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 오는 날은 - 오 광수
이렇게 비 오는 날엔
창가에 기대어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좋다
유리창을 쓰다듬는 빗줄기가
지난날 그 사람 손길이 되어
들고 있는 잔을 꼭 쥐게 하면서
한 모금 천천히 입안에 모으면
온몸에 퍼지는 따스함으로 인해
저절로 나오는 가벼운 허밍
보고픈 이의 향기였을까?
자나 간 이의 속삭임이었을까?
커피향은 가슴으로 파고드는데
목안으로 삼킬 때의 긴장은
첫마디를 꺼내기가 어려웠던
첫사랑의 고백이 되어
지그시 감은 눈앞으로 희미한
얼굴이 빗소리와 함께 찾아온다.
이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나만의 지난날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좋다
audio - Henry Mancini - Gypsy Violin (집시의 바이올린)
첫댓글 오늘 도 즐거움이 가득하시고 행복이 넘치는 기분 좋은 일요일 되시고 건강챙기는 즐거운 시간 행복하세요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