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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축구만 잘하는 나라가 아니다 |
윤 지 관 (덕성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독일 대표팀의 우승은 축구에서 기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독일 대표팀은 개개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의 뒷받침 아래 정확한 패스와 공간 활용으로 안정된 게임을 운영하는 가운데 기회만 오면 거침없는 대담성과 창의적인 발상으로 상대를 위협하였다.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7점이라는 점수가 난 것은 의외라고 할 만하지만 정작 득점 장면을 보면 하나도 특이한 것이 없다. 정상적인 플레이의 힘이랄까, 적절한 패스에 이은 슛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나머지 시원시원하다. 기본과 개방의 저력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 또한 볼만했다. 경기 초에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애초 작전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였지만 다시 조직을 정비하고 빈 곳을 메꾸는 조치라든가, 상대팀 스타플레이어 메시의 현란한 돌파를 저지하고 결국 연장전까지 가서 최연소 대표인 괴체의 득점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과정까지, 축구 전문가가 아닌 필자의 눈에도 독일대표팀은 재주를 피우지도 요행을 바라지도 않으면서 각자가 할 일을 수행하는 성숙한 플레이어들처럼 보였다. 독일이 이번 월드컵을 위해 이민자 출신을 다수 포함한 가히 다민족팀이라고 할 만한 대표팀을 구성하였고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였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 개방성과 혁신성이 월드컵 무대에서 힘을 발휘한 것이다. 전폭적으로 지원하되 운영은 자율에 한국의 대학 80% 이상이 사립이고 그 대학들 대다수가 족벌경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독일에서는 그런 전근대적인 대학의 존재는 상상조차 어렵다. 독일 정부가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면서 운영은 구성원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지원은 쥐꼬리만큼 하면서 (소수의 국립대에 대한 지원조차 운영비의 38%에 불과해서 외국 기준으로는 국립대 축에 끼지도 못한다), 대학에 대한 강압에 가까운 통제를 일삼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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