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이 아닌 참 서글픈 인생
나는 아주 착각 속에서 살고 있었다
나는 최소한 내 아내에게는 '최우선 순위'로
모든 일이 이뤄지는 줄 알았다.
너무 극단적인 말이지만 흔히 이런 말을 쓴다.
"내가 내 아들과 둘 다 물에 빠졌는데 당신이 한 사람만 건질 수 있다면
(건져진 사람만 살고 다른 사람은 죽는다)
당신은 누구를 건지겠어...?"
그 답이 물론 '나'인줄 알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님을 알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좀 다른 얘기를 하겠다
좀 오래된 이야기지만
나는 내 아내와 아들 세 식구만 함께 산 적이 있다
(두 딸은 다른 곳에 살고...)
내 아내는 '돈 벌어오는 두 남자'를 잘 보살폈다
어느날 나는 아주 shocking 한 경험을 했다
내가 돈 벌러 나갔다 들어왔는데 아내가 조금 아팠다
그래서 내가 밥을 차려 먹는다고 했더니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라고 해서 반찬 두어개 냉장고에서 꺼내 먹었다
조금 후에 돈 벌러 갔다가 들어오는 다른 남자(아들)
내 아내는 그 아픈 몸을 끌고 신선한 반찬을 만들고
그 남자가 좋아하는 '찌게'를 끓여주는 게 아닌가
그 날
나는 아무 말도(아내에 대한 불평) 하지 않았지만
나는 슬펐다.
내 아들에게 밀리는 신세인 내가 서글프게 보였다
나는 내 아내에게 조차도
최우선권를 갖지 못하는 이등 인생인 것이..
그리고 또 생각했다
나는 과연 내 가까이있는 사람에게 '몇등 취급' 받는가?..
내 친구의 휴대전화 list 에 나는 몇 번 째인가
제일 반가운 소식을 전할 때
그들은 과연 나에게 몇 번 째 알리는가
cafe 에 글과 사진을 올린다
며칠에 한 번은 꼭 ~~
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나는 과연 몇 번째인지 생각해봤다
분명한 답..
나는 그들에게 '최고의 글쟁이'는 아니다
하다못해 '답글'을 써도
나는 그들에게 '일등'은 아니다
이제 인생을 정리할 나이에 있는 '나'
과연 나를 '일등 취급'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내 아내는 물론 아들이 일등이고
내 아들은 내 며느리가 일등
내 딸에게는 내 사위가 일등..
참 서글프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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