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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땅 여행
 
 
 
카페 게시글
자 유 게시판 스크랩 우쿵을 뚫고서....
아네스 추천 0 조회 31 06.08.20 13:54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언제나 계획에 없는 즉흥적인 여행에 이골이 났을만도 하지만, 정말 우리남편은 못말린다.

점심을 먹다가 태풍 우쿵이 온다는 뉴스를 들으면서도

"우리 울진바다에나 갈래?"

하기사 이번 여름방학엔 뚜렷한 여행다운 여행이라곤 해보질 못 했다.

월요일이면 개학이라는데 성인이는 무조건 따라간단다.

혜인이는 몹시도 고민을 하더니 집에서 공부하겠단 걸 온갖 감언이설로 저녁이면 돌아온다고

꼬여서 데리고 갔다.

 

기분이 한껏 좋아진 성인이는 경품으로 받은 치토스 네 봉지를 들고 가서 우리를 기쁘게 해줬다.

출발부터 신난다.

아마도 치토스 네 봉지의 위력이리라.

 

불영계곡을 구비구비 넘어가며 보는 계곡의 절경은 가히 동양화 한 폭이다.

멋진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부슬부슬 오는 빗길에 차를 노견에 주차하고 촬영하기가 좀 위험했다.

정자에 도착해서는 무성히 우거진 숲으로 인해 계곡의 바위는 카메라에 좋은 모습으로 잡히질 않았다.

안전이 먼저이기에 빗 속을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

 

 

 

▲화장실도 이용할겸해서 '민물고기 전시관'에 들렀다.

  이렇게 재밌는 곳을 전에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이 후회가 될지경이다.

  빗방울을 맞으며 온가족이 아이마냥 신나게 놀았다.

 

 

 

▲ 철갑상어.

고급요리의 대명사인 철갑상어가 민물고기라니?   팜플렛엔 이렇게 쓰여있다.

'철갑상어는 약 2억 5천만년 전에 출현한 어종으로 담수어류 중 가장 크며 수명이 긴 물고기이다. 몸은  길고 원통형이며 주둥이는 길고 뾰족하다. 입은 주둥이 아래에 있고 4개의 입수염이 있다. 꼬리지느러미는 부정형 몸에는 마름모꼴의 단단한 비늘이 나란히 다섯 줄 늘어서 있고, 비늘줄 사이의 피부가 드러나 있.'

 

궁금해서 다음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대부분의 종은 바다에 살며 몇 년에 1번. 봄이나 여름에 산란을 위해 강으로 올라온다'

 

그러니까 연어처럼 바다에 살면서 산란을 위해 민물로 올라오는 물고기구나.

왠지 '철갑상어'하니까 민물과는 안어울리게 사나운 이름으로 들려서....

 

 

 

 

▲ 물고기들이 소리도 듣나?

  말을 하니 우루루 우리가 있는 곳으로 몰려들어 장관이었다.

  순간 인어공주가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디선가 'under the sea' 음악이 나올것만 같다.

 

 

 

▲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다.

무언가 골똘히 쳐다보면서 아무 생각도 않으면 마치 내가 그 안에 빠져있는 듯한 느낌.

나도 마치 저 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하다.

 

 

▲ 비가 오니 관람객이라곤 우리가족 뿐이다.

누가 태풍이 몰려오는 바다를 가겠는가?

그러니 영화에서처럼 놀이동산을 홀로 즐기듯, 우리가족은 민물고기 전시관을 단독으로 즐기고 있다.

이 얼마나 횡재수냐?

저 멀리 백로가 날아다니고.....

갑자기 백로가 이 먹이밭을 발견하여 동료들에게 알린다면?

엉뚱한 생각이 든다.

근데 왜 새들이 이 곳엔 날아들지 않을까?

뭔가 조치를 해놓은 것일까?

 

 

▲ 연어, 숭어, 초어 등등 뜰채로 퍼득이는 물고기들을 들어올려보며 신이났다.

 

 

 

▲ 비를 가릴려고 덮어쓴 수건이 남편에겐  아랍사람의 터어반이 되었다.

 

 

 

▲ 우리가족은 철이 덜 든 가족인가보다.

이 물고기 전시관이 왜 이렇게 재밌는지?

비를 그대로 맞으며 돌아다녀도 신나기만 했다.

 

실내 전시관엔 버들치.금강모치, 열목어, 산천어,어름치,쉬리,갈겨니,통가리,메기,납자루 등등.

이름만으로도 맑은 햇살 비치는 계곡이 연상된다.

 

 

정작 목적지인 '죽변 어시장에 가서 회 한 접시'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닷가로 가니 키보다도 더 높은 파도가 몰려오고, 비바람은 우산조차도 쓸 수 없었다.

죽변 어시장은 모두 문을 닫고 '장미다방'이라고 쓰인 어촌의 작은 다방만 문이 열려 있었다.

참으로 희안한게  태풍 '우쿵'이 온다는데 왜 아무도 바다에 가는 것에 제동을 걸지 않았을까?

그것도 바닷가의 파도를 보고 모두 '참!' 하면서 생각을 해내다니?

못말리는 우리가족이다.

"우리가 언제 뉴스에서나 보던 태풍이 오는 바다를 보겠냐?"

그 한마디에 모두 동의를 하고 집으로 차를 돌렸다.

아쉬운 마음에 울진읍의 롯데리아에  들러 치킨 한 마리를 회 대신 사들고  차 안에 냄새를 퐁퐁 풍기며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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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6.08.20 16:35

    첫댓글 아주 아주 재미있었던 여행을 저도 같이 한 듯 신나네요.아마 아네스님의 글솜씨도 한 몫을 했을 듯....태풍이 오는 바다를 향해가는 가족들에게 모험의 신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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