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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54차 (04/12/09) : 댓재-햇댓등-934봉-1028봉-두타산(1355m)-박달령-문바위-청옥산(1404m)-연칠성령-삼화사 백두대간 56차 (05/10/09) : 이기동-이기령-1142봉-갈미봉(1260m)-고적대(1354m)-망군대-연칠성령-무릉계곡-삼화사
어제는 동래럭키를 출발해서 신대구고속, 경부고속, 중앙고속도로의 영주IC에서 국도를 타고 영주, 봉화, 태백을 거쳐 댓재에 도착했다. 댓재에서 24KM 떨어진 삼척의 한 모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곳에서 맛있다는 부일막국수 집에서 막국수와 돼지 수육으로 저녁을 즐겼다. 시간은 동해안쪽과 비슷하게 걸렸으나, 국도변의 단풍이 절정이어서 땜빵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2009일 06시 36분 해가 늦게 뜨서 이즈음 날이 밝다. 초록과 함께 도착한 댓재에서 곰돌이 혼자 두타산 방면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 팀은 대간구간인 댓재에서 연칠성령까지 7시간, 이기령에서 연칠성령까지 5시간 50분 걸렸고, 도상의 시간 표시는 댓재에서 연칠성령까지 5시간 10분, 이기령에서 이기동까지 3시간 10분이다. 7차 땜빵에서 이기령에서 이기동까지 걸린 하산 시간은 곰돌이의 경우 1시간 20분이다.
결과적으로 두타산에서 이기동까지 산행 예상 시간은 우리 팀의 경우 중간에 많이 놀고 쉬니, 그 시간이 정확치 않으나 12시간 50분 + 1시간 20분이고, 도상으로는 8시간 20분 + 1시간 20분이다.
지금까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남행을 계속해왔으나, 오늘 댓재에서 이기령 방면으로 북행을 하는 것은 연칠성령까지 가보고 가능하면 무릉계곡, 삼화사 하산시간 3 * 2 시간 가량을 줄여 이기령, 이기동까지 두 구간을 한 번에 주파하려고 한다.
07시 01분 햇댓등 도착 09시 37분 두타산 도착 가스가 자욱하여 주위 경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11시 25분 청옥산 도착. 드디어 두 구간 주파가 가능하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연칠성령, 고적대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식사시간 20분) 아무도 없더니 출발하려니 사람이 올라온다. 한 캇 부탁. 12시 20분 연칠성령 도착. 단장에게 고적대 도착과 이기령까지 계속 산행할 것을 보고 한다. 안개가 자욱하여 두타산, 청옥산, 고적대 세 경관 좋다는 곳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산신령님께서 산행만을 허락하고 경관 구경은 허락치 않는 모양이다.
낙엽이 많이 쌓여 길을 구별할 수 없다. 리본이 없으면 확인이 어렵다. 14시 25분 갈미봉 도착.
네 사람의 젊은 아주머니들을 만난다. 06시 26분에 백복령을 출발하여 지금 갈미봉에 도착, 연칠성령에서 삼화사로 하산하려고 한단다. 시간이 많이 모자란다. 해드 랜턴 있는가를 물어 보고, 서둘러 갈 것을 당부하고 한다. 삼척에 살고있다고 해서 삼척에 무엇이 맛있는지를 물어 보니, 곰치 해장국이 별미인 데. 정나진에 있는 향토음식점에서 잘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맛이 이상한 것 갈으나, 먹어 보면 시원하다고 한다.
조난 :
1. 14시 54분 초록에게서 전화가 온다. 이기령에 몇 시쯤 도착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삼화사에서 수륙대제 구경을 하고 있는 데, 이기동에 차를 대기시키려면 도착시간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시간후에는 도착할 것이라고 하고, 이기령 도착하면 연락할 것이라고 한다.
2. 16시경 이기령에 가까이 갔다고 생각했는 데, 가파른 능선 길이 나온다. 지도를 펴서 본다. 도상에는 능선은 맞으나, 가파른 것 같지 않다. 방향도 조금 틀린 것 같다. 오든 길을 되돌아가며, 왼편으로 빠지는 길을 놓치지 않았나 살펴 본다. 도상에 소나무 군락 지역이 있는 데, 소나무 군락 지역은 맞다. 다시 되돌아 능선을 내려 간다. 가파른 길이 있다. 한참 내려가니 왼편으로 돌더미 능선길이 나온다. 계속가도 같은 방향이다. 지도상으로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17시다. 벌써 한 시간이상을 헤멧다. 30분 지나면 해가 지고 어두워진다. 시간이 있으면 계곡을 타고 내려가 탈출해 보겠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3. 17시 05분 초록에게 전화해서 119에 연락해서 갈미봉과 이기령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고 신고하고 사람을 능선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하라고 한다. 내가 직접하고 싶으나, 휴대폰의 밧데리가 한 칸밖에 남아 있지 않다. 밧데리를 아껴야 한다.
4. 17시 15분 길을 되돌아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가고 있는데, 구조대본부 상황실의 아가씨한테서 전화가 온다. 휴대폰 위치 추적을 하고 있으며, 위치가 확인되면 지역 구조대로 연락할 것이라며, 현 위치에서 이동하지 말라고 한다. 옷을 점검한다. 낮부터 가랑비가 와서 잠바와 바람막이가 모두 젖었다. 비에 젖지 않은 조끼를 안에 입고, 조금 젖은 잠바를 위에 입고, 그 위에 비옷을 꺼내 입는다. 가랑비는 계속 내리고 안개도 계속 끼여 있다.
5. 17시 36분 심옹한테서 전화가 온다. 상가에 같이 가자는 이야기다. 지금 산에 있다고 하니, 오늘도 산에 갔느냐고 한다. 내일은 어떠냐고 묻는다. 내일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바로 끊는다. 상세히 설명을 해주어야 하나, 밧데리를 아껴야하니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
6. 해드 랜턴을 찿아 불을 켜고, 예비 건전지도 점검한다.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가서 평편한 능선길에 위치한다.
7. 17시 53분 구조대 지역 본부에서 전화가 온다. 대강의 경과를 묻고, 대간의 능선상의 표시 지역으로 나올 것을 요구한다. 해드 랜턴을 이용해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던 중 길을 잃고 말았다. 어둠과 낙엽 등으로 가던 길도, 오든 길도 모두 잃어버렸다. 그 자리에서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8. 19시 22분 구조대 지역 본부에서 또 전화다. 왜 대간능선으로 나오지 않았느냐며, 대간 능선으로 구조대가 갔으나, 나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길을 잃어 버려 갈 수 없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이제는 움직이지 말고 제자리에 있으라고 한다. 휴대폰의 위치 추적은 청옥 중계소 지역내에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으며, 랜턴도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가 3미터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9. 23시 22분 너무 늦어 구조대도 철수해 내일 다시 올려고 할 것 같다. 초록에게 전화해서 여기서 하루밤 새우면 되니 들어 가서 쉬어라고 한다.. 날이 밝으려면, 오늘의 경우를 봐서는 06시 30분은 되어야 하는 데 7시간 남았다. 안개와 가랑비는 계속된다. 비옷 위에 젖은 바람막이를 걸친다. 젖은 옷 때문에 제법 춥다. 새벽녁에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야 할 텐데. 주변을 고루어, 서서 움직이며 밤을 세울 준비를 한다. 물과 먹다 남은 음식물들도 아낀다. 날이 밝으면 능선 길을 따라 내려가야지 .
10.25일 00시 40분경 밑에서 소리가 난다. 사이렌 소리도 들린다. 고함을 지르고, 해드 랜턴도 비추었으나 응답이 없다. 초록에게 전화해 밑에서 고함과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는 중, 휴대폰 밧데리 다되어 휴대폰이 끊긴다. 랜턴 건전지가 다되어 건전지 2개 교환한다.
11.계속 간간히 고함도 들리고 사이렌, 호각소리도 들린다. 고함지르고 해드랜턴도 비추었으나, 응답이 없다. 높은 곳에서 지르는 소리라 밑에 까지 들리지 않는 것 같고, 해드 랜턴 불빛도 안개와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 같다.
12.또 해드 랜턴의 건전지를 교환한다. 무슨 건전지가 이렇게 빨리 소모되나 불평하다 보니, 아까 어둠 속에서 건전지를 교환하느라 3개 중 2개만 교환하였다. 3개 다 교함한다.
13.03시경 안개가 걷히고 가랑비도 멎어, 멀리 동해시의 불빛이 보인다. 지도를 펴서, 내가 왜 길을 잃었는지 살펴 본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동해시의 불빛으로 보건 데, 현재 위치는 이기령쪽이 아니고 1142봉과 관음암 사이인 것 같다. 마지막 능선 길을 계속 갔으면, 관음암, 삼화사로 갔을 것 같은 데 .........
14.25일 04시경 추정. 휴대폰 밧데리가 다 되어, 끄고 있다가 잠시 켜서 시간만 확인하고 했는 데, 그것마저 않된다. 전면에 멀리 불빛이 보인다. 고함 소리도 들린다. 마주 고함지르고, 해드 랜턴을 비추니, 응답이 온다. 불빛이 건너편 능선을 돌아서 접근해 온다. 드디어 구조대와 만난다.
15.3명의 구조대다. 119구조대가 아니고 지역 구조대란다. 지역에 매우 밝다.
구조대장이 해드 랜턴을 가지고 있다고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한다. 25일 01시경 처음 소리를 확인했으나, 소리가 밑에서는 들리고 위로 올라오면 안 들리고 하여 계속 헤멧다고 한다. 불빛은 보았으나, 구조대의 불빛으로 알았다고 한다.
지역본부와 통화시, 랜턴을 끄고 건전지를 아끼다가 구조대의 소리를 들으면 켜서 위치를 알리라는 당부를 듣지 않았던가. 구조대 끼리도 소통이 잘 않되는 것 같다.
16.구조대장은 이제 내려가야하는 데, 어느 방향으로 갈까한다. 삼화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과 갈미봉으로 올라가서 대간능선을 타고 가는 코스 두 가지다. 나는 무릎이 아파서 내려갈 수 없고, 이기령까지 차가 올 수 있으니 대간능선으로 올라가서 이기령까지 가자고 한다. 구조대장도 그 코스가 빠르다고 그렇게 하자고 한다. 나는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고 싶어서 무릎 아프다고 거짓말을 한다.
17.갈미봉과 1142봉 사이의 능선으로 올라가서 다른 119구조대와 합류해서 이기령 까지 간다. 이기령의 임도에 두 대의 차가 대기해 있기로 했다. 이 임도는 평소에는 차량이 다니지 못하나, 원방재, 이기령, 고적대와 접해 있어서 비상시에 통행이 가능해서 편리하다고 한다.
18.1142봉 조금 못 미쳐 갈림길이 두 개 있는 데, 내가 왼편으로 가야하는 데 오른편으로 갔기 때문에 평평한 오른쪽 능선길로 잘못 접어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내가 가진 지도에는 왼편, 오른편 길이 다 있으나, 오른편길은 오래전에 없어 졌다고 한다. 나는 그 지점에서 양편에 리본이 다 있고, 도상에도 두 길이 곧 만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전혀 신경을 써지 않았다. 갈림길 오른편으로 돌면서 방향을 잊어 버린 것이다.
18.댓재에서 고적대까지 표지판이 너무 잘 되어 있어 지도를 볼 필요가 없었고, 지도상에 갈미봉에서 이기령까지 단일로로 다른 길은 없어, 수시로 지도를 펴 방향을 확인하던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리본을 보고 길이 맞다고 생각했던 것도 잘못되었다. 그 길이 대간능선으로의 또 다른 접근로 혹은 탈출로 였을 가능성을 생각지 못했다. 특히 길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음에도, 지도상의 소나무 군락만을 믿고 방향이 틀렸음을 생각지 못했다.
2009.10.25일 06시 14분. 이기령 도착 땜빵 8차 댓재에서 이기령까지 구간 종주가 24시간만에 끝났다.
사진을 한 캇 부탁한다. 이것도 기념이라고 흔쾌히 찍어 준다. 후라쉬가 터지지 않는다. 다시 카메라를 조정해 찍어도 후라쉬가 터지지 않는다. 더 시간을 보내기 미안해서 쾐찮다고 하고 사진은 여기서 끝낸다.
이기령에서 기다리던 119 구조대장이 수고했다고 하며, 친구 2명이 도착해서 구조대에 같이 참가하겠다고 했으나, 곧 구조가 끝난다고 만류했다고 한다.
부일, 찬관 이 친구들이 왔구나. 가슴이 찡하다. 산 속에 있으면서, 마누라가 부일이랑 형님에게 연락할 것이 걱정되었으나, 휴대폰 밧데리가 아까워서 이야기를 않했는 데.........
차를 타고 이기령을 떠나 원방재, 백복령을 돌아 초록과 만나기로 되어 있는 삼화 삼거리로 간다. 삼화 삼거리에는 초록과 형님 내외분이 기다리고 있다. 이거 정말 민폐 많이 끼쳤구나. 부일이랑 찬관이는 24일 저녁 19시 40분에 연락받고, 20시에 출발해서 25일 01시에 도착해서, 구조에 참가하려했으나 만류해서 기다리다가, 구조 소식을 듣고 먼저 부산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끝으로 가슴 태우던 초록과 부산에서 한 밤중 단숨에 달려온 부일, 찬관 두 친구, 평소 땜빵 산행을 염려하며 격려해 주던 산행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또, 밤새워 수고해 주신 119대원 및 지역 구조대원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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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곰돌아 참말로 욕 봤데이 어제 동네 양푼이집에서 니 이야기하고 있었데이...지난 5/10 자 카페 산행기(#364)에서 이렇게 적어 놓았는 데,,,," 1142.81봉을 우회를 한다. 이 길은 이기령에서 올때는 우회하는 길만 시그날이 보이고, 나중에 갈림길에서 보니, 능선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그러니, 순코스로 올 때 바로 능선을 타다가,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을 하는 모양이다. 09:45 우회 갈림길을 통과한다." 이 산행기를 읽어 보았으야 했는 데.. 글대로 상황이 재연되었네...
안개에 비까지 와서 시야 확보가 안되니 길을 쉽게 잃을 수가 있는데 곰돌이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대처했다. 이기령에서 대기 중이던 초록님도 구조대와의 중간 역활을 잘하셨고요. 우리도 침착한 곰돌이라 아무일 없을 것이라 믿었지. 단지 추위와, 밤중에 깊은 산에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공포심을 걱정했는데 최전방 수색대 장교답게 잘 견뎠다. 이런 멋진 무용담도 들려주며 우리 중에 제일 찐하게 대간을 타는 산꾼 곰돌이 부부만세!!
아니??? 이거 실화맞나??? 남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우리친구도 이런일 까지 당하는구나! 정말 수고많았다!! 칠흙같이 어두운 산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꼬~~~ 조난당한 당사자도 놀랐겠지만 와이프가 더 놀랐겠다. 초록님께 찬사를 보내고 찾아온 칭구들이 정말 고맙네~~ 우리시대의 진정한 영웅들 ~~ 고생많았데이~~
이제사 읽어본다.... 정말 로 내가 당한것닽은 기분이다. 캄캄한 적막 산중에서 정말 수고했다. 구조되기까지 초조함은 이루 말로 다 할수잇겟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