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5장은 간교한 하만에 맞서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에스더의 신앙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왕 앞에 선 에스더는 여호와의 도우심을 힘입어 왕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에스더는 매사에 신중을 기하면서 여호와께서 허락하실 절호의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하만은 기고만장하여 모르드개를 죽일 장대를 세웠습니다. 그 장대가 바로 자신의 형틀이 되리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못하면서 그 장대를 세웠던 것입니다.
1. 왕을 알현하는 에스더
1) 왕과 만나는 에스더
에스더는 전 유대인들과 함께 3일 간의 금식을 마쳤습니다. 이제는 왕을 만나 유대인의 구원을 부탁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거의 한 달 동안이나 왕을 못 만났기에 혹, 왕의 심기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한 에스더의 고민은 컸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각오한 이상 에스더는 왕궁 안뜰에 들어갔습니다. 이때 왕은 에스더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달만에 본 에스더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웠던지 왕은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금 홀을 내밀어 에스더의 방문을 환영했습니다. 이제 에스더의 생명은 안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같은 왕의 환대로 보아 모든 일들이 잘될 것 같은 조짐을 에스더는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자기 백성들을 아끼시는 여호와의 배려에 기인한 것입니다.
a.3일 간의 금식(에4:16)
b.사랑스러운 에스더(에2:8-9)
2) 에스더의 소원을 묻는 왕
에스더를 본 왕은 직감적으로 그녀가 자신에게 어떠한 청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하였습니다. 진정으로 에스더가 원한다면 나라의 절반까지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왕의 태도는 에스더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어떤 청원이라도 할 수 있고, 다 들어줄 것 같은 청신호와도 같았습니다. 에스더는 간단한 부탁을 드렸습니다. 자신이 준비한 잔치에 왕께서 하만과 함께 참석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a.소원을 묻는 왕(에7:2)
b.나라의 절반(막6:23)
2. 잔치를 베푼 에스더
1) 잔치에 참석한 왕과 하만
에스더는 이내 곧 왕을 위하여 잔치를 마련하였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왕과 하만은 잔치에 참석했습니다. 특별히 하만의 기쁨은 더욱 컸습니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 상 왕비가 베푼 잔치는 드문 일인데, 자기만 홀로 왕과 함께 초대되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정성을 다해 준비한 잔치에 왕의 마음은 흡족하였습니다. 왕은 더욱더 에스더에 대한 연민의 정이 깊어졌으며 사랑스러워졌습니다. 사랑스런 왕비를 위해 왕은 어떻게 하든 보답을 하고 싶었고, 무엇이든지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왕은 에스더에게 다시금 소원을 물었습니다. 에스더의 소원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까지 하였습니다.
a.두번째 잔치(에7:2)
b.그대의 소청이 무엇이뇨(에9:12)
2) 에스더의 요구
이때 에스더는 하만의 음모를 밝힐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자신에 대해 호의를 갖고 있는 왕에게 하만의 음모를 폭로하면서 자기 민족신 유대인을 구해 달라고 요구하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에스더는 주저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다시 베풀 잔치에 다시금 하만과 함께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왜 에스더가 주저했는지 그 이유는 본문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에스더가 이 모든 사실을 밝힐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상상할 뿐입니다. 아니면 아직도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했기에 에스더가 내일로 미루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에스더는 경솔히 처신하지 않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때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a.에스더의 요구(에7:3)
b.잔치에 참석한 하만(에6:14)
3. 교수대를 세운 교만스런 하만
1) 기분이 상한 하만
하만은 왕비가 베푼 잔치에 왕과 졸로 참석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왕은 물론이거니와 왕비까지도 인정해 준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바사 제국의 서열 2위임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판단했기에 마음이 흥분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대궐 문 앞을 나서면서 하만의 이런 들뜬 기분은 여지없이 깨져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현하는 모르드개 때문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추진하는 일들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a.기쁜 마음(왕상8:66)
b.모르드개의 태도(에3:5-6)
2) 부귀 영화를 자랑하는 하만
기분이 상한 하만은 분노를 참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기분을 전환하고자 자기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청했습니다. 하만은 아내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이룩한 부귀 영화에 대해 끝없이 자랑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위, 재산, 그리고 열 명의 아들들, 또한 왕비가 베풀 만찬에 홀로 초대되었다는 등등의 사실들을 열거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만의 마음은 왠지 기쁘기보다는 불쾌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하만은 이들에게 자신의 기분 상태를 실토하였습니다. 저 하찮은 유대인에 불과한 모르드개 때문에 너무나 화가 나고 불쾌하다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a.높은 지위를 얻은 하만(에3:1-2)
b.하만의 아들들(에9:12)
3) 교수대를 세우는 하만
하만의 고민을 들은 아내와 친구들은 그의 고민을 우습게 여겼습니다. 당대의 권세가가 노예로 끌려 온 유대인 한 명 때문에 기분이 상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하만에게 죽이면 된다고 하면서 방법까지도 제안하였습니다. 약 23m 정도 되는 나무를 세운 후에, 왕께 요청하여 모르드개를 저 나무에 매달아 죽이고 기쁜 마음으로 왕비가 마련한 잔치에 참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긴 장대를 세우고자 한 것은 이것을 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하만에게 항거한 결과가 어떠하며, 하만의 권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깨닫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만은 기쁜 마음으로 장차 자신이 매달리게 될 교수대를 세웠던 것입니다.
a.긴 장대로 만든 교수대(에2:23)
b.하만이 세운 교수대(에8:7)
결론
사려 깊게 행동하는 에스더의 지혜와 기고만장하여 자신의 부귀 영화만을 자랑하는 하만의 교만이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하만과 모르드개로 대표되는 사탄의 속임수와 이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긴장 속에서 더욱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어리석은 하만은 점점 다가오는 하나님의 진노의 손길을 조금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조금씩 악인의 심판과 의인의 구원이라는 역사를 이루시고자 하나님신의 일을 진행시키고 계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