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중반에
결혼생활의 큰고비가 왔다.
평생해외근무하는 남편이 한국휴가를 들어오자마자 카드에 술값으로 거의 한달월급을 탕진하고 새벽이면 택시기사와 실갱이하며 집에도착했다 .
아파트이름을 정확하게 발음이안되 빙빙돌다가 택시기사와 싸워 안경이부러지고 ㅠㅠ택시기사에게 마누라가아니어서 얼마나다행이세요 저를보고참으세요
경찰부른다하시던분이 참으셨다 ㅠ
5일이지나고
나는 이런결혼생활을 계속유지하는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부터 정리해야했고 봉고지입차아저씨에게 내가 태워오던 이삭줍기지역까지 다부탁하고 선생에게 식비학원경비 알아사용하라하고 나는 코타키누발루로 여행을떠났다
10박11일 아무준비없이 혼자서..
애들은 배달시켜먹고 같은아파트아줌마에게 나학원결혼다 접을줄모르니 우리애들 좀챙겨달라부탁했다
놀랜 윗집아줌마는 당황해하며 승락해버렸다
막상가면 사람사는곳인데 다있겠지 가볍게떠났다
첫날도착해서 바닷가쪽 석양을보니 과연 3대선셋이라 할만하구나
감탄사가 나왔다 .
숙소는 센트럴사바쇼핑몰뒷쪽의 건물중간쯤있는 1인실을 잡았다 .
해가질무렵
석양포인트에는 해산물을 구워팔며 음료와 맥주와 음악이 바다와 잘어울려 멋진여행지가 되었다
아무 걱정이 없어져버렸다
내가 없어져도 아무 문제가없는데
너무 개고생하며 나를혹사 시켰구나 억울하다
이렇게좋은데 ...
숙소에서 12시까지자도 아무도 상관없고 맛사지를 쇼핑몰에서받기도하고 현지마을 돌아다니다 맛사지받으려하면 애가 엄마손님왔다고 데리러가면 그집구경하는 재미도있었다
5일을 어디도가지않고 나무늘보처럼 놀았다 .
내가지금 뭐가중요한가?
이혼녀가될것이고 돈벌이도 관둘것인데 ...
남편은 거의 소인국황태자 처럼 써고 다니고 나는 새벽부터 애둘에 학원애들 봉고로 못가는코스이삭줍기해서오고
밤11시되어 집으로 올때면 가슴도텅비고 애들도 걱정되고 차안의 음악소리에 눈물이 쏟아지려하는데 휴가라고 와서 완전 로또맞은사람처럼 카드영수증으로 줄줄이 사탕만들고 떡이되어 집도못찾고 ㅠㅠ
며칠 먹고걷고 놀고보니 투어가 눈에 들어왔다 .
키나발루산투어
반딧불투어
만따나니섬투어
블루모스크시내투어
투어중 혼자온 퇴직선생을만났다
퇴직하고 아파트팔고 원룸에 짐다넣어놓고 세계여행중이라 한다 . 이렇게 간단하게 살수있는것은 그녀는 원조싱글 노처녀기 때문이다 .
젊어서부터 비혼주의자였으며
얼마나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었는지..
영어를 학원까지가며 열심히 배워 지금처럼 유창하다고 ...
투어를 며칠하면서 자랑과말이 너무많아 귀에서 피가 나는줄알았다
투어 운전사겸가이드가
그녀에게 너는말이참많은데 너의친구는 어찌그리말이없냐고?
언니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 말을안한다고 해주세요
어 !!!알아는듣네..예 듣기는 교포수준이예요
그언니왈
부산사투리를 그렇게 심하게 사용해서 애들을 어떻게 가르쳤어? 학부모들 좀그랬겠다 .
언니 애들도 학부모도 다 부산사람들이라 서울말사용했으면 학원원생들 거의없었을껄요
이해가 되는지 갸우뚱 ..
선을넘는 그녀의 연락은 그날로 차단 ㅠㅠㅠ
여행마치고오니 남편은 성직자같은자세로 빌었다
자기가 너무한것같다고 ㅠ
찰나였고 평생똑같았다
그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선 나는 여행의힘이 얼마나 대단한가 느끼게 해줬다 .
남북통일된나라에서 남자중에 술만안먹으면 최고 양반인 사람이 술만취하면 세상모진말은 다꺼내서 아내를 비난한다
재테크를 안하다니 ㅠ
지금젊어 돈안써면 늙어뭐소용이있나?
없는집에 태어나 고급을모른다
고급사자 비싼곳가자
엄청 비난과 무시를 시리즈로 했었다
이제는 퇴직해서 10여년째 수입이없다 .서로생활비를 나눈지라 얼마나 알뜰한지모른다
나는 60넘어서부터는 절대안알뜰하게산다
우리개에게 내조끼를 입혔더니 우리딸 고민도 상담해주고 주인이 개키우는거 싫어해서 전원주택비워줘야한다고 하소연하는 뒷모습이다
지금은 더멋진곳으로 옮겨
우리식구가 방문할때만 청소한다고 애쓴다
경처가 가 되었다
마눌만보면 놀랜다
지금은 더맘에드는집으로 옮겨 길냥이사료도 챙겨주고
부부두사람모두 같이있어 괴로운것보다 혼자만의 외로움을 선택하겠다하고 아주 풍요로운노년을 서로 보내고 있다는 말씀올리며 ..
여행은
내가가진 일상중에 최고빛나는 선물이라는 사실이었다
오늘은 주말인데
이번주 설날이라고 애둘이 안와서 추억에 잠긴 토요일여유를 부려본다
첫댓글 5번째? 6번째? 간다는 말레시아. 긴여행 건강지키며 조심해 다녀오세요.
홍역이 기침만 해도 전염성이 코로나
10배라는 어제 인터넷 뉴스봤어요 ㅠ
예 항상조심해야죠
여행자보험필수
유럽전역 동남아 북한 우리나라도 부산에 환자가 많이나왔다고 나오는군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쿠알라들어가서 페낭의 장기숙박업소 검색하고 있어요 어제축구보고 자느라 아직도 밤같아요 ㅋㅋ 역시손흥민
어찌 저찌 그래도 길 잘 찾아 여기까지 온 우리가 참 기특하게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여기까지 잘 왔다.!!!!!
여행으로 방향을 틀어 딴세상 구경으로 정신 뺏기니 작은 일상사에 그래도 덜 애면글면 할 수있는
우리에게 화이팅!!!입니다.
늘 재미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쩜 묘사도 이리적절하게 해주세요
뭉클 ...
참 힘든인생살이였어요
모든게 부족함을 가지고 사느라 ..그래도 여행하며 천천히 다른세상볼때 ..
선물같죠
아, 한가할때 기다라다 한가해지니 귀찮니즘이 또 발목을 잡네요.ㅠ
해외생활 외로운 경험이 혼자 움직이는 건 엄두도 못내는데 슬로우님은 참 대단하십니다.
여러명이 맞추려하다보니 힘들고 그러다못나가고 ..세월만가고 나이는 들고 ㅋㅋ 그래서 막상나가면 외로움은 별로못느낍니다
간절해서 모든게 자유롭고 새롭고 편합니다 . 지역과나라 숙소옮김이 재미있구요 그러다 혼자싫으면 동행이 며칠이라도 생기더라구요.자꾸호기심이 없어지고 체력도딸릴까봐 더열심히 !!
혼자 여행이 익숙지 않지만 슬로우님 보면서 용기 내어 쿠알라룸푸르 여행 계획 세웠는데 이글 보면서 벌써 기대가 되어 가슴이 떨립니다.ㅎㅎ
이번에 재미 붙이면 가끔 저도 훅 가출할거예요..ㅋㅋㅋ
쿠알라룸프루도착후 페낭에 좀장기로있다가 발리넘어갈계획입니다
혼자라도 바빠요 막상나가면 ....체력땜에 천천히 여유롭게 다니려구요
초록물결님
화이팅입니다. 기대뿜뿜!
아마 재미난 시간들이 좌~~악
기다리고있을 겁니다
슬로우님의 여행 동기가 소설처럼 재미집니다.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그 여행이 없었다면 지금의 슬로우님은 어떤 모습일지 ㅎㅎ
사람에겐 꼭 일어나야 할 일은 어떤 이유가 있다고 하죠.
굳이 위로한다면,
남편의 예전 모습은 지금의 슬로우님을 있게 하려는 준비 작업이었을지도..^^
맘만 먹으면 그냥 훌쩍 떠나는 슬로우님의 여유와 여행마인드 부럽습니다.
내 몫까지 두배로 즐기고 오길~^^
나는 11월까지 매인 몸이 되었네요.
12월 되자마자 떠날 예정입니다.
여행 갈증이 목젖까지 차올라 넘치기 직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