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역사를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 알고 있는 것은 수박 겉핥기 식의 얄팍한 지식뿐이라는 자괴감이...
영화 보고, 책 보고...그러면서 조금이나마 지식의 지평을 넓혀보고 싶어요.
주인공은 파란색 패치를 달고 있어요. 그 색은 스페인 사람 즉 나라가 없다는 뜻이지요.
영화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었지만 수용자들은 출신에 따라서 다른 패치를 달고 있다고 해요.
유대인을 표시하는 색
정치범을 표시하는 색
동성애자를 표시하는 색 등등등...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실화에 바탕해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어요.
스페인 감독 마르 타르가로나는 원작만화 '실바 루비오, 마우트하우젠의 사진사'를 토대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해요.
<시대적 배경>
2차 세계대전은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일어났으나 실제 스페인 내전(1936~1939)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어요.
스페인 내전은 기존의 왕정을 뒤엎고 새로운 정치 체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데올로기의 충돌이었지요. 투표로 당선된 정부는 좌파, 즉 공산당이 주축이었고 이에 쿠테타를 일으킨 반란군은 파시스트 옹호 세력인 군부, 왕정, 부르주아 등의 우파 였어요.
당시 파시스트 국가였던 독일과 이탈리아의 도움을 받은 프랑코의 반란군은 내전에서 승리했고 정부군에 섰던 수많은 공산당원들은 외국망명을 시도했어요.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로 망명한 이들이 많았지요. 프랑스는 정치적 이념 차이로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수용소로 강제연행했고요. 따라서 대다수의 포로들은 스페인에도 프랑스에도 속하지 못한 무국적자 신분으로 분류되어 핍박 받는 불운한 삶을 지속하게 되었지요.
파리가 나치에 함락된 후 그들은 프랑스 수용소에서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 수용소로 이송되었고 그곳에서 포로생활을 시작하였어요.
기존 영화와는 조금 다른 영화여서 참 흥미로웠어요.
감독의 허구적 요소가 첨가되기는 했겠지만 처참한 포로수용소의 현장, 무의미하게 생을 마친 포로들, 종교 정치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인간들의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고발이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 영화에서 나타내지 못한 더 많은 역사적 사실을 알고 싶어 원작만화를 구입하여 읽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