔! 나 저 다리에서 새 처럼 뛰어 내리구 싶어. 자유롭게
하면서 비틀 거린다.
S#9. 나래의 집 앞 (밤)
연수와 나래.... 초조한 모습으로 세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래 : 이 기집애가 도대체 어디 간 거야?
연수 : 우리 세나.. 이상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래 : 이상한 생각?
연수 : 너무 실망해서 가수 되는 거 포기하구 옛날처럼...
나래 : (O.L) 포기 안 해! 걔가 얼마나 독종인데 그렇게 쉽게 포기를 하냐? (말을 그렇게 하면서도 걱정스럽다)
S#10. 민철의 차 안 (밤)
민철... 연수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
메시지 : (E) 음성 녹음은 1번...
민철 : (1번을 누르고 녹음한다) 좀 만나요. 나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볼 일 끝나는대로 와요.
S#11. 나래 집 앞 (밤)
연수, 나래... 기다리고 있는데, 선재의 오토바이 도착한다.
연수 울리는 핸드폰을 꺼버린다.
술에 취한 세나.. 선재의 등에 꼭 붙어 있다.
연수 : (달려가는) 세나야!
선재 : (연수를 보고 !)
나래 : (세나를 부축해서 오토바이에서 끌어내리며) 쪼그만 게 술은 어디서 이렇게퍼마셨어?
세나 : (연수를 보더니 나래 손을 뿌리치고 선재에게 더 매달리며) 오빠! 같이 들어가자!
들어가서 해 뜰 때까지 마시는 거야! 어때?
선재 : (연수를 의식하며) 많이 취했어. 그만 들어가.
세나 : 그럼... 작별 인사로 내 이름 한 번만 더 불러 주라! 응?
선재 : (곤란한)
나래 : 내가 불러줄께! 내가 밤새고 불러주면 될 거 아니냐! 김세나! 들어가자! 김세나! 안 들어가면 죽는다!
(세나를 끌고 들어간다)
세나 : (나래에게 끌려 들어가며) 오빠! 잘 가! (손으로 뽀뽀를 보낸다)
선재 : (연수를 보고 어색한)
연수 : 고마워요. 데려다줘서...
선재 : 세나씨한테 얘기 들었어요. 걱정 많이 되죠?
연수 : ............ 저 오늘 못들어 갈지도 몰라요. 어머님한테 죄송하다고 말씀드려 주세요.
선재 : ...............
연수 : (목례하고 세나를 안고 들어 간다)
선재 : (연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S#12. 나래의 방 (밤)
세나... 나래가 준 대접을 받아서 물을 꿀꺽꿀꺽 마시고 있는데, 연수.. 들어온다.
세나 : (연수를 보며 표정 굳어지더니) 왜 집에 안 가? 언니 집 여기 아니잖아!
연수 : ..............
나래 : 니 언니 너 때매 하루 종일 초죽음이었어. 괜히 시비 걸지 말구 물이나 먹어!
세나 : (삐딱한) 초죽음? 왜?
연수 : (이불 펴면서) 오늘은 아무 생각하지 말구 푹 자. 자고 일어나면 기분 좋아질 거야.
세나 : 자고 일어나면 뭐가 달라지는데? 뭐가 달라진다구 기분이 좋아져?
연수 : ................
세나 : 나 빅토리 때려칠 거야.
연수 : 세나야!
세나 : 치사하고 드러워서 때려친다구!
나래 : 야! 거길 어떻게 들어갔는데 때려쳐? 연수가 너 빅토리 집어넣을라구
실장님 동생까지 떠맡아가면서 고생하고 있는 거 몰라?
세나 : (픽 웃으며) 그게 나 때문이야?
연수 : (!)
세나 : 솔직히 말해봐. 나 때문에 그 집에 들어가 있는 거 아니잖아! 난 핑계구, 사실은 언니 자신을 위해서 아냐?
그 집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언니가 어떻게 실장님을 꼬실 수 있었겠어?
연수 : (눈물 글썽)
세나 : 언니 머리 참 좋은 사람이야. 친동생도 아닌 나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한다.. 얼마나 착하고 갸륵해 보여?
실장님이 혹할 만하지!
나래 : (소리지르는) 그만해! 불쌍하다고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세나 : 내가 왜 불쌍해? 나 안 불쌍해! 나 가수 아니래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어!
연수 : 세나야... 그러지 마! 이번엔 안 된 거 뿐이지 좀 더 기다리면..
세나 : (O.L) 됐어. 언니하고 실장님 연애 사업에 끼어서 왔다갔다하는 거, 이제 사양할래!
그리구, 나래 언니! 그동안 고마웠어! 며칠 내로 나가줄께.
나래 : 나가? 어딜 나가?
세나 : 원래 약속이 그랬잖아. 언닌 나한테 숙식 제공하구, 난 언니 매니저 만들어주구..
근데, 언닌 이제 금숙이 매니저잖아! 나 데리고 있을 이유 있어?
나래 : 야! 그건...
세나 : (O.L 이불 쓰고 누우며) 할 얘기 다 했어. 피곤하니까 가 줘!
연수 : (속상하다) 세나야
세나 : (정색을 하고) 제발 내이름 불르지말아줘. 난 내이름이 너무 싫어. 이젠 날위해 가줘. 쉬고 싶어.
S#13. 나래 집 앞 (밤)
연수.. 집에서 나오면, 나래.. 쫒아나온다.
나래 : 세나 얘기 너무 마음에 두지 마. 화나니까 입에서 나오는대로 떠드는 거야.
연수 : 아냐. 세나 얘기가 맞는지도 몰라.
나래 : 연수야!
연수 : 세나 위해서 실장님 집에 들어갔다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해준 건 아무것도 없잖아.
나래 : 왜 아무 것도 없어? 걔 지금껏 배우고 연습한 거.. 절대 헛 거 아냐!
연수 : 우리 세나.. 또 없어지면 어떡하지? 세나 다시 놓쳐버리면 이젠 정말 못 찾을텐데...(눈물이 흐른다)
나래 : 걱정 마! 내가 도망 못 가게 감시 잘 할께.
연수 : 너도 하루종일 세나만 쫒아다닐 순 없잖아. 매니저 되면 더 바빠질텐데..
나래 : (고민스런)
연수 : 갈께. 너한텐 좋은 날인데 축하도 못해주구 미안해.
나래 : 또 쓸데없는 소리 한다. 조심해서 가기나 해!
연수 : (힘없이 걸어 내려간다)
나래 :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S#14. 나래의 집 동네골목
연수 기대서 울고 서 있는데 그 뒤에서 다가 설수 없이 그 모습을 지켜 서있는 선재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S#15. 레스토랑 (밤)
민철... 연수를 기다리고 있다.
뒤 테이블에선 종업원이 연인으로 보이는 손님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민철의 시선 밖)
민철... 연수가 예전에 했던 얘기를 떠올린다.
S#16. 빅토리 기획실 (낮) - 민철의 회상 (3부 S#2)
연수 : 제 동생..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되는 것만 꿈꾸면서 힘들게 살아온 애예요. 지금 그애한텐 그길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고개까지 숙이며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제 동생한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S#17. 레스토랑 (밤)
민철.. 세나 때문에 괴로워할 연수를 생각하니까 마음이 착잡하다.
S#18. 나래 집 동네 골목 (밤)
선재 지켜 보는데
연수 :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걸어가는데 (E) 연수의 핸드폰에서 메시지 도착음이들린다.
핸드폰을 꺼내서 메시지를 확인한다.)
선재 : (좀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수 : (민철의 메시지를 듣고 마음이 급해져서 뛰어내려간다)
선재 : (?)
S#19. 택시 정류장 (밤)
연수.. 급하게 택시를 잡아탄다.
S#20. 거리 (밤)
연수가 탄 택시를 쫒아가는 선재의 오토바이.
택시의 차창을 사이에 두고 슬픈 연수의 얼굴과 걱정스럽게 연수를 바라보는 선재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S#21. 레스토랑 앞 (밤)
연수.. 택시에서 내린다.
레스토랑으로 뛰어가는데, 선재의 오토바이가 연수 앞에 선다.
연수 : (놀라서) 선재씨!
선재 :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연수 : 여긴 왠일이예요?
선재 : ............. 걱정이 돼서 따라 왔어요.
연수 : ................
선재 : 누구 만나러 왔어요?
연수 : 실장님요!
선재 : (!)
연수 : ...............
선재 : 들어가요. 난 가볼께요. (오토바이에 타려고 하는데)
연수 : 선재씨!
선재 : (보면)
연수 : 우리 세나 좀 잡아줘요.
선재 : (!)
연수 : 세나 지금 너무 힘들어해요. 그냥 놔두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여기서 포기하지 않게 어디로 가버리지 않게
선재씨가 좀 잡아줘요. 세나.. 선재씨 좋아하니까 선재씨가 잡아 주면 다시 기운 낼 수 있을 거예요.
선재 : ..................
연수 : (눈물 글썽해서) 부탁할께요.
선재 : (가슴 아프다)
연수 : 내가 선재씨한테 이런 부탁할 입장 아니라는 거 알지만... 선재씨 아니면 우리 세나... (눈물이 흘러서 말을 잇지 못한다)
선재 : (연수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 손을 뻗다가 그만둔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S#22. 레스토랑 (밤)
민철... 기다리다가 핸드폰을 꺼낸다.
연수에게 전화를 하려다가 연수가 세나 때문에 오지 못할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 두고 일어선다.
S#23. 레스토랑 밖 (밤)
민철.. 밖으로 나오는데, 선재 앞에서 울고 있는 연수의 모습이 보인다.
민철 : (얼굴 굳어진다)
연수 : (선재에게) 미안해요.
선재 : (고개 젓는다)
연수 : 그만 들어가볼께요.
선재 : (끄덕)
연수 : (눈물을 닦고 돌아서는데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민철을 발견하고 놀란다)
선재 : (연수의 놀란 얼굴에 시선을 돌리면 민철이 서 있다)
민철 : (연수와 선재에게 다가온다)
연수, 선재 : (긴장하는)
민철 : (동요 보이지 않고 차분한) 안 들어오고 여기서 뭐해요?
연수 : ...............
선재 : (연수 곤란할까봐 변명하는) 어... 내가 세나씨 데려다주러 갔다가...
민철 : (O.L) 여기까지 왔는데 술 한 잔 하고 가!
선재 : (!)
민철 : (연수에게) 들어가요. (자연스럽게 연수의 손을 잡고 걸어간다)
선재 : (그 모습을 보고 슬프다)
S#24. 레스토랑 (밤)
민철, 연수가 나란히 앉아 있고, 선재.. 마주 앉아 있다.
세 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철 : (선재에게) 참.. 아까 잠깐 어머니 만났는데...
선재 : 형하고 만났던 거야?
민철 : 어머니가 무슨 말씀 안 하셔?
선재 : 아니....
민철 : (씩 웃더니 연수에게) 세나씬 어때요? 실망이 크죠?
연수 : .............네.
민철 : 내가 그랬잖아요. 녹음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연수 : 하지만, 세나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민철 : (O.L) 기회는 이미 줬어요. 그 결과가 나온 거구요.
연수 : (실망하는)
선재 : (그런 연수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그치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잖아. 몇 달 더 연습하면...
민철 : (O.L)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야!
선재 : (!)
민철 : 뭐 먹을래요? (메뉴를 펴서 연수 앞에 놓아준다)
연수 : 생각 없어요.
민철 : 그래도 시켜요. 혼자 먹으면 맛없으니까..
연수 : (한숨을 쉰다)
선재 : (속상하고)
S#25. 레스토랑 (밤)
시간 경과. 민철.. 식사를 하고 있고,
선재, 연수..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다.
민철 : 그러고 보니, 너하구 나.. 이렇게 밖에서 같이 식사하는 거, 처음인 거 같다.
선재 : ...............
민철 : 연수씨한테 고맙다고 해야 되나?
연수 : .................
민철 : 왜 이렇게 말들이 없어? 누가 보면 서로 모르는 사인 줄 알겠다.
선재 :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형! 나 먼저 일어날께.
민철 :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야?
선재 : (!)
민철 : 니가 그러면 연수씨가 불편해!
선재 : 형이 이러는 게 연수씰 더 불편하게 하는 거 아냐?
민철 : (씩 웃고) 이제 호칭을 좀 바꾸는 게 어떠니?
선재 : (!)
민철 : 너보다 나이도 많은데 연수씨, 연수씨... 좀 그렇잖아?
선재 : .................
민철 : 앞으론 누나라고 해. 선생님보단 그게 낫겠지. (연수에게) 어때요? 괜찮죠?
연수 : (곤란한)
민철 : (재밌다는 표정으로 선재를 본다)
선재 : (울분이 솟는데)
민철 : 불러봐. 누나라구.
선재 : ...
민철 : 어서. 지금.
선재 : ...
그 때, (E) 민철의 핸드폰이 울린다.
민철.. 통화하는 동안 미안해하는 연수와 안타까운 선재의 시선이 오고 간다.
민철 : (전화를 받는다) 이민철입니다.
기찬 : (F) 실장님! 지난번 실장님이 찍어논 유망주 유영준이가 뮤즈하고 계약을 했답니다.
민철 : 무슨 소리예요? 우리하고 재계약 하기로 얘기 끝났잖아요.
기찬 : (F) 저희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민철 : (O.L) 알았어요. 지금 갈테니까 유영준이 어딨는지 수배해놔요. (전화 끊는다)
(일어나며) 미안한데, 나 먼저 일어나야겠어요.
연수 : 실장님!
민철 : (선재에게) 누나 잘 모시고 들어가! (간다)
연수 : (끝내 세나 얘기를 하지 못한 게 속상하고)
S#26. 민철의 차 안 (밤)
민철.. 차에 탄다.
복잡한 마음으로 레스토랑을 쳐다보더니 차 출발시킨다.
S#27. 레스토랑 (밤)
연수와 선재... 마주 앉아 있다.
연수 : 또 아무 말도 못했어요. 세나를 위해서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는데... 실장님 앞에선 아무 얘기도 할 수가 없어서....
선재 : ................
연수 : 나 바보 같죠?
선재 : 나도 그래요.
연수 : (?)
선재 : 나도 누구 앞에선 하고 싶은 말 하나도 못 해요.
연수 : (!)
선재 : (할 말이 많은 얼굴로 연수를 바라본다)
연수 : (선재의 눈길에 어색한데)
선재 : (분위기 바꾸려는) 연수씨도 눈물 많아서 큰일났어요.
연수 : (?)
선재 : 전에 나 우는 거 보고 놀리더니, 연수씬 내 앞에서 몇 번 운 줄 알아요?
연수 : ................
선재 : 옛날에 평강 공주는 너무 많이 울다가 바보 온달한테 시집 갔는데...
연수 :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선재가 고마워서 웃는다)
선재 : (같이 웃는다)
종업원 :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두 사람의 사진을 찍는다.)
선재, 연수 : (놀라는)
종업원 : (사진을 뽑아서 테이블 위에 놓아주며) 선물입니다. 담에 또 찾아주세요!
선재, 연수 : (사진에 시선을 준다. 사진 속에서 점점 두 사람의 형체가 드러난다)
연수 : 그만 가죠! (일어나서 나간다)
선재 : (사진에 손을 뻗치다가 그냥 돌아서서 나간다)
S#28. 레스토랑 입구 (밤)
연수와 선재.. 나가면, 종업원.. 사진을 들고 쫒아온다.
종업원 : 저기요! (연수와 선재가 나가고 없자 카운터 벽에 붙어 있는 코르크판에 사진을 꽂아둔다)
연수와 선재의 폴라로이드 사진 클로즈업.
S#29. 민철 집 앞 (새벽)
연수.. 민철을 기다리고 있다.
S#30. 2층 발코니 (새벽)
선재.. 발코니에서 연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S#31. 민철 집 앞 (새벽)
민철의 차.. 도착한다.
연수.. 반가운 얼굴이다.
민철 : (연수를 보고 반갑지만 무관심한 듯) 왜 나와 있어요?
연수 : ...............
민철 : (집으로 들어가며) 나한테 할 얘기 있어요?
연수 : (따라 들어간다)
S#32. 민철 집 정원 (새벽)
연수.. 민철을 따라 들어온다.
연수 : 저... 우리 세나...
민철 : (O.L) 또 그 얘긴가?
연수 : ..............
민철 : 난 좀 다른 얘길 할 줄 알았는데.....
연수 : (?)
S#33. 의대 도서관 앞 (낮)
선재..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면서 도서관에서 나온다.
선재 : 세나씨! 아니 세나야! 그러지 말구 회사 나가!
세나 : (F) 안 나간다니까!
선재 : 이럴 땔수록 나가야 돼!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 또 기회가 생기지!
세나 : (F) 됐다니까!
선재 : 이따 연습실로 갈께. 나 실망시키지 마! (전화 끊고 돌아서는데)
미미 : (선재의 앞을 막아선다)
선재 : (미미를 알아보고) 안녕하세요!
미미 : 안녕!
선재 : 산책 나오셨어요?
미미 : 아니! 오늘은 선재군 만나러 왔어요.
선재 : (?)
S#34. 까페 (낮)
피아노가 있는 까페다.
선재와 미미... 마주 앉아 있다.
선재 : (피아노 연주자를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테이블 위에서 손으로 따라 친다)
미미 : (그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선재 : (미미의 눈길을 느끼고 피아노 치는 동작을 멈추는데)
미미 : 손 좀 보여줄래요?
선재 : (?)
미미 : 내가 아는 손하고 아주 많이 닮아서 그래요. 보여줘봐요.
선재 : (어색해하며 손을 내미는데)
미미 : (선재의 손을 자기 손 위에 올려놓고 그리움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며) 그 분은 사업얘길 하다가도 멜로디가 떠오르면
피아노로 달려가곤 했어요. 피아노를 치는 그 분손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거 같았죠.
선재 : (미미의 행동이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그 이야기에 빨려드는 느낌이다)
미미 : 피아노 칠 줄 알죠?
선재 : ...............
미미 : 날 위해서 한 곡만 쳐줄래요?
선재 : (망설이는)
미미 : 부탁해요. 이 손으로 피아노 치는 걸 보고 싶어서 그래요.
S#35. 까페 (낮)
선재... 피아노 앞에 앉는다.
약간 어색해 하면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미미.. 피아노를 치는 선재의 모습을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피아노를 치고 있는 영준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S#36. 미미의 차 안 (낮)
미미의 차.. 빅토리 레코드 앞에 선다.
선재 : 고맙습니다. (내리려고 하는데)
미미 : 잠깐만요!
선재 : (?)
미미 : 나 선재군이 제로라는 거 알아요.
선재 : (!)
미미 : 선재군도 알겠지만, 빅토리에선 절대 음반을 낼 수가 없어요. 빅토리 둘째 아들이 제로라는 게 알려지면,
그동안 제로를 찾기 위해 빅토리에서 벌였던 모든 일들은 다 쑈가 될테니까.....
선재 : 뭘 잘못 알고 계신 거 같은데요.
미미 : (미소 지으며 명함을 꺼내 선재에게 준다) 빅토리가 아닌 데서 음악을 하고싶으면 날 찾아와요. 언제든지 환영이니까...
선재 : ...............
S#37. 음반 매장 앞 (낮)
민철... 매장으로 들어가다가 미미의 차에서 내리는 선재를 본다.
선재 : (미미의 차가 출발하면 혼란스런 표정으로 명함을 들여다보는데)
민철 : (뒤에서 선재의 어깨를 툭 친다)
선재 : (!)
S#38. 빅토리 기획실 (낮)
선재.. 앉아 있고,
민철... 심각한 얼굴로 사무실을 걸어다니고 있다.
민철 : 니가 제로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건 우리 약점을 잡고 있다는 얘긴데...
선재 : ................
민철 : 어제는 유영준, 오늘은 너.... 본격적으로 게임을 걸어오는 건가?
선재 : 게임?
민철 : (전화를 들고) 오정훈씨 부탁해요!
선재 : (?)
S#39. 빅토리 복도 (낮)
나래.. 사무실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문을 잡았다 놨다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자왕하는데,
정훈.. 걸어온다.
정훈 : (나래의 모습을 웃기다는 듯 보고 있더니) 들어갈라면 들어가고, 안 들어갈라면 비켜요!
자기가 헌병도 아니고 뭣땀씨 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데? (들어가려는데)
나래 : (정훈을 확 밀쳐내고 먼저 들어가겠다는 듯 문을 열려다가 도저히 결심이 안 서는지) 들어가요!
정훈 : 아.. 진짜 연구 대상이다. 무신 여자가 하는 짓마다 저리 골을 울릴꼬?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들어간다)
나래 : (괴로운) 아... 정을 따르자니 꿈이 울고, 꿈을 따르자니 정이 울고... 진퇴양난이로세.
S#40.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선재, 정훈.. 둘러앉아 있다.
정훈 : (놀란) 잠깐! 잠깐!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긴지...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봅시다.
그러니까, 그 제로가 (선재를 가리키며) 저 녀석이고, 저 녀석 대신 (자기를 가리키며) 내보고 제로인 척 해라..
지금 그 얘깁니까?
민철 : 어차피 제로를 찾아도 대중 앞에 공개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신비한 이미지는 계속 유지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음반 홍보를 할 생각이었죠. 그러니까, 제로가 누가 되건 그 존재만 확실하면 된다는 얘깁니다.
지금으로선 선재를 대신해서 제로 역할을 해 줄 사람, 정훈씨 밖에 없습니다. 우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니까요.
정훈 :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됩니까? 그냥 선재가 제로라고 발표를 하죠.
민철 : 이번에 도와주시면 그 빚은 꼭 갚겠습니다. 그럼 두분이 상의 하세요(나간다)
선재 : (착잡하고)
정훈 : (냅다 소리지르는) 야! 이 무서운 놈! 징그러운 놈! 니놈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
선재 : ...............
정훈 : 니가 나 없을 때 우리 집 드나들면서 이거 저거 만지고 뚱땅거리는 줄은 알았지, 니가 제로라니... 내 참 기가 막혀서...
선재 : 미안해..
정훈 : 됐어! 후배라는 놈은 깜쪽같이 사람을 속이질 않나, 그 형이라는 사람은 꼭두각시 짓을 시키질 않나,
내가 빅토리하구 연을 끊든지 해야지....
선재 : 형한텐 정말 미안한데.. 잘 생각해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잖아.
정훈 : 넌 정말 내가 니 대신 제로로 나섰으면 좋겠냐? 그게 니 진심이야?
선재 : 더 이상 회사에 문제 거리 되기 싫어. 어차피 처음부터 세상에 알려질 생각 같은 거 없었구...
(말은 그렇게 하지만 서운하다)
정훈 : 말은 그렇게 해도 섭섭해 죽겠지? 고이고이 간직해 온 꿀단지 도둑 맞는 느낌이지?
선재 : 아냐.... 그리구, 형이 제로가 돼 줘야 되는 이유가 사실 한가지 더 있어.
정훈 : (?)
S#41. 음반 매장 (낮)
선재... 매장으로 나오다가 CD를 정리하고 있는 연수의 모습을 보고 멈춰 선다.
우두커니 서서 연수를 바라보는 선재.
S#42. 빅토리 회의실 (낮)
민철... 역시 매장에서 연수의 모습을 찾다가 선재를 발견한다.
하염없이 연수를 바라보고 있는 선재를 보고 핸드폰으로 연수에게 전화를 건다.
S#43. 음반 매장 (낮)
연수 : (앞치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소리 죽여 받는다. - 진동 상태. 벨소리 없음) 여보세요!
민철 : (F) 지금 내 방으로 와요! (전화 끊는다)
연수 : (난감해 하다가 기획실 쪽으로 간다)
선재 : (기획실로 들어가는 연수를 보고 돌아선다)
S#44. 음반 매장 앞 (낮)
세나... 회사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돌아서는데, 선재.. 나온다.
선재 : 세나야!
세나 : 나 절대 회사로 안 돌아가! 오빠 기다릴까봐 온 거 뿐야.
선재 : 좋아! 오늘까지만 봐준다! 배고프지? 뭐 사 줄까?
세나 : (선재의 다정한 태도에 기분이 풀려서) 속 쓰려. 뜨거운 국물 먹을래.
선재 : 가자.
S#45.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책상 앞에 앉아서 홍보 팜플렛들을 들여다보고 있고, 연수... 그 앞에 서 있다.
민철 : (무관심하게 팜플렛만 들여다본다)
연수 : 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민철 : (팜플렛을 봉투에 넣어서 연수 쪽으로 밀어놓으며) 팀장한테 전해줘요. 다음 주에 매장에서 있을 쇼케이스 자료예요.
연수 : (!)
민철 : (다시 컴퓨터로 눈을 돌린다)
연수 : (민철을 바라보다가) 실장님! 저는요.
민철 : (보면)
연수 : 실장님한테 벌받는 어린애가 아녜요. (봉투를 갖고 나간다)
민철 : ..................(연수에게 다가 선다. 그녀의 손을 잡는다.) 여자들은 특이한 습성이 있어. 어떤 남자가 자길 좋아하면
그 남자한테 맘이 없으면 서도 뭔가 자꾸 여지를 주는 행동을 하죠. 그 남자가 자길 떠날 수 없게....
연수 : (!) 무슨 말씀이세요?
민철 : (씩 웃으며) 못 알아들었으면 다행이고... (집으로 들어간다)
연수 : (민철의 냉정한 태도에 슬퍼진다)
S#46. 음반 매장 (낮)
연수... 윤주에서 봉투를 내민다.
윤주 : (봉투를 확 뺏으면서 짜증내는) 아우.. 실장님은 전하실 게 있으면 날 직접 부르시지,
왜 연수씨한테 심부름을 시키고 그러시는 거야? 혹시 연수씨가 괜히 실장님 앞에서 얼쩡거려서 껀수 따낸 거 아냐?
연수 : (돌아서서 박스를 풀고 있는 나래 쪽으로 간다)
윤주 : (씩씩거리는) 김연수씨! 사람이 말하는데 어디 가는 거야?
나래 : 실장님이 속 썩이냐?
연수 : (같이 박스를 풀며) 무슨 소리야?
나래 : 너 실장님 방에서 나오는 거 봤어. 님을 보고 나왔으면 빵실빵실 해가 떠야지, 웬 먹구름이냐고!
연수 : ................
나래 : 실장님... 혹시 고새 맘 변한 거 아냐?
금숙 : (나래에게 다가와서) 여기서 뭐해요?
나래 : 보면 몰라? 일하잖아!
금숙 : 내 로드가 됐으면 이딴 일은 빨리 정리를 해야지. 밤새서 녹음도 해야 되구, 본격적으로 외모 관리도 해야 되구...
챙겨줘야 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나래 : 딴 데 가서 알아봐!
금숙 : 뭐예요?
나래 : 나 니 로드 안 해! 그러니까, 딴 데 가서 알아보라구!
연수 : (놀란) 나래야!
금숙 : 허! 싫으면 관둬요! 할 사람 줄을 섰어!
나래 : 할 얘기 끝났으면 좀 비켜줄래? 니 향수 냄새 때매 머리가 다 띵하다!
금숙 : 웃겨! 진짜! (기가 막히다는 듯 가버리면)
연수 : 너 왜 그래?
나래 : 야! 내가 아무리 매니저가 되고 싶어서 환장을 했지만, 저런 싸가지 없는 애 뒤치다꺼릴 할 순 없잖아.
잡을라면 큰 잉어를 잡아야지, 저런 망둥이한테 시간 낭비하기 싫다!
연수 : (나래의 마음을 알 것 같아) 나래야...
나래 : 그러니까, 세나 도망갈까봐 걱정하지 마. 그 기집애 물건 만들 때까지 내가꽉 잡구 안 놔줄테니까!
연수 : (나래가 고마워서 눈물 글썽하다) 미안해.. 니가 얼마나 하고 싶어했던 일인데..
나래 : 자! 분위기 그만 잡구 일하자! 응? (씩씩하게 박스를 들고 걸어간다)
S#46-1 음반매장 (시간 경과)
나래 신나게 일한다.
연수 우연히 지나가다가 나래를 보면 속상해서 울고 있는 나래를 본다
S#47. 빅토리 사장실 (낮)
성춘.. 신문을 보면서 책상 앞에 앉아 있고,
민철.. 소파에 앉아 있다.
민철 : 양미미라는 가수 아시죠?
성춘 : (놀라서 보면)
민철 : 뮤즈의 새로운 사장이 바로 그 분입니다.
성춘 : 뭐야?
민철 : 양미미씨하고 아버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성춘 : 그게 무슨 소리야?
민철 : 두 분 사이에 있었던 일과 뮤즈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관련이 있는 거 같아서요.
성춘 : ...............
민철 : 무슨 일입니까?
성춘 : 별 거 아냐. 그 여자가 무슨 감정이 있다면 옛날에 티나 정한테 가수왕을 뺏긴 게 억울해서 그러겠지.
민철 : 그것뿐입니까?
성춘 : (신문을 탁 펴면서) 양미미가 사장이라면 차라리 잘됐구만. 노래밖에 모르던 여자가 경영을 알겠어?
민철 : (아직 의문이 풀리지 않은 얼굴인데)
성춘 : (내심 불안하다)
S#48. 민지의 방 (밤)
연수... 심란한 얼굴로 앉아 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민지가 들어온다.
민지 : (연수가 그린 민철의 초상화를 연수 앞에 휙 던진다.)
연수 : (!)
민지 : 우리 오빠한테 이런 걸 준 의도가 뭐야?
연수 : .................
민지 : 솔직히 나.. 요즘 선생님 좀 좋아질려 그랬는데, 정말 실망이야!
연수 : 뭐가 실망인데?
민지 : 나한테 거짓말했잖아. 남자 꼬셔서 팔자 고칠 생각 절대 없다며?
그렇지! 무슨 목적이 있으니까 나한테 잘 보이려고 그 애를 썼겠지.
연수 : ...............
민지 : 내가 충고하는데, 알아서 정신 차리는 게 좋을 거야. 우리 오빠 따라다니는 여자 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우리 오빠 한 번도 돌아본 적 없었어. 근데, 누구처럼 특별할 거 하나 없는 여자라면 더 말할 것도 없잖아?
연수 : 넌 다른 사람한테 오빠를 뺏길까봐 무섭니?
민지 : (픽 웃으며) 그런 말은 뺏을 만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소리 아냐?
연수 : 그렇게 생각하면 나한테 이럴 필요도 없잖아.
민지 : (!)
연수 : 그만 하자. 나 너하고 이런 얘기할 기분 아냐. (일어나는데)
민지 : (연수가 그린 그림을 반으로 확 찢어버린다)
연수 : (!)
민지 : (보란 듯이 그림을 갈갈이 찢어서 연수 앞에 뿌리며) 나도 이런 얘기 다신 하구 싶지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마!
S#49. 2층 복도 (밤)
민철.. 올라오는데,
민지.. 민지 방에서 나와서 민철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쾅 닫는다.
민철 : (?해서 민지의 방쪽으로 간다)
S#50. 민지의 방 (밤)
민철.. 문가에 서서 보고 있는데,
연수... 조각난 그림을 하나 하나 모은다.
민철 : (연수의 모습을 보며 가슴 아프다)
연수 : (모아 놓은 그림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민철 : (들어와서 문을 닫는다)
연수 : (고개를 들면)
민철 : (안스러운 눈길로 연수를 바라본다)
연수 : (!)
민철 : (다가와서 연수를 안아준다. 연수의 등을 토닥여 주는 손길에 연수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해진다)
연수 : (민철의 따뜻한 포옹에 그동안의 서운함이 다 사라지고 민철의 품이 따뜻하게만 느껴진다)
S#51. PC방 (낮)
세나... 인터넷에서 구직난을 훑어보고 있다.
할만한 게 마땅치 않아서 한숨을 쉬고 있는데, 모니터 하단에 <연예속보 - ZERO! 가면을 벗다>라는 문구가 뜬다.
세나.. 깜짝 놀라서 속보를 클릭하면, <ZERO! 가면을 벗다>라는 헤드라인 아래
<유명 사이버 가수 ZERO가 드디어 정체를 드러냈다.
빅토리의 발표에 따르면 ZERO는 대중 가요 작곡가 오정훈씨로 밝혀졌다.
오정훈씨는 상업주의에 물든 가요계에 염증을 느끼고,
상업성이 완전히 배제된 음악을 발표하기 위해 ZERO라는 가명을 사용해왔다고 한다.>
세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S#52. 정훈 오피스텔 (낮)
정훈.. 문을 열어주면,
세나.. 헉헉거리며 뛰어들어온다.
선재.. 앉아 있고...
세나 : (믿을 수 없다는) 선생님이 진짜 제로예요?
정훈 : (어색한 미소)
세나 : 정말이예요?
정훈 : (끄덕끄덕)
세나 : 근데 왜 절 모른 척 하셨어요? 제가 얼마나 만나고 싶어했는지 알면서...
정훈 : (뭐라고 해야될지 몰라 선재를 보면)
선재 : 몰랐어? 그동안 너한테 특별히 잘해주셨잖아.
세나 : (!) 그럼, 오빤 벌써 알고 있었던 거예요?
선재 : 아니.. 나도 이번에 알았어. 세난 좋겠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니 선생님이잖아. 이래도 가수 포기할 거야?
세나 : (눈물 글썽해서 고개 젓고) 선생님! (정훈에게 안긴다)
정훈 : (어쨌든 행복한)
선재 : (감격해 하는 세나의 모습을 보고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좀 서운하다)
S#53. 2층 복도 (밤)
선재... 민지 방 앞을 지나간다.
노크를 하려다가 그냥 선재 방으로 들어간다.
S#54. 선재의 방 (밤)
선재.. 책상 앞에 앉아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S#55. 민지 방 발코니 (밤)
연수... 밖을 보며 서 있는데, (E) 메시지 도착음이 울린다.
연수 : (핸드폰을 열면 <세나씨 걱정은 말아요. 다시 기운 찾았으니까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해 있다. 얼굴 환해진다.)
S#56. 선재의 방 (밤)
선재.. 핸드폰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데,
(E) 메시지 도착음이 울린다.
선재 : (반가운 얼굴로 얼른 확인한다. <고마와요. 세나 곁에 선재씨가 있어서 다행이예요.>)
메시지를 바라보고 있는 표정 서글퍼진다.
노트북으로 제로 팬 사이트에 접속한다.
제로가 나타난 것에 대한 환영의 글들이 줄줄이 올라 있다.
씁쓸한 마음이 되어 침대에 가서 눕는다.
S#57. 2층 발코니/민지방 발코니 (밤)
서 있는 연수와 선재.
S#58. 음반 매장 (낮)
연수... 밝은 얼굴로 청소를 하고 있다.
나래 : (연수 얼굴을 들여다보며) 오늘은 해 떴네!
연수 : 세나가 기운 차렸다니까 좋아서!
나래 : 그것만은 아닌 거 같은데?
연수 : (빙긋 웃는데)
민철 : (기찬, 규석과 함께 연수의 곁을 지나간다)
연수 : (그냥 지나가는 민철을 보고 다시 불안한데)
민철 : (살짝 고개를 돌리며 연수를 보고 미소 짓는다)
연수 : (안심이 된다)
S#59. 빅토리 회의실 (낮)
민철.. 들어가면, 성춘, 봉달, 정훈... 앉아 있다.
정훈 : (반색을 하며 일어나는) 실장님! 잘 오셨어요!
민철 : (?)
정훈 : (난감한) 사장님께서 저한테 기자회견을 하라시네요.
민철 : 기자회견요?
성춘 : 그래! 제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데가 하도 많아서, 한자리에 모아 놓고 해치우는 게 욕 안 먹는 방법이지 싶다.
봉달 : (정훈을 못마땅하게 보며) 아이구.. 얄미워! 그동안 영감처럼 시침 뚝 떼구 앉아서 우리를 좀 약올렸어?
양심이 있으면 이젠 회사를 위해서 얼굴 팍팍 팔아줘야지! 암!
정훈 : (입을 삐죽거리고)
민철 : 죄송합니다. 두 분, 자리 좀 피해주시겠습니까?
봉달 : 우리 빼고 또 무슨 비밀 얘긴데?
정훈 : 나가세요! (봉달을 밀고 나간다)
성춘 : 무슨 얘기냐?
민철 : 현재로선 제로의 음반 발매는 불가능합니다.
성춘 :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럼 발표는 왜 했어?
민철 : ................. 그래야 될 이유가 있었습니다.
성춘 : (?)
S#60. 민철의 집 앞 (낮)
선재... 오토바이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다.
S#61. 1층 거실 (낮)
선재.. 들어가면,
성춘.. 분노에 차 선재를 향해 장식품을 던진다.
명자 : (말리는) 여보!
선재 : (놀라서 성춘을 보면)
성춘 : 너, 바른대로 말해. 니가 진짜 민철이가 찾고 있던 그 가수냐?
선재 : (!)
성춘 : (소리지르는) 왜 말을 못 해?
선재 : (다가가려고 하며) 아버지...
성춘 : (O.L) 나가! 당장 이 집에서 나가!
명자 : 여보!
성춘 : (분을 이기지 못해 비틀거리면서 소파에 앉으며) 니놈이 내 뒷통수를 쳐?
선재 : (안타까운) 아버지! 절 좀 이해해주세요. 전 그냥......
성춘 : (O.L) 배은망덕한 놈!
선재 : (!)
명자 : 올라가!
선재 : ..............
명자 : (엄한) 올라가 있어!
선재 : (할 수 없이 올라간다)
S#62. 선재의 방 (낮)
선재...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안을 서성이고 있는데, 명자... 들어온다.
명자 : (안스러운 시선으로 선재를 본다)
선재 : (이해할 수 없는) 엄마! 이건 뭔가 잘못 됐어.
명자 : (!)
선재 : 나, 그동안 아버지 때매 다른 이름 뒤에 숨어서 음악 했구, 이제 미련 없이 그 이름 버렸어요.
이 정도면 된 거 아냐? 이 정도면, 아버지 눈에도 나 조금은 불쌍하게 보여야 되는 거 아냐?
명자 : (가슴 아픈)
선재 :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은데, 아버지 원망하기 싫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명자 : (선재를 안아주며 눈물 흘리는) 선재야!
선재 : (속상하다)
S#63. 레스토랑 (저녁)
지난 번과 같은 곳이다.
연수와 민철.. 식전 술(샴페인 종류)을 앞에 놓고 마주 앉아 있다.
민철 : (연수 앞에 서류 봉투를 내민다)
연수 : 이번엔 뭐예요? 이것도 팀장님한테 전해드려요?
민철 : (씩 웃더니) 세나씨한테 전해요.
연수 : (?)
민철 : 세나씨 계약서예요. 계약금은 얼마 안 돼요. 관례가 그러니까...
연수 : 실장님!
민철 : 빅토리에선 음반 발매가 결정되기 전에 계약을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예요.
이 계약선 내가 세나씨한테 소속감을 주기 위해서 만든 거라고 보면 돼요.
연수 : 갑자기 왜 생각이 바뀌셨어요?
민철 : 생각이 바뀐 건 아녜요. 세나씨에 대한 내 판단, 아직도 달라지지 않았으니까....
연수 : 그런데 왜...
민철 : 세나씰 내 옆에 두지 않으면 연수씨 웃는 얼굴 보기 힘들 거 같애서...
연수 : (!)
민철 : 내가 말했죠? 연수씨 웃을 때 돌아가신 엄마하고 많이 닮았다고... 이정도 투자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연수 : 왜 꼭 그런 식으로 얘길 하세요?
민철 : (?)
연수 : 그냥 내가 걱정 된다구... 내가 걱정 돼서 세나 챙겨주는 거라구.. 그렇게 얘기하면 안돼요?
민철 : (!)
연수 : 아직은 실장님을 다 알지 못하잖아요. 실장님이 그렇게 쉽게 얘기해주지 않으면, 나 실장님 멋대로 오해할지도 몰라요.
민철 : ....................
연수 : 미우면 밉다구, 이쁘면 이쁘다구, 화나면 화난다구, 행복하면 행복하다구,
그때그때 내가 알 수 있게 해준다고 약속해 주세요.
민철 : .............. 그런 약속은 못하겠는데?
연수 : (?)
민철 : 난 그런 거에 익숙하지가 않아요. 감정을 숨기는 덴 익숙하지만...
연수 : (!)
민철 : (다정한) 오늘은 맛있게 좀 먹어요. 지난 번처럼 시늉만 하지 말구...
연수 : (미소)
민철 : (메뉴를 본다)
연수 : (늘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민철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데)
민철 : (시선은 메뉴를 향한 채 연수의 손을 잡는다)
연수 : (!)
S#64. 묘지 입구 (저녁)
선재와 명자.. 택시에서 내린다.
S#65. 레스토랑 입구 (저녁)
연수.. 웃으면서 먼저 문을 열고 나가고,
민철..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 앞에 서 있다.
민철 : (계산을 하고 돌아서다가 연수와 선재가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고 얼굴 굳어진다)
S#66. 묘지 (저녁)
명자와 선재..... 영준의 묘로 걸어온다.
선재 : 바람 쐬러 나가자 그러더니 여기예요?
명자 : (영준의 묘 앞에 선다)
선재 : (주변을 돌아보며) 전망은 좋다.
명자 : ..................
선재 : (애잔한 표정으로 묘를 바라보고 있는 명자를 보고) 엄마 아는 사람 묘예요?
명자 : .................
선재 : (명자의 심각한 얼굴에 ?)
명자 ; ............. 인사 드려. 니 친아버지셔!
선재의 충격 받은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