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 소모 칼로리 2배, 아쿠아 피트니스 <VOGUE>
조금만 움직여도 많은 칼로리가 소비되고, 크게 힘들지도 덥지도 않으며, 부상의 위험은 거의 없는 운동이 있다? 그런 꿈 같은 운동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겠지만, 아쿠아 피트니스가 그 해답이다.
운동 효과를 더 높이는데 몸을 마음껏 움직여도 삐끗하거나 넘어지는 일이 없고, 물 속이라 서로의 움직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덕에 “러닝 머신 위에서 30분만 뛰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잖아요. 헌데 물 속에서는 헐떡거리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도 운동 효과는 확실하죠. 더 기쁜 건 볼품 없이 살만 빠진 게 아니라 보디라인이 살아나고 피부가 탄력 있어졌다는 거예요. 심지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니 믿어져요?” 아쿠아로빅에 푹 빠진 후배의 격찬은 끝이 없다. 힘들진 않고 운동 효과는 뛰어나다? 고통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한다는 잔혹한 운동론을 지닌 에디터에겐 너무 달콤한 말이라 선뜻 받아 넘기기 힘들었다. 퍼스널 트레이너들은 나에게 늘 말했다. 흐르는 땀방울, 가쁜 숨, 그리고 다음날 아프고 뭉친 근육은 운동을 제대로 했다는 증거라고. 혼란스러움에 아쿠아 피트니스를 국내에 착륙시킨 JW메리어트 호텔의 김유련 피트니스 매니저를 찾아갔다. “아쿠아 피트니스는 아쿠아짐, 아쿠아로빅, 아쿠아조깅, 아쿠아요가 등 다양합니다. 공기보다 12배쯤의 저항을 지닌 수중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같은 시간 운동을 해도 지상보다 3~4배의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죠. 반면 부력으로 체중이 가벼워지는 덕분에 관절에 무리가 적고 힘이 덜 듭니다.” 성인이 물속에서 1시간을 걸었을 때 평균 소모 칼로리(525kcal)는 같은 시간 지상에서 가볍게 조깅했을 때(240kcal)보다도 월등히 높다. 사실 지상에서 생활하는 인간은 물 속에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에너지와 근육의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물에 들어가 있으면 쉽게 배가 고파지는 것도 이 때문. 부력에 따른 체중 변화는 생각보다 드라마틱해서 허벅지까지 35%, 가슴에선 75%, 목까지 담갔을 때는 90%가 감소한다. 얼마나 가뿐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겠는가. 몸이 새털같이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 물 속에서 일 것이다.
후드가 달린 집업 톱과 핑크 쇼츠는 비비드비치, 운동화는 아디다스 우먼.
수중운동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세교정에도 아주 효과적이에요. 물 속에서 구부정하게 서 있는 사람을 본적 있으세요? 없습니다. 수압이 배, 등, 허리를 사방에서 지탱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잡힌 바른 자세는 물 밖에서도 1시간 정도 지속됩니다. 수중운동을 계속 할수록그지속시간이 늘어나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수중운동과 자세교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었는데, 자세가 삐뚤어져 알게 모르게 통증을지닌 학생들이 참 많더군요. 연구결과물 속 바른 자세를 의식적으로기억해서 지상에서도자세를 수정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왔답니다.”
이렇게 훌륭한 운동이라면 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걸까? 에디터의 가시 돋친 질문에 곤지암리조트의 아쿠아 프로그램을 디자인한 최미경 이사는 보급되기엔 너무 짧은 역사를 이유로 들었다. 국내에 제대로 된 아쿠아틱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은 1997년, 그리고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그래서 지금은 시설도, 지도자도, 인지도도 부족한 상황이라는것. 하지만 아쿠아 피트니스의 밝은 미래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즐거워요! 지상에서 에어로빅을 할 때는 순서가 틀리거나 포즈가 어눌하면 부끄러워하잖아요. 무척 심각한 표정으로 운동하는 사람들 많이 보셨죠? 그것도 스트레스예요. 그런데 물속에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얼마나 해맑은 표정으로 바뀌는지, 서로 쳐다만 봐도 웃음꽃이에요.” 그녀는 아쿠아테라피를 ‘인체 60조 개의 세포가 총동원되는 장대한 드라마’ 라고 표현하며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고, 임산부는 물론 노인이 돼서도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라 말한다.
이쯤 되자 무척 궁금해졌다.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JW메리어트 호텔의 아쿠아짐은 수영장에 잠긴 작은 헬스장을 상상하면 정확하다. 가슴까지 올라오는 물은 따뜻했다(일반 수영장 보다 3~4℃ 정도 높다). 수중용으로 개발된 사이클, 스텝퍼, 노젓기 등의 운동기기는 생김새도이용 방법도 지상과 비슷한데 운동 느낌은 전혀 다르다. 사이클을 예로 들면 페달을 밟는 움직임은 느린데 물 속에서 사정없이 울렁거리며 허벅지 살은 물 속 저항의 힘을 눈으로 확인 시켜준다. 복근 운동, 양손을 손잡이에 고정한 후 공중으로 다리를 들어올려 몸을 L자로 만든 후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 반복한다. 나의 허접한 체력으론 지상에선 상상도 못할 자세다. ‘힘들지 않다’ 며 운동 효과를 의심하는 에디터에게 시간이 답을 알려줬다. 수온이 열을 식혀주기 때문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지 않으면서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플러스 점수! 웨이트 운동시 자세도 훨씬 안정적이다. 지상에서 아령 운동을 하다 보면 아령과 팔은 점점 아래로, 어깨는 힘이 들어가 점점 위로 올라간다. 이를 악물고 자세를 바로잡아야 하는 지상과는 달리 물 속에선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팔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다. 부력 덕분이다. 사실 물 속에서는 무거운 아령보다 물에 뜨는 아령이 더 강력하다. 스티로폼 아령인 ‘핸드바’로 런지(lounge)를 해보자. 지상에선 아령을 손에 들고 한쪽 발을 뻗어 90도로 굽혔다 다시 돌아오는 동작을 반복한다. 수중에선 떠오르는 핸드바를 손으로 누르면서 한쪽 발을 앞으로 내민다. 쑥 내려갔다 발로 바닥을 차며 다시 둥실 떠오르고 발을 바꾸고 다시 몸을 눌러 바닥으로 내려간다. 과장이 아니라 지상 운동보다 300배는 즐겁다. 수중 운동으로는 매끈한 몸매와 근력을 얻을 수 없을 거란 생각은 무지함이었을 뿐이다.
문득 체중을 줄이는 데는 수영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속설이 떠올랐다. 이는 물 속 수직 운동과 수평 운동의 차이라고 김유련 매니저는 설명한다. “수영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수평 운동이에요. 반면 아쿠아짐, 아쿠아로빅 등은 물의 저항을 극대화해 에너지 소비와 근육 발달을 돕는 수직 운동이라 체중 조절을 신경 쓰는 이들에게 더 추천하고 있어요. 아쿠아로빅, 아쿠아재즈댄스 등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다 보면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땀을 낼 정도의 칼로리가 소모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찾아갔다. 곤지암 리조트의 스파라스파는 아쿠아로빅, 아쿠아플로팅, 아쿠아메디테이션, 왓츠 등 가장 다양한 아쿠아 피트니스를 즐길 수 있는 헬스 리조트다. 아쿠아로빅은 아쿠아짐보다 훨씬 경쾌했다. 개구리 물갈퀴 같은 장갑을 끼고 운동 효과를 더 높이는데 몸을 마음껏 움직여도 삐끗하거나 넘어지는 일이 없고, 물 속이라 서로의 움직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덕에 한층 신이 났다. 동작마다 받게 되는 물의 저항력이 균형 잡힌 근육을 발달시켜준다. 물론 지상처럼 멋지고 빠른 동작은 불가능하지만 운동부족인 몸 상태에서 연이은 삼일간의 수중운동에도 가뿐한 몸상태며, 운동이라면 질색하는 에디터까지 계속 운동하고 싶게 만드는 즐거움이 놀라웠다.
운동이 끝난 후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개운함! 무겁게 짓누르던 두통이 사라지고 눈까지 맑아진 느낌이랄까. 최미경 이사는 물이란 환경 자체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라 설명한다. “10개월간 양수에서 생활했던 인간은 대부분 물을 편안하게 느낍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물속운동이 효과적인 이유는 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순환을 시켜주며 동시에 정적인 평화로운 마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정신적 건강 향상에 효과적인 수중 운동도 다양한데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단전호흡을 하듯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일련의 동작들을 반복하는 ‘아이 치’, 물에 둥실 떠오른 상태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스트레칭, 마사지를 받는 ‘왓츠’, 수중에서 진행되는 ‘아쿠아요가’ …. 모두 수중의 편안함과 물에 들어갔을 때 몸이 부드러워지는 특징을 살리고 있다. 물 밖에서 손이 발끝에 닿지 않던 이들도 너끈히 가능해질 정도로 수중에서는 유연성이 늘어난다. 지상에선 균형조차 잡기 어려웠던 자세가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되니 물속은 몸을 이완시키고 유연성과 관절 운동을 하기에 최고의 환경인 셈. 또한 체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선 뇌의 부교감신경이 자극돼 심신이 안정되고, 수압이 신체 말단 부분까지 압박하면서 저액혈이 심장으로 빨리 되돌아오게 하는 작용을 해 호흡기계 순환이 원활해진다.
수영복은 비비드비치, 운동화는 아디다스 우먼.
물론 수중 운동이 완벽한 건 아니다. 물을 두려워하거나 심장질환이 있는 이들에겐 무리. 피부 질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수영복을 입어야 하는 민망함, 흔치 않은 시설도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당신이 이런 문제들만 극복할 수 있다면 올여름이 끝나기 전 꼭 아쿠아 피트니스에 도전해보길! 발을 땅에 디디고있는 한 따라붙는 중력과 결코 가볍지 않은 체중에서 벗어나 물에 몸을 맡기는 것이 얼마나 자유롭고 즐거운지. 물 속이라면 우아한 발레리나가 될 수도, 〈태양의 서커스〉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와 높은 운동 효과는 보너스! 요즘 나는 아쿠아 피트니스의 매력을 동네방네 소문 내고 있다.
<출처;tong.nate just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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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원문보기 글쓴이: 너와집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