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특별차회는 정월 대보름을 며칠 앞두고 '달'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일명 '낮달빛 차회'다!
달 형상에 맞추어서 찻자리 장식도 둥글게둥글게~
청홍황백흑의 '오방색' 자사찻잔과 목화토금수의
'오행(五行)'에 따른 의미를 부여하면서 행복, 기쁨, 장수, 평안, 건강을 찻자리에서 기원했다.
쥐, 돼지, 개구리, 두꺼비의 동물모양 다벗(茶友)과
함께 달빛처럼 부드러운 분위기의 세심한 찻자리
세팅에서 이경숙원장님의 감각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녹차와 중국녹차를 비교시음 하는것으로 차회는 시작되었다.
향긋한 풋내와 함께 이어지는 고소하고 구수한
한국 덖음차 맛의 익숙함은 긴말이 무색하다.
맑고 담백한 중국 안휘성 녹차 '육안취미'의 맛은
한국녹차와는 확연히 차별되는 특유의 비릿한 풋맛으로 원래 있는 그대로의 녹차맛이다.
마실수록 기분좋은 떫은맛이 혀를 감쌌다.
'운남 고법오룡차'는 개완과 전통자사호 양식인
철구호에 우려서 맛을 품평했다.
자사호가 은은한 탄배향과 오룡차 특유의 맛이
좀 더 진득하게 느껴졌다.
호박자사호에 우려낸 '20년 박하당 생차'는 어린
생차답게 알싸한 뒷맛이 미각과 위를 자극했다.
그 유명한 반장반장ㅎ~ 노반장! '08년 노반장'은
서시호에 품었다. 간장처럼 짙은탕색이 인상적이다.
기존 보이숙차와는 비교될법한 노반장님이시다~^
차나무에서 채엽하여 바로 얼려서 만든
'빙도차(氷島茶)'는 길쭉하고 실한 대엽에서 생생한 차나무향이 느껴졌다. 공기와 함께 소리내서 깊게 흡입해 보니 풍미가 더욱 좋았다.
마실수록 입안에서 수묵화 같은 봄동산이 펼쳐졌다. 빙도차의 우아한 향과 독특한 맛은 생각보다 오래
입안에 머물렀다. 차에 취했는지 그윽한 향기에
얼굴까지 상기된 듯 했다. 여기저기서 난리다.ㅎ
어떻게 설명해야 빙도차의 맛을 표현할수 있을까~
문득 일본의 다인 '다케노 조오'의 말이 떠올랐다.
"차가 식지만 않는다면 한 잔의 차를 하루에 걸쳐
천천히 나누어 마시고 싶다."라고,
빙도차 한잔을 하루에 걸쳐 천천히 마시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 풍미가 상상이 될런지~^
납작만두에 오징어숙회와 오색야채를 말아서~
달큰하고 부드러운 찰밥은 입안에서 사르르~
이경숙원장님표 레시피! 특별차회 정식만찬의
포인트는 오늘도 역시나 시각적 감상과 미각적 음미(吟味)다! 금새 동이난 감자아욱 된장국은 지금도
미련이 남는다. 그윽한 향의 빙도차와 이대로 헤어지는게 못내 아쉬워 식후에 다시 빙도차를 만났다.
식후, 입안의 어지러움을 지우개처럼 말끔히 정리해 주며 위력(威力)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80년대 송연향 육보차'는 세월의 무게 때문인지
묵직한 발효흑향에 깊은 동굴향이 더해져 기분좋게 코를 자극했다.
흑차 특유의 발효맛과 향은 개완보다 종형 자사호
에서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발효의 맛이라곤해도 보이숙차와는 또 다른 맛!
탕색이 진해서 맛도 진할것 같지만 순수한 흑차특유의 육보차다. 한밤에 마셔도 좋은차다.
최상의 차맛을 내기 위해서 양손으로 포차(泡茶)를
해주시며 차와 더불어 역사까지 우려내 주신 박재원사범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차회가 끝날 무렵 남성 참석자 한분의 말씀이 인상적이다.
"어른이 되어서 노는 즐거움을 다심원 특별차회
에서 누리게 되어 행복하다"고 하셨다.
진실로 공감(共感)이 가는 말이다.
코로라19 팬데믹이라는 때가 때인만큼 茶와 더불어 건강과 마음을 동시에 치유할수 있는 심신활력 발전소의 원천이 특별차회가 아닐런지...
그래서 한번도 참석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참석한 사람은 없는 다심원 특별차회가 아닐런지...
시냇물 소리가 맑고 아름다운 것은 물속의 '돌멩이'
때문이라는데~ 코로나와 같은 혼돈 속에서도 맑고 그윽한 나날의 기쁨은 함께 나누며 즐기는 차생활 덕분이 아닐런지...
햇살과 함께 쏟아지는 낮달빛은 눈이 부셨다.
이 따사로움 이어서 조만간 봄도 오겠지~
압도적인 존재감 개나리 다화는 이미 봄이로구나~^
다음 특별차회에서 또 만나요!
첫댓글 그대 위하여
목 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 되어
천년 푸른 하늘 아래
소리 없이 피었나니
그날
항상 종이로 꾸겨진 나의 젊은 죽음은
젊음으로 말미암은
마땅히 받을 벌이었기에
원통함이
설령 하늘만 하기로
그대 위하여선
다시도
다시도 아까울 리 없는
아
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
유치환ㅡ ‘동백꽃’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다심원만의 특별한 차회를 함께 하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원장님, 박재원사범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함께한 다벗님들 덕에 더욱 풍성하고 뜻깊은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