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은 배우 김우빈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들에게 인식된 암이다. 조기에 발견할 경우 90% 가까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호흡곤란 등 암이 진행되어 증상이 발생한 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두경부암의 위험인자와 예방·조기 발견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매년 7월27일은 세계 두경부암의 날이다. 두경부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조기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두경부는 머리(頭)와 목(頸) 부위, 정확히는 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까지 눈을 제외한 목과 코·입·귀 부위를 뜻한다. 두경부암은 이곳에 생기는 암을 총칭한다.
두경부는 숨을 쉬고 냄새를 맡고 음식을 씹고 삼키는 통로이자 목소리를 내고 말을 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이곳에 암이 생기면 호흡·음식섭취·발성 등에 문제가 생겨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또 수술 후에도 장애가 남을 확률이 높다.
두경부암은 배우 김우빈이 앓았던 비인두암을 비롯, 구강암·후두암·침샘암 등 암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나뉜다. 갑상선암도 포괄적인 의미에서 두경부암에 속한다.
두경부암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
특히 두경부에는 통증신경이 적어 증상이 나타나도 통증이 심하지 않아 쉽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임파선 전이가 일어나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임파선에 생긴 문제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 또 증상이 악화되어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되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
치료도 어렵다.
두경부는 다른 기관보다 평균적으로 좁고 미세하다. 또 가느다란 뇌신경과 중요 혈관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능숙한 의료진이 아니라면 근접한 다른 기관이나 미세한 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
남인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이 주로 발견되는 3~4기에 치료를 받게 되면 주변 기관까지 많이 도려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치료 후 먹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등 큰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의 위험인자는 흡연, 음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이다.
증상은 발생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목소리가 변하거나 삼킴 곤란·호흡곤란·목의 이물감 등이 대표적이다. 진단은 내시경 검사와,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로 진행된다.
남인철 교수는 “두경부암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물론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생 위치나 원인, 환자의 나이나 직업 등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가 주로 진행된다”고 했다.
또 그는 “두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1기 90%, 2기 70%, 3기 50%, 4기 40% 정도로, 이는 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암인 만큼 섣부른 두려움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