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생명의 은인을 이렇게 만나다니!
솔향 남상선 /수필가
요즈음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세상이 되었다. 신문을 읽고 TV 시청을 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 끔찍한 세태라 하겠다. 그렇게 잡아들여도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근절되지 않고 거짓말 뉴스가 활개를 치는 현실이다. 국민의 대변자로 뽑아 놓은 정치인들까지 거짓말로 세상을 농락하는 세상이 됐으니 우리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속히 거짓말 않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잘 살고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르반테스의 명언에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라고 했다. 또 리히텐베르크 명언에는 <오래가는 행복은 정직한 것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인간성 상실로 불신 풍조가 만연되는 세상에 “정직”이 최상의 실력이 되어 좋은 일자리까지 얻게 된 실화 한 편을 소개하겠다. 우리 모두에게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딸의 생명의 은인을 이렇게 만나다니!”
이는 김강일 수험생이 유명 호텔 면접시험을 보던 날 면접실로 들어갈 때 면접관으로 앉아 있던 호텔 여사장이 강일 군에게 한 말이다.
그 호텔은 유명세를 타고 있었던지 지원자가 엄청 많았다. 그것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를 비롯한 일류대 명문대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학벌 좋고 머리 좋은 수재들이 몰려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다른 호텔들은 월 급여가 3백만 원 정도인데 이 호텔은 5백만 원이나 되었으니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사원 하나를 채용하는데 십 배수를 뽑아 면접을 했다. 명문대 수재들이라 그런지 시험 점수가 모두 고득점이었다. 지필고사 10명의 점수를 보면 100점이 다섯, 98점이 둘, 96점이 둘, 커트라인 점수가 90점인데 그게 바로 김강일의 점수였다.
김강일은 호텔사장 여비서의 안내를 받아 면접실 문을 노크하고 살며시 문을 열었다. 면접관으로 앉아 있던 호텔 여사장이, 면접실로 들어서는 강일군의 얼굴을 보자마자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얼굴에는 싱글벙글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강일군 앞으로 다가왔다. 여사장은, 가뜩이나 긴장해 있는 김군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일성으로 한 마디 건네는 말이,
“우리 딸이 3개월 전에 호반의 도시 숲속의 호숫가에서 놀다가 빠져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이 청년이 우리 딸을 구해 줬어! 그렇게 좋은 일을 하고서도 이름 석 자도 알려주지 않고 사라지더니, 이렇게 딸의 생명의 은인을 만나다니!”
김강일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 그런데 분명한 건 9명 고득점 경쟁자를 모두 물리쳐야만 자신이 합격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면접관으로 앉아 있는 호텔 여사장은, 김군을 당신의 따님 생명의 은인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순간 김강일은 갈등이 생겼다. 여사장은, 자신을 딸의 생명의 은인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체 할까, 아니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까’망설이다가 양심을 속일 수 없어 참된 용기를 내어,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저는 호반의 도시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당신의 따님을 구해준 적이 없습니다.”
“ ”
1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면접시험을 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반신반의하던 강일 군은,
“ 왜 면접시험 안 봐요? ” 했다.
면접시험이 없다 했다. 김군은 집으로 갔다. 며칠 후 등기 우편물이 강일 군의 집에 배달됐다. 합격 통지서였다. 강일 군은 출근해서 바로 근무를 했다. 며칠 전의 일이 궁금했던지 안내를 해 주었던 여비서한테 넌지시 물어 보았다.
“며칠 전 우리 사장님, 당신의 따님 생명의 은인을 찾고 있었는데 찾았습니까?”
여비서가 말하기를,
“여보세요, 우리 여사장님은 딸이 없어요!” 했다.
결국 김강일은 정직한 인성을 가졌기에 일류대 명문대 수재들의 100점 98점 96점 점수를 다 따돌리고 합격한 거였다.
강일 군은 참된 용기, 정직성을 인정받아 유명호텔 직원이 된 것이었다.
우리는 인간성 좋은 것이 높은 점수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겠다.
90점짜리 커트라인 점수가‘ 정직성’으로 일류대 명문대 100점을 누른 것이다.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에머슨의 명언,‘정직은 가장 확실한 자본이다.’를
머리에 이고 살아야겠다.
‘딸의 생명의 은인을 이렇게 만나다니!’
이 한 마디가 바로
양심을 시험한 면접이었다.
내 양심의 무게는 몇 그램이나 되게 살고 있는가!
첫댓글 평소 정직이 몸에 배여있는 사람은 언제고 복을 받게 되나봅니다. 큰 차이 없는 고스펙 후보자들 중 가장 정직한 사람을 뽑은 그 호텔도 번창하리라 생각이 되네요. 저도 정직하게 살아가야겠습니다.
양심, 가슴 닿는 면접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