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는 존재 자체가 적폐라고 적었다가 '천박'에 '답정넌'에 벼라별 소리를 다 들었는데...
그 근거를 제시합니다.
1. 서구 과학기술계의 형성과 역사
이 부분 대충 설명할게요. 기본적으로 오늘날의 과학기술의 뿌리가 서구 유럽에서 찾는데 이곳에서 과학 기술은 관련 학문과 산업이 자생적으로 태동해 역시나 자생적으로 학회 혹은 협회 등을 구축하며 성장해왔음다. 누구나 한번은 들어본 프리메이슨 조직이 석공 길드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후 근대 들어오며 이들 민간 조직이 국가의 지원을 받게 되지만, 지금까지도 이들 학회와 협회는 국가의 하부 조직이 아닙니다. 가령,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 공사 인증을 국가가 운영하는 한전 혹은 한전이 허가해준 사설업체에서 해주는데 비해, 미국의 경우 전기기술자협회에서 관리합니다.
이렇다보니, 민간의 자생적 자발적 활동과 자체적인 규정이 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규약입니다. 일례로, 각종 비윤리적인 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국가에서 다루는 사법의 틀보다 더 촘촘합니다.실제 있었던 사례로, 연구비에서 출장을 신청해 출장비를 받았는데 출장지에서도 출장비를 제공해 돈을 2번 받는 경우, 국가의 처벌 규정은 그저 받은 돈 일부를 뱉어내는 걸로 끝납니다만, 이럴 경우 이 연구자는 해당 학회에서 제명 당합니다. 결국 그래서 논문을 출판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퇴출됩니다.
2. 비극의 태동, 5.16
식민지를 거쳐 대한민국이 형태를 갖춰가며, 대한민국 과학기술계도 서구의 초창기 발전 수준을 답습하며 성장해가는 와중에 박정희의 5.16 쿠테타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박정희는 '과학기술 = 돈' 이라는 점을 간파 하고 과학기술 자체를 국가 산업화 해버립니다. 현 대한민국 헌법상, 과학기술은 다른 학문에 비해 차별적인 지위를 갖습니다. 일반적인 학문에 대한 자유를 언급 후 과학 기술에 대한 특별한 지위를 부과하기 위한 조항 하나를 더 명시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과학기술은 국가를 먹여살리기 위한 돈벌이가 아니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거죠. 따라서 경제적 산출물이 존재하지 않는 과학기술은 국가에서 지원할 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이런 걸 천박하다고 하는 겁니다.
이 조항이 5.16 쿠테타 후 1962.12.26에 개정된 5차 개헌에 추가된 이후 현재까지도 존속합니다. 즉, 박정희의 직접적인 영향력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한 곳이 과학기술계 입니다. 박근혜가 처음으로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곳이 과학기술인 총연합회 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에는 자생적인 그리고 정치에서 독립적인 학회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각종 학회나 협회 등의 자체 규정은 그저 보여주기 위한 장식입니다. 헌법상 국가의 하부조직으로 존재하는 과학기술계니 정치권력에서 독립적일 수가 없고요. 그래서 우후죽순 만들어진 각종 이권단체들 과총이니 여과총이니 하는 조직들이 사실상 정부의 하위 기관들이며, 거기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그냥 정치인입니다.
3. 차별화된 지위, 그래서 특별한 대우
그런데 이러한 각종 비리들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비호를 받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헌법 때문에요.
대한민국 민주화의 시발점이 된, 6월 항쟁과 6.29 선언, 이후 노태우 정권 이후, 우리 사회는 정치민주화에 발맞추어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민주화가 정체된 곳이 학계입니다. 그런데 과학기술계는 여기에 새로운 특혜를 얻습니다. 과학기술계라는 차별화된 지위는 학문적 성과로 인한 지위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한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얻게 되는 특혜입니다.
즉, 국가 연구비 착복으로 같은 교수가 고발되더라도, 감형의 근거가 비과학기술계는 그간의 교육자 또는 학자로서 이뤄낸 업적 등이지만 과학기술계는 그 업적과 함께 그간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습니다. 한마디로 '21세기 미싱공'들을 데리고 그간 벌어들인 돈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고 재벌 총수들이 법정에서 감형받는 동일한 이유입니다.
탄생자체부터 뒤틀려 버린 과학기술계의 현실을 비판하는 논문 하나를 첨부합니다. 원문을 읽고 싶은 분을 위해 제가 다운받은 pdf도 첨부합니다.
안타깝게도 현대 과학기술이 거대화, 장치화되며, 독립 연구자로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형태를 갖출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조직의 핵심 운영세력들이 박정희의 적폐 그수혜물을 제대로 받아 먹은 분들입니다. 이분들의 특징이, 베이비붐 세대 혹은 그 직전 세대라, 말그대로 쉽게 자리에 올라섰고 올라서자마자 밑에 우르르 조직이 갖춰져 버린 그런 분들. 한마디로 이등병 달고 자대 배치 받았더니 한두 달 만에 자기 밑으로 부하가 우르르 생겨버린 케이스들. 이런 상황에서, 이 분들은 매우 일찍부터 교육과 연구에서 손을 놓을 수 있었고, 어떤 조직의 책임자 자리에 올라선 이후로는 아무 하는 일 없이, 밑에 직원들이 내놓는 각종 논문과 보고서에 자기 이름 넣는 걸 규정화해 학문적 성과를 이룩한 분들. 자신들의 만행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 첫 사회에 발을 들이는 신진 과학기술자들을 터무니없는 각종 기준으로 평가하더니만, 국가를 위해 더 봉사하겠으니 자신들의 정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왜냐면 이미 성과는 성과대로 국가에 보고되었고 서류상 이들의 업적이 증빙되었기 때문에 성희롱을 하건, 연구비 횡령을 하건, 무조건 감형입니다. 말 그대로 국가에서 육성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비호하는 겁니다.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한 근거 자료입니다. 헌법 개정을 위한 시도가 태동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분들이 비주류입니다. 그간 문재인 정부가 과학기술계에 보여온 병크를 볼때 이번 개헌안에 포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저는 봅니다.
현 상황이 이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과 근거를 가지고 저는 "과학기술계는 존재 자체가 적폐" 라고 주장합니다.
과학기술계는 존재 자체가 적폐일 뿐만 아니라 그저 국뽕에 기생하는 세력일 뿐입니다.
의견 주세요.
ps.
1.
박사학위 받은 지 이미 세월이니 지도괴수한테 빡친 대학원생의 병크라고 간주하지 말 것.
2.
'과학기술계에 안그런 사람도 있다'는 반례가 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이 이미 병신인데 그 병신같은 헌법으로 생성되고 운용되는 조직이 병신인 건 당연합니다. 개개인의 훌륭한 사례들이 제도적 헛점을 메우는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3.
'과학기술계는 존재 자체가 적폐'라고 하니 학부생들이 발끈하는데, 우리가 보통 이공계라고 할 땐, 공고생, 학부생까지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지만, 과학기술계라고 할 땐 대학 졸업자가 아닌 사람은 일원으로 보지 않습니다. 가령, 보통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에서 통용되는 연구 혹은 사업 제안서를 작성시 인력으로 잡는 최저 학력기준이 대학졸업자입니다. (물론 예외규정을 별도로 둡니다.)
글 내용의 전반적인 부분에 공감합니다. 다만 글에 대해 빡치신 분들은 글의 내용에 대한 분노일 수도 있지만 표현이 다소 거친것이 거슬렸을 수 도 있겠다 싶습니다. 과학계의 중추와 시스템이 말도못하게 부패했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나라의 모든 학계가 대동소이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역사학계의 병크는 유구한 일이고 제가 공부하고 있는 심리학쪽도 학계 권위자로 올라갈 수록 병폐가 심각하니까요. 물론 글에 언급된 대로 과학기술에 대한 시스템이나 법에 의해 그쪽이 더더더 썪었을지라도 전체 학계가 똥통인데 과학기술쪽만 콕집어서 적폐라고 하면 아무래도 반발이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좀더 문제" 정도가 아닐지..
일단.. 우리가 이런 병폐가 있어서 썩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고요. 시작이 잘못되어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고 그 와중에 병폐가 쏟아진다는 흐름입니다. 물론 시작이 잘못되지 않은 타 분야도 문제가 많지요. 그런데 글에서도 언급하였듯 헌법에서 규정하는 차별적인 지위로 인해 투자되는 국민 세금의 규모가 타 분야에 비교할 수가 없고 그렇다보니 사실상 과학기술계는 공공재입니다. 이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몸부림 정도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정적인 반발은 그닥 신경쓰지 않는 주의라 염려 안해주셔도 됩니다만 이렇게 자곤자곤 문제를 지적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고맙지요.
결국 글을 발제할 때는 그런 대응을 기대하고 올리는 거고 논쟁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으니까요. 늘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과학기술계가 이게 문제다 라고 하면 비과학기술계는 너네보다 더 썪었다. 틀린 얘기도 아니고요. 과학기술계에서 앓는 소리할 때 비과학기술계는 이미 죽어가고 있는 중이잖아요? 둘중 하나라도 손보기 시작해 성과가 나면 그 영향이 전반적으로 퍼져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raining278아. 제가 인문학 하시는 분들께 딱하나 부러운 게 있네요. 결국 사람이라 인력이 늙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인문학 쪽은 나이와 함께 연륜이라는게 쌓여갈 수 있는데 과학기술계는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게 신학문이라 손에서 피펫을 놓는 순간 손에서 프로그래밍을 멈추는 순간 연구 커리어는 끝입니다. 그리고 복귀도 거의 불가능해요. 문제는 이런 양반들이 과학기술계 운전대를 쥐고 있다는 거.
@자우림 우리 논쟁하면 안된데요. 운영진 공지 떴어요. 얼른 댓글 지우셈. 저땜에 혹시 규제 당하지 마시고...
글 내용의 전반적인 부분에 공감합니다.
다만 글에 대해 빡치신 분들은 글의 내용에 대한 분노일 수도 있지만 표현이 다소 거친것이 거슬렸을 수 도 있겠다 싶습니다.
과학계의 중추와 시스템이 말도못하게 부패했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나라의 모든 학계가 대동소이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역사학계의 병크는 유구한 일이고 제가 공부하고 있는 심리학쪽도 학계 권위자로 올라갈 수록 병폐가 심각하니까요.
물론 글에 언급된 대로 과학기술에 대한 시스템이나 법에 의해 그쪽이 더더더 썪었을지라도 전체 학계가 똥통인데 과학기술쪽만
콕집어서 적폐라고 하면 아무래도 반발이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좀더 문제" 정도가 아닐지..
일단.. 우리가 이런 병폐가 있어서 썩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고요. 시작이 잘못되어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고 그 와중에 병폐가 쏟아진다는 흐름입니다. 물론 시작이 잘못되지 않은 타 분야도 문제가 많지요. 그런데 글에서도 언급하였듯 헌법에서 규정하는 차별적인 지위로 인해 투자되는 국민 세금의 규모가 타 분야에 비교할 수가 없고 그렇다보니 사실상 과학기술계는 공공재입니다. 이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몸부림 정도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정적인 반발은 그닥 신경쓰지 않는 주의라 염려 안해주셔도 됩니다만 이렇게 자곤자곤 문제를 지적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고맙지요.
결국 글을 발제할 때는 그런 대응을 기대하고 올리는 거고 논쟁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으니까요. 늘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과학기술계가 이게 문제다 라고 하면 비과학기술계는 너네보다 더 썪었다. 틀린 얘기도 아니고요. 과학기술계에서 앓는 소리할 때 비과학기술계는 이미 죽어가고 있는 중이잖아요? 둘중 하나라도 손보기 시작해 성과가 나면 그 영향이 전반적으로 퍼져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SDHZ 잘알아 들었습니다. ^^
@raining278 아. 제가 인문학 하시는 분들께 딱하나 부러운 게 있네요. 결국 사람이라 인력이 늙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인문학 쪽은 나이와 함께 연륜이라는게 쌓여갈 수 있는데 과학기술계는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게 신학문이라 손에서 피펫을 놓는 순간 손에서 프로그래밍을 멈추는 순간 연구 커리어는 끝입니다. 그리고 복귀도 거의 불가능해요. 문제는 이런 양반들이 과학기술계 운전대를 쥐고 있다는 거.
@SDHZ ㅋㅋㅋ 그게 바로 고용되는 입장에서의 딜레맙니다.
문과는 법학계열정도가 아니면 고용이 안되고
이과는 의학계열정도가 아니면 토사구팽당하고
이런 딜레마에 빠지지 않은 사람들은 다들 말씀대로 그런 불합리한 양반들이 많고 운전대를 쥐고 있죠.
@havoc(夏服ㅋ) 재밌고 좋아해서 선택한 길인데.... 다른 건 바라지도 없고 저 말도 안되게 불합리한 양반들한테 '연구 잘 한다고 살아 남는 거 아니다' 라는 비아냥이라도 안듣고 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