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후라이드만
1. 제가 처음 네이버에 입사했을 때, 만화 서비스는 끝에서도 끝이었어요.
개발자도 한 명 지원을 받았고.
그런데 근무시간에 제가 좋아하는 만화를 볼 수 있다니, 그것만큼 행복한 환경이 어디 있어요.
그래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 일을 하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한 게 중요한 동기였어요.
2. 만화 서비스를 처음 맡았을 때는 출판만화를 디지털로 제공하는 일을 했는데요.
오프라인 콘텐츠 자체가 굉장히 부족한 거에요.
내가 보고싶은 만화가 더 있어야 하는데 없네?
불만은 굉장히 큰 동력이에요. 불만이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지거든요.
처음엔 저를 위해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어떻게 제작 자체가 어려운 만화 시장을 바꿀 수 있을까.
크리에이터들이 독자의 평을 받아 성장하고 유명해지고 이런 흐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만화와 웹툰이라는 서비스를 같이 준비했죠.
3. 작가님들에게 작품을 받기 위해 엄청 영업을 다녔어요.
그런데 작가님들이나 출판사분들이 공통적으로 묻는게, 이거 몇달 하다가 때려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장대한 꿈을 보여줘야 겠다.
나는 어디까지 가고 싶은거지?
그래, 세계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는 회사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어?
그 지점에서부터 해야 할일을 정리해서 중간 목표를 세웠구요.
4. 우리가 이 정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그때 1등 작가는 얼마를 벌고 있을거야.
난 네이버웹툰에서 연 1억 버는 작가를 만들거야.
그 다음엔 연 5억, 연 10억 버는 작가를 만들거야.
이걸 계속 얘기해왔어요. 지금 1등 작가는 124억을 벌어요.
어느 플랫폼도 작가의 수익을 이렇게 당당하게 공개하지 않아요.
우리는 매년 작가들의 평균 수익과 1등 작가의 수익을 공개해왔어요.
왜냐면 그걸 우리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중간 목표로 삼아왔기 때문이에요. 사기꾼이 되지 않기 위해서.
4. 갑자기 혼자서 '스스로를 믿자'고 해서 생기는 믿음은 없다고 생각해요.
가시권 안에 있는 작은 목표를 정하고, 그걸 달성하면 먼 미래에 있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동료를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처음 만든 목표는, 댓글 100개를 달성하자. 그러면 그 다음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다 정글고 2화의 댓글이 100개를 넘겼어요. 이거 봐. 이거 된다.
아주 작은 목표를 성공해보는 것. 그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보람이 생기거든요.
누군가 제 영광의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저는 작가가 "형, 우리 집안이 3대째 집 사는 게 꿈이었는데, 드디어 그 꿈을 이뤘어요"라고 할 때.
그런 순간이거든요.
5. 지금 김준구라는 사람은 경영을 하고 있지만, 경영이 가장 재미있냐고 물어보면 그렇진 않아요.
사실 아직도 작품을 보고 콘텐츠 담당자로 활동하는 게 더 재미있어요.
다만 이 산업이 커지기 위해서는 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리더를 해야 해.
그래야 이산업을 지킬 수 있으니까.
결국 제 열정의 크기가 만화에서 조직으로, 조직에서 산업으로. 이렇게 커지는 걸 맞춰나가기 위해 역할을 바꿔왔던 거에요.
6.스토리텔링 플랫폼, 스토리텔링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다양성이에요.
다양성이 확보되려면 많은 크리이에터들이 참여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웹툰은 허들이 있는 장르에요.
일단 그림을 그려야 할 줄 알아야 하고, 연출을 할 줄 알아야 하니까.
그러면 그림을 못 그려도 웹툰을 만들 수 있게 하려면? 몽상이 그냥 몽상으로 끝나면 기술회사가 아니죠.
그걸 실현해줄 기술팀이 있으면 몽상이 꿈, 현실이 돼요.
그게 저희가 개발중인 오토드로잉 툴이에요. 궁극적인 꿈은 졸라맨을 그리면 완성형 웹툰으로 바뀌는 거에요.
근데 이게 왜 네이버웹툰만 가능합니까.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거든요.
전세계 웹툰 데이터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우리 회사에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우리가 해내야지만 웹툰산업에 혁신이 발생하잖아요.
이건 의무감이기도 하고 우리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엄청난 무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술에 투자하는거죠.
7. 저의 목표가 있다면, 너무 좋은 후배들에게 회사를 맡기고 웃으며 퇴장하는 것.
우리 회사의 사업적인 성장지표는 작가들의 수익이었던 것처럼,
회사로서의 우리의 성장지표는 매출이나 이런것보다 얼마나 좋은 인재들이 모여있는지 보는 것.
그래야 저도 정말 웃으면서 퇴장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와 나는 그 스테이지까지 갈 수 없었는데. 이제 너에게 맡길게.할 수 있는 게 제일 멋있는 것 같아요.
그러려면 저도 성장을 해야죠. 그래야 그런 후배들이 생길테니까.
너무 만화같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순수한 열정이 인상적이어서 퍼옴
첫댓글 대단하다......
불만이 큰 동력이 된다는게 인상깊어
이사람은 기안부여잡고 연재를 할수있게만드는것만으로도 진짜..대단한것같음..나같은성격으로 바로 나가리시킬텐데 끈기가있어보여
진짜 자기 일을 사랑하시는구나
여자 작가들한텐 왜 더 적게줬노
대박이다… 글 고마워 인상적이다 진짜
일반 사원에서 대표까지 올라간 위인 김준구씨..
전세계 웹툰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 할만큼 선도 하는 모습이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