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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로맨틱하고 싶었던 이야기. 005
- 쓰는 이: 소울B
- 팬카페: ★ 소울B. Soul Mate (http://cafe.daum.net/SoulB)
※ 로맨틱―하다(romantic―)[형용사][여 불규칙 활용]
; 낭만적이다.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이다.
[005. " 재수 없어졌어요. 그 쪽. "]
나샘의 당돌한 발언이 끝나고 한울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한울이 아무말도 없자 더 이상 자신에 대한 질문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울을 향해 입을 여는 나샘.
" 우리 같이 솔로 탈출. 안 해볼래요? "
정말 뻔히 속 보이는 질문에 한울은 기가 찬다는듯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한울이 처음으로 자신의 앞에서 웃어보이자 나샘은 설레이기라도 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울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 내가 오는 여자는 안막는데..연하는 또 싫어하거든. "
사정없이 구겨지는 나샘의 미간.
하지만 그 말 한마디에 순순히 물러날 그녀가 아니였기에 다시 입을 열었다.
" 연하가 뭐 어때서? 귀엽기만 하잖아요. "
" 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야. 연하는 철 없어서 싫어. "
" 웃겨. 열 살 차이 나는 것도 아니고 고작 두 살가지고 되게 째네. "
" 고작 두 살?.. "
이번엔 한울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아마 '고작' 이라는 말이 심기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샘은 한울의 표정이
굳어지던 풀어지던 전혀 개의치 않는다. 전혀.
" 두 살 차가 나면 얼마나 나는데요? "
" 많이 나지. 내가 그 2년동안 너보다 밥을 몇천끼는 더 먹었을테니까. "
" 그깟 밥 그릇수가 뭐가 중요하다구.. "
드디어 할 말이 없어졌는지 조금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레스토랑 안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나샘. 문득 저 멀리 연예가 소식을 전하는 TV를 볼 수 있었다.
금방 스쳐지나가는 시선으로 지나칠 수 있었지만 화면에 나오는
낯익은 누군가를 보고는 아예 TV 쪽으로 시선이 굳어버렸다.
' 강이현, 신인 모델 윤희연과 핑크빛 열애 중? '
이현의 모습과 함께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을정도로 크고 굵은 글씨의 자막.
순간 머리가 띵했지만 '윤희연' 이란 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 음식 나왔습니다. "
웨이터가 먹음직스러운 코스 요리를 테이블 위에 진열해보지만
나샘은 여전히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채 생각에 빠져있었다.
'윤희연'. 분명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였다.
한편, 맞은 편에 앉아있던 한울은 너무나 심각한 표정의 나샘을 보고 있었다.
아까 그렇게 시끄럽더니만 지금은 뭐가 그렇게 심각한지 아무말이 없다.
" 아! 윤희연!! "
드디어 기억속에서 '윤희연' 을 찾아낸건지 나샘이 소리쳤고
한울은 이제 나샘의 원맨쇼에 지칠대로 지쳐버려 먼저 음식을 접시에 담기 시작했다.
" 이제 원맨쇼는 그만하고 밥 좀 먹지? "
한울이 음식을 담은 접시를 나샘의 앞으로 내려놓자 그제서야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나샘이였다.
" 매너까지 좋네. "
" 나 완벽한 남자인거 아니까 그만 감탄하고 밥 먹어. "
그렇지만 한울의 말을 순순히 듣는 나샘이 아니였기에 다시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TV에선 이현과 윤희연의 스캔들에 대해서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희연은 나샘의 학교 선배였다.
나샘이 입학할때부터 워낙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했던터라 그녀의 이름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렸고 나샘도 '지가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어' 하는 생각으로 희연을 보러
2학년 교실에 갔던적이 몇 번 있었다.
'드르르르륵-'
그 때 나샘의 주머니에서 문자가 왔음을 알리는 진동이 울렸고
나샘은 아무런 표정없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어 문자를 확인했다.
[드디어 강이현씨 스캔들터지다. 정나샘 괜찮냐. 5/25 7:01 pm]
도원이 보낸 문자였다. 문자를 확인한 나샘은 점점 인상을 찡그리더니
신경질적으로 핸드폰 폴더를 닫고는 주머니 속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한울이 담아준 음식들을 잠시 내려본뒤 한울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
" 한울씨. "
아까부터 '그 쪽', '그 쪽' 하던 나샘이 '한울씨'라 칭하니 한울은 어지간히
당황스러웠나보다. '또 무슨 폭탄발언을 하시려고' 하는 표정으로 나샘을 쳐다봤다.
" 이름은 정나샘이구요. 나이는 스물셋에 혈액형은 성격 좋다는 O형.
직업은 조그만 미용실 알바 하나 뛰고있고 부모님 없고 언니 하나 있어요.
외모는 이 정도면 준수하고 성격도 뭐..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
주절주절 늘어놓던 자기소개의 끝은 자기가 어떻냐는 물음이였다.
한울은 꽤나 흥미로운 표정으로 나샘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 건방지고 무례하다는 생각밖에. "
만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 사람들 정말 할 말, 못 할 말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다싶이 나샘은 한울에게 절대로 굴하지 않았다.
" 그거 말고 다른 생각은 안들어요? 예를 들면 앞에 있는 이 아가씨 너무 앙증맞고
귀여워서 확 그냥 결혼해버리고 싶다..뭐, 이런 생각. "
" 그건 더 만나봐야 알거 같은데. "
한울의 김 빠지는 대답에 나샘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지금 당장 결혼이 절실했던 나샘으로서는 시간이 없었다.
놈들한테 돈을 갚기까지 앞으로 1년도 채 남지않았기에 얼른 돈 많은 남자를 꿰차야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고서는 어느 남자가 애인이란 이름 아래
자기 여자친구 살려준답시고 1억 5천을 대줄까.
" 후..됐어요. 밥이나 먹죠. "
***
pm 9:00
" 오늘 저녁 감사했어요. 안녕히 가세요. "
한울의 차가 나샘이 사는 아파트 앞에 세워졌고 나샘은 예의상 인사를 한 뒤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잠겼고
나샘은 의아한 표정으로 한울을 쳐다봤다. 한울은 정면을 보고 있었다.
" 아깐 불같이 달려들더니. 의외로 금방 수그러들었네. 원래 그렇게 단순해? "
" 내가 금방 수그러드니까 아쉬워요? "
" 좀. "
나샘이 희미한 웃음을 띄우고 고개를 돌려 한울과 함께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그 둘 사이에서 침묵이 흘렀고 잠시후 나샘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만나달라면 만나주긴할거예요? "
" 여자아닌 동생으로서는. "
" 그건 됐네요. 그림의 떡마냥 바라만 보고있어야되는 멋진 오빤 하나로 족하니까. "
그 순간 피식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한울의 시선이 나샘은 느껴졌다.
그렇지만 나샘은 한울을 쳐다보지 않은 채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 사실 지금 남자 만나면서 애정 키울시간도 없고, 연애같이 복잡한것도 싫어서
바로 결혼으로 골인해야되거든요. "
" ..재밌네. "
" 뭐가 재밌어요? "
조금 비꼬는듯한 한울의 말투에 나샘은 팍 기분이 상해 한울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는 정말 재밌다는듯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나샘을 보고있었다.
" 사정이 따로 있는거같은데 내가 해줄까, 결혼? "
순간 전혀 당황하지않을것만 같던 나샘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와 만남을 갖은 지는 이제 겨우 두 번째. 아니, 정식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였으니.
나샘은 '이 남자.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는 알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놀리려는 생각이면 관두는게 좋을걸요. 제가 좀 다혈질이라. "
" 그런거같아. 그런데 난 지금 진지한데? "
" ..그 쪽은 사랑 없이 결혼해도 괜찮아요? "
" 아니. "
" 그런데 왜? "
" 내가 언제 무조건 결혼해준댔나? 나한테 한 달만 투자해. "
갑작스런 이 상황에 잠시 한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나샘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이해가 갔는지 작게 실소를 터뜨렸다.
" 그러니까..나랑 한 달은 만나보겠다고? "
한울이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에서 담배 한개피를 꺼내 들었다.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이기 직전 나샘을 슬쩍 쳐다보며 펴도 괜찮겠냐는 듯한
시선을 보냈지만 무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였고 한울은 긍정적인 의사로 받아들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 한 달안에 날 사랑하게 되면 결혼을 하겠다..? "
" 사랑까지는 모르겠고. 조금이라도 호감이 생긴다면야 책임지고 해줄게. "
담배를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이고 연기를 내뱉은 뒤 한울이 말했다.
하지만 나샘의 표정은 의외로 굳어져있었다.
" 문 좀 열어줄래요. "
화라도 난건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나샘이 말했고
한울은 나샘의 반응에 담배를 입술에서 떼고 그녀의 표정을 살피다 도어록을 풀었다.
도어록이 풀리자마자 주저없이 문을 열고 나가버린 나샘.
한울은 꿈쩍도 않고 등을 보인채 서있는 나샘이 유리창을 통해 보이자 차에서 내렸고
담배를 땅에 떨어뜨려 발로 비벼 끈 뒤 차 주위를 빙 돌아 나샘에게 걸어갔다.
" 갑자기.. "
한울이 나샘의 옆까지 바싹 다가오자 나샘이 고개를 돌려 한울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한울은 어떤말이 튀어나올까 왠지 모르게 긴장까지 되는것 같았다.
" 그 쪽에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
" ... "
" 밥맛도 같이 떨어져버렸어. "
" 무슨 말이야, 그게. "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되묻는 한울.
나샘은 싱긋 눈 웃음을 보이며 단 한마디만을 남긴 뒤 아파트 라인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 재수 없어졌어요. 그 쪽. "
...
별안간 태도가 바뀌어버린 나샘이 그렇게 사라져버리자
기가 찬 한울은 한동안 멍하니 나샘이 사라진 라인을 바라보며 서있었다.
***
- 여보세요.
나샘이 든 수화기 너머로 이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지도 않고 쇼파에 앉아 이현에게 전화를 건 나샘.
" 미안해. "
저번일에 대한 사과로 다짜고짜 미안하단 말을 전했다.
피식 웃는 이현의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나샘의 머릿속에 그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 나림이랑 또 거하게 한 판 했겠네.
" 말도 마. 얼마나 구박하던지. 아! 그래도 미안하단 말은 진심이야. "
- 그래.
이현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모르게 힘이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오늘 터진 스캔들때문인것 같았다.
" 윤희연. 예쁘긴 예쁘더라. 그 사람이야? 오빠가 사랑한다던.. "
- ....
그 얘기를 꺼내도될까, 하는 망설임도 들었지만 나샘은 희연에 대한 얘기를 했고
이현은 아무 말도 없었다. 아마 처음으로 터진 스캔들에 골치가 아픈가보다.
- 그 얘긴 좀 나중에 하자.
" 아, 응. 그래. "
- 오늘은 뭐했어?
" 그냥...아참! "
이현이 다정스럽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묻자 나샘은 한울을 떠올렸다.
아까 차 안에서의 한울은 정말 재수가 없었지만 일단 이현에게 말해보기로 했다.
" 나 처음으로 오빠 말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
별 의도 없이 말한 나샘이였지만 전화를 받고 있는 이현은
여간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샘은 이현이 아무 말이 있건 없건 자기의 주특기인 혼잣말을 시작했다.
" 스물 다섯에 얼굴은 강이현 뺨칠만큼 잘생겼고..또 돈도 많아.
차도 좋은거 타고 다니고 옷도 완전 멋있는 정장만 빼입고 다녀.
딱 두번 만났는데 오늘은 같이 밥도 먹었다? 아, 생각해보니까 처음 만났을때도
오늘 만났을때도 검정색 옷이였어. 검정색을 좋아하나봐.
어쨌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성격은 좀 많이 재수없어. 사람 마음 휘두르는걸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니까?
나한테는 정말 심각한 얘기를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장난처럼 얘기해.
그 장난에 난 정말 희망도 갖을 뻔했는데..어쨌든 엄청 재수 없어. "
- ....
" 오빠..? "
나샘의 긴 혼잣말 끝에 상대편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조심스럽게 오빠라 불러보는 나샘.
곧 이어 한숨섞인 이현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렸다.
- 힘 빠진다. 니가 그런얘기 하니까.
" ... "
- 가뜩이나 피곤해 죽겠는데 니 얘기 들으니까 온 몸에 힘이 빠지는거 같아.
이만 전화 끊자. 좀 자야겠다.
나샘은 그렇게 매정하게 끊겨버린 수화기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무릎을 양 손으로 끌어안으며 그 안에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 딴 남자한테 눈 돌리니까 아쉽기라도 한거냐, 강이현. 나쁜 자식아. "
...
사람이 사랑 주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 반드시 갖추어야 될 것은
자신도 이 세상 어느 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있을것이라는 강한 확신.
나샘은 그걸 모른다.
첫댓글 끼야오 오편~!!
악 정말 멋있다ㅠㅠ 난 이현이 좋당!!!ㅋㅋ이히히
난 난난...둘다조은걸..ㅠㅜ??
아 ~~~ 하랑이보고싶어용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멋져요 ㅠㅠ
꺄.
우오오오몬가가!!뭔가가!! ㅜㅜ
오늘 원수,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 1편부터 쫙 다보고 이것도 다 봤어요 ㅜㅜ 너무 잘쓰세용~ 저는 이현이가 더 좋아요 하랑이도 너무 귀엽다 ㅜㅜ
아아아아아아악!!! 4편까지는 팬카페에서 봤는데!!!! 미치겠네, 내가 너무 안들어왔구나 우리 사랑스런 왕카를.ㅜㅜ...재밌어요 언니! 왕최고!!!!! 아, 저 남자는 내가 찜했어. 건들지마세요.<-
오 ~ 멋있어요 1!!
악ㅠㅠ멋쪄요재미써요짱짱짱
우와............역시멋져여 팬카페에서도 보고왓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