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석양이 내리자 나무걸상에 앉아 채색의 노을을 바라본다 해를 잡기 위해 긴 그림자를 만들기도 하고 짧은 그림자도 만들기도 하면서 그림자가 없는 날도 많았는데 그럴때면 제인의 이야기를 듣는다. 안개속 나목을 손에 쥐고 낙차 큰 폭포에 휘둘려 뒹구는 물속에서 한마리 송어가 뛰어 오른다는 등어리에 수없는 폭포수를 맞아야 하면서도 하염없이 튀어 오른다는 송어가 묻는다. 당신에게도 첫사랑이 있었나요 시골에 머물 때마다 들어서 이제는 내 이야기가 되어버린 송어의 물음을 되돌이로 막내딸에게 첫사랑이 있었나요 앗차차 ! 깜빡 웃게 만들어 버린 첫사랑 여중과 여고를 여대까지로 차라리 수녀로 만들지 그랬어라며 깔깔거리며 웃었던 적이 있지. 그러면서 첫 키스는 잘하고 싶어요 그러나 멋진 소년이 없내요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딸애의 첫사랑을 기원한다 세레나데를 부르며 어느 여인을 너무 사랑해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의 하나는 투르게네프와 함께 사라졌다는 사실도 안다. 나에겐 초등학교 시절이 있어 행복하다 나무 걸상에 앉아서 앨범을 찾아 보며 제인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