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일요일 壬午일---나를 지금 행복하게 하는 5가지
1. 추석을 맞아 송편을 만들었습니다.
절에서도 쓰고 불자들도 가져가는 서로 좋은 송편입니다.
전통방식으로 손으로 빚은 후 입화산에서 따온 솔잎을 깔고 쪘습니다.
솔잎 향은 나지 않지만 그래서 솔잎을 깔고 한 전통 수제 송편입니다.
하루 종일 송편을 빚는 불자님들이 대단하십니다.
반죽은 제가 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오셔서 빚어주시고 쪄서 통에 넣어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2. 오전엔 결혼 날짜를 잡아 드렸고, 오후에는 청년들 상담이 있었습니다. 기제사를 지낸 선미보살님의 따님인 승희와 주영이 상담을 진행했죠.
할머니 기제사만 끝나고 그냥 돌아갈 운명이었지만 제가 불러서 잠깐 자신과 진로 등에 대해 이야기 했죠. 맹숭맹숭 지나칠 불연이 이렇게 상담을 한층 깊어지게 됩니다.
동빈이란 16세 청소년과도 이야기 했는데 꾀 관심을 기울이더라구요.
민주보살님의 따님은 32세인데 방황을 심하게 하신답니다. 무언가 강력한 직장이나 조직에 들어가 있어야는데 적당한 곳이 없어서 신천지를 추천했습니다.
상담하다가 신천지라도 가라는 이야기를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3.서보원보살님 거사님과 같이 오셨습니다.
방앗간을 법당 입구쪽에 지으려 했는데 동문회장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반드시 민원이 발생한다며 위치가 적당치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방앗간을 소음이 심합니다. 보일러도 돌아가고 가루로 찧어야 하고, 떡 판을 내어 엎어야 합니다. 엎을 때 쾅소리가 심하게 나기도 합니다.
새벽부터 소리가 심하니 주변 주택에서 민원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방앗간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4. 오늘 아침에도 산엘 갔습니다.
산에 간 김에 솔잎을 따자고 제안했죠. 어렸을 때 매년 솔잎 송편을 해먹었고 그 솔잎은 제가 땃었거든요. 솔잎 따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산에 소나무는 대부분 큽니다.
작은 소나무가 있어야 거기서 솔잎을 딸 수 있는데요, 두군데 정도 그런 곳이 있습니다.
그쯤을 있을꺼라 예상도 했죠. ㅋ
혼자서 따면 몇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13명이 땃으니 잠깐이면 되었습니다.
산에 다니는 것만큼 건강에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5, 솔 잎을 깔고 송편을 찌면 솔향기가 그윽할 것으로 기대했건만 솔향기는 하나도 나지 않고 오히려 일만 더 많아졌습니다.
그 솔잎을 떼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송편도 많이 깨지게 됩니다.
어렸을 때도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 솔잎 떼기가 쉽지 않았었죠.
괜히 일 벌려서 소용도 없고 힘들기만 하네요.
6. 대구 도림사에서 종현스님이 왔습니다. 우리 수도암 문중의 스님이십니다. 문중의 일을 도맡아서 해오고 있으신데요, 해인사에 방장 선거가 9월 말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인사가 저렇게 시끄러운 모양입니다.
저는 종단과 본사의 일에 전혀 관여치 않고 있습니다.
세속 사람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혼탁한 정치 싸움에 부끄럽기 그지 없네요.
부처님 말씀을 널리 펴는데에만 집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