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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나니 세상의 모든 일 뜬구름과 같구나 즐기면서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물에 대한 욕심이 나의 행복한 앞길을 가로막아 버리는 경우는 예상 외로 많다. 곧 돈의 맛을 알고 탐욕에 사로잡히다 보면 '돈'의 노예가 되고, 돈이라면 물불조차 가리지 못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 돈을 위해 사는 사람은 이미 지옥의 문턱에 서 있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내일 원수가 될지언정 안면을 몰수하고 돈을 받아내기에 바쁘다. 어려운 사정 때문에 눈덩이 같은 이자를 물고 돈을 빌렸다가 집과 재산을 날린 사람이 어찌 적다고 할 것인가?
은행 등 공공기관에서조차 정해놓은 날짜에서 하루만 지나도 절대로 봐주지 않고, 인정사정없이 빨간 딱지를 붙이면서 차압을 하고 집을 빼앗아버린다. 일제시대, 경상북도 경산에는 김해생이라는 만석꾼이 살고 있었다. 말할 수 없이 노랑이었던 그는 어쩌다 밥상에 쌀밥이 올라오면 집안 식구 모두를 불러놓고 호통을 쳤다. 그들은 쌀밥을 먹었다. 결국 그 집안에서 보리밥을 먹고 살았던 사람은 누구였던가? 오직 김해생뿐이었다. 떠놓고 빌기까지 하였다.
"우리 영감이 제발 돈 좀 주게 해주십시오. 돈 좀 주게 해주십시오." 그렇지만 이러한 기도도 김해생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김해생은 혼자 있으면서도 항상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다녔다.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자세히 들어보면 모두가 재산에 관한 것뿐이었다.
것이다. 샘골 박노인에게는 소작료로 나락 열 섬을 받아야지." 어느날 불시에 찾아온 것은 저승사자였다. 그렇지만, 바로 그 순간에도 김해생은 평생 모은 돈을 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던지, 문갑 속에 넣어두었던 100원짜리 지폐 세 뭉치를 꺼내어 두 뭉치는 양손에 쥐고 한 뭉치는 입에 꽉 물고 죽었다.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김해생은 3만원이라는 거금을 저승길로 가져가고자 했던 것이다.
"아버지, 돈 주십시오. 돈을 주셔야 장사를 치르지요. 이제 그만 돈을 놓으세요." 아들들은 결론을 내렸다.
'억지로라도 돈을 빼어야지, 돈까지 묻을 수는 없다.' 하지만 완전히 굳어진 손과 입은 꼼짝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손을 펴고 입을 벌리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아들들은 펜치로 아버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부러뜨려 돈을 빼앗았고, 이빨을 모두 뽑은 다음 돈을 빼냈다고 한다. 시신을 상하게 한 죄를 짊어지고 살도록 한 것이다. 돈을 잘못 쓰면 이토록 처참해질 뿐이다. 만약 돈에 얽매여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다시한번 생각해보라.
한평생 돈을 모으기 위해 아둥바둥해본들, 막상 죽음이 눈앞에 왔을 때 나와 함께 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돈인가? 명예인가? 권력인가? 사랑하던 사람인가? 아니다. 모두가 아니다.
오직 나의 업, 내가 지은 업만이 나와 함께 할 뿐이다. 기껏 살아야 백년도 못 사는 인생. 어찌 재물과 사람에 얽매여 허덕일 것인가? 오로지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과거에 맺은 업을 원만하게 풀고 좋은 인연을 새롭게 만든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그리고 힘닿는 데까지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 하고 수시로 마음자리를 갈고 닦아 영혼을 진화시켜야 한다. 죽은 다음 함께 갈 것 또한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유언에 따라 가족들이 상여를 메고 갈 때 두 손을 관 밖으로 내놓아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사람들아, 보아라. 나는 돈도 많고 집도 크고 식솔들도 많지만, 오늘 이때에 당하여 나 홀로 간다. 부귀영화가 얼마나 허망한 것이더냐? 위해서였다. 그리고 돈보다 더 소중한 무엇을 찾아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무언으로 깨우지고자 했던 것이다. 항상 고요하여 동요되지 않는 도와 합치면 괴로움은 물론 윤회의 수레바퀴도 구르기를 멈추게 된다. 온통 도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도로써 쓰는 돈. 부처님은 이렇게 돈을 쓰는 것을 보시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여섯 가지 해탈법-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로 분류되는 육바라밀 중에서 첫번째에 위치한 덕목은 바로 보시바라밀이다. 뜻이다. 그러므로 보시를 잘하면 능히 해탈대도를 이룰 수 있고,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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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로 많은 교훈 얻어갑니다.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글 한곳에만 머물러 있기에 안타까워 모셔갑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건강하세요